얼마전 오리털이 함유된 파카 하나를 동네 세탁소에 맡겼습니다.
대형업체에 맡길까 했는데,
대형세탁업체에 맡기면 가격은 저렴한대신
'오리털 죽어욧!'이 된다거나, 옷이 빵터질 수 있다 (...)라는
흠좀무한 후기를 읽고, '동네 세탁소에 맡기면 적어도 옷이 빵터지지는 않겠지...' 하면서 말이죠.
다음날 세탁소에서 파카를 들고 룰루랄라 집에 왔습니다.
음... 그런데 우려했던일이 일어났어요.
'오리털 죽어욧!'은 아닌 것 같은데, 양쪽 주머니의 재봉이 조금[?] 터져있었습니다.
한쪽은 겉감 재봉이 2cm정도 터졌고, 반대쪽은 안감 재봉까지 3cm 터져 충전재가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세탁소에 만원이나 주고 이걸 맡겼나 자괴감들어...'라고 생각하며
다시 세탁소에 맡기고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집에 가는길에, 세탁소에서 파카를 찾아왔는데...
찾아가면서 싸장님이 이러시더군요.
'ㅎㅎㅎ 원래 옷들이 주머니가 잘 터져욧. 이거 원래 수선비 받는건데, 이번에만 특별히 돈 안받을게.'
싸장님이 너무 당연하게 말하는 바람에, 벙쪄서 그냥 '수고하세요' 하고 나왔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친구에게 방금 상황을 설명해주니
'무료로 해주는건 당연한게 아니야?' 라며 덩달아 친구까지 벙쪘네요.
사전에 '주머니가 터질 수 있어요.' 라는 말을 들은적이 없는데,
요즘엔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세탁물 파손의 책임은 소비자인게 암묵적 룰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