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줄평. 너무 얕습니다. 대중적으로 하려고 노력한건 알겠는데 너무 보이는 것만 보여준거 아닐까 싶네요. 아니면 내가 우로부치 겐하고 안노 히데아키놈한테 너무 당해서 그런가...
그리고 별점 : 3.75/5.
만약 이것도 감독판이 나온다면 (리들리 스콧 판으로) 4/5.
이제 이런 종류의 요리로는 무엇이 있냐면 샐러드가 있습니다.
샐러드도 여러가지 샐러드가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파프리카와 나물 기반의, 과일도 많이 들어간, 그런 가장 본격적인 그런 샐러드라고 생각합니다. 정석에 가까운 담백한 맛이 일품이죠. 비록 옆 테이블에서는 스테이크를 시켜놨지만요.
샐러드가 물론 스까먹는 거지만, 역시 쓰까먹는건 고객이어야 합니다. 이 영화는 그 점에서 아주 충실합니다.
보울에 순서대로 넣은 재료들은 약간 긴 시간동안 넣어서 약간 시들시들하지만, 어떻게 섞어야 맛있을까 고객이 생각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근데 사실 시들시들한게 아니거든요. 샐러드 소스 때문에 시들어 보입니다. 매우 흔한, 간장 기반의 샐러드 소스입니다. 아 물론 한국인이라면 쉽게 접한다는거고, 보통은 못 접합니다.
자, 이제 손님 차례입니다. 식전주로 조니워커 블랙라벨 정도면 매우 적절한 배합입니다. 이미 몇 차례 식전주를 먹긴 했지만, 식사 전에 하는 공연도 봤지만 그래도 식사는 지금부터니까요.
샐러드 맛을 굳이 평가할까 싶지만, 여기서 고객들은 식전주로 위스키를 시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여기다 꼬냑을 추가하면 달달해서, 숙성하는 나무 특유의 흙 냄새를 없애기에 좋겠군요.
먹다 보면 이제 사이드가 눈에 띕니다. 바삭하게 샐러드의 시원함을 마무리해주는 나초가 눈에 띄네요. 감자튀김으로 바꿔달라면 바꿔줍니다. 자색 양파를 곁들여 화하지만 매우 깔끔하게 끝내줍니다.
깔끔하다 못해 멍한 느낌이 든다면, 이제 옆에 나온 물을 들이킵니다. 기호에 따라 옆에 놓여진 붉은 히말라야 솔트를 한번 사용해 보세요. 약간의 소금물은 오히려 더 입맛을 돋군답니다.
이렇게 짭쪼름하게 끝나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다만 역시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다 먹을 수 있는 시간대에 샐러드밖에 먹을 수 없었던건 크나큰 단점이군요. 사이드로 나온 나초와 감자튀김은 미스매치는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배도 많이 부르네요.
올해 초 본 영화들이 하나같이 거지같았기에. 저는 이 영화를 추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시려면 되도록 화면이 큰 곳과 사운드가 빵빵한 곳에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