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CES 2025까지 미국은 4번을 다녀왔는데요. 앞으로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몸만 준비하면 된다는 조건을 제시해도 글쎄요...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적지 않은 금액을 지원 받아서 다녀온 것이긴 했으나 우선 몸이 힘들고, 그 다음은 물가가 너무 비싸고, 마지막으론 밥이 맛이 없어요.
몸이 힘든거야 넘어가고, 물가의 경우 가장 싸게 한끼 떼우는 게 편의점 샌드위치에 콜라 하나 사는 건데요. 그러면 대충 15~20달러 나오지요. 맥도널드 맥모닝에 커피가 11달러였는데 얘는 야채가 없어서 필수 영양분 섭취가 부족하다는 느낌이고, 고기 위주긴 하지만 그거보다는 푸짐했던 버거킹 라지 세트가 25달러였네요.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대충 시키니 그것도 20달러였고. 그럼 뭘 먹어도 최소 20달러는 잡아야 한다는 소린데 지금 환율로 3만원입니다. 한 끼 식사로 3만원이요.
이렇게 먹으면 배는 차는데 그 뒤로는 계속 물려서... 한동안 미국식 빵이나 샌드위치는 쳐다도 안 볼 것 같습니다.
처음 미국 갔을 때 같이 갔던 분들이 한국 컵라면을 찾아 우루루 몰려가는 걸 보고 '미국까지 와서 왜 저럴까' 이랬는데, 이제는 제가 '국물...국물을 주세요...' 이러고 다녔습니다.
뭐 제대로 된 한식이나 에피타이저로 시작해서 디저트로 끝나는 식사를 먹으면 밥이 맛이 없다는 소린 안 나오겠지만 그건 너무 비싸고, 제가 이번에 가서 먹었던 밥 중에 가장 비싼게 팁 포함 40달러 짜리 라멘+카라아게였는데 5만9천원이군요. 그것도 일정의 딱 중간 시점에서 지금 국물을 보충하지 않으면 죽을것 같아서 시킨건데... 미국이 시급이 높고 연봉을 잘 주면 뭐하나요. 물가도 똑같이 비싼걸.
이번에는 이미 다녀왔던 곳이라며 힘들다고 우버타기, 급하다고 택시타기는 안 하겠다 결심하고 무조건 버스로만 다녔는데 그래도 한번에 3달러고요. 미국에서 감기 걸려서 골골거리다가 감기약 하나 샀는데 그것도 25달러였어요.
예전에는 말귀 못 알아먹는 애기를 붙잡아 놓고 미국 가서 살라는 말을 농담처럼 했는데, 이젠 한국이 최고다 싶어서 그런 소리는 쏙 들어갔네요.
근데 한식이 최고다 한국이 그래도 싸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한 가지 신기한게, 미국에선 뭘 먹어도 별 생각이 안 들고 그냥 때 되니까 양치한다 이런 식이었는데요. 한국 와서 김치찌개 한그릇 딱 먹고 나니 바로 양치와 치실이 땡기더라고요. 서양인들이 한식에 적응 못하는 이유도 대충 이해는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작년에 호주 다녀오면서 발생한 1시간의 시차도 복잡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