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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남베트남 패망은 어쩔 수 없는 정해진 결과였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호치민 시민들 상당수는 여전히 자신의 도시를 “사이공”이라고 부르며, 도시의 모습은 전형적인 동남아시아 자본주의 국가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호치민 시민들은 은근히 정복자인 공산당 정권와 공권력을 업신여기는데 그 중 가장 증오하는 경찰은 교통경찰입니다. 이들의 별명은 “피카츄”인데, 제복과 헬멧 모습과 쥐처럼 탐욕스런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남베트남이 패망한 원인은 응오딘디엠 때부터 단추를 잘못 채운 것부터 해서 참 복합적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1973~1974년 1차 오일쇼크로 인한 미국의 군비 지원 중단과 자국 산업의 붕괴였습니다.

1974년 초부터는 군인들에게 월급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총 11개 사단과 3개 해병사단, 공수부대 약 40만 명의 병력에게 급여가 밀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월남군은 급속히 붕괴했습니다.

 

주당 만 단위로 탈영병이 발생했으며, 이를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만약 월급만 제대로 지급했어도 패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1975년 1월이면 이미 대부분의 사단에서 고참병들이 사라졌고, 해병대와 공수특전사단만 겨우 편제의 70%를 유지하는 실정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두고 사단장이나 국방부가 부패해서 망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완전히 맞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11개 사단 중 남부 지역사단이었던 4군단 소속 15·18사단 등 3개 사단은 사단장과 군단장이 자신의 병력을 잘 챙겼습니다. 이들은 월급을 절대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지급했는데, 이는 자신을 지지하게 만들어 쿠데타 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부정부패, 일관성 없는 경제정책,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과 무능한 장교들이 남베트남의 부정적인 면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달랏사관학교 출신으로 미군 정규 교육을 받은 유능한 40대 사단장들이 발탁되었고, 이런 장교들과 사병들을 배출한 남부 농촌 자작농의 집안 중 극렬한 반공주의자들이 다수 존재했습니다. 또한, 남부 4군단장 응우옌코아남은 청렴하고 유능한 인물로 황제의 손자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결코 포기하지 않을 병력과 사단이 10만 명 이상 남아 있었지만, 불행은 계속되었습니다.

패망 당시 최고위 장성이자 4군단장이었던 응우옌코아남 소장과 18사단 레민다오 준장은 사이공 진입을 시도했지만, 합참의장이 북베트남 스파이로 무조건 항복 명령을 내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이들에게 큰 비극이자 월남의 운명이었습니다.

한국도 월남의 일을 잘 지켜 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 profile
    title: 명사수까르르      프사 내 사진임. 진짜임. 이거 모델료 받아야 함. 2025.01.09 13:32
    90년대 말 밀리터리 잡지나 최근 밀리터리 유튜브를 통해 많은 정보를 배우긴 했지만, 3공때 베트남 적화 충격으로 인한 반공자료들이 머릿속에 넘 많이 남아 아직 혼란스러워요
  • profile
    야생감귤 2025.01.09 13:49
    월급만 제대로 지급했어도 < 여기서 이미 끝난거 아닌가요
  • ?
    고자되기 2025.01.09 13:49
    지휘관 한두명 정도에 훌륭한 장비.. 그런걸로는 승전을 보장할수가 없습니다
    아프간정부군에도 교육잘받은 장군들 있었고.. 훈련수준이랑 사기 괜찮아서 마지막까지 교전해준 정예 사단도 3개나 있었고 군 전체규모도 꽤 컸고 장비도 당연히 탈레반보다 좋고 미군도 있었는데 졌죠
    여긴 미군이 빠져서 진게 아니라 사방이 밀리니 미군이 걍 손놓은거에 가깝구요


    애초에 베트남전에서 미군기갑도 습격당해 불타는게 드문일이 아니였습니다..(미군이 운용하면서 손실한게 1600대)
  • profile
    아스트랄로피테쿠스 2025.01.10 00:53
    얌전히 빈라덴이나 잡고 빠질 것이지
    이란-중국-러시아-파키스탄 사이 요충지에 친미 정권 쐐기를 박겠다고 들이밀었다가
    제 버릇 못버리고 민사 조져서 쫓겨난 동네죠 아프간은…

    미군도 민사를 조지고 친미 정권이라고 세워놓은 놈도 그림으로 그린듯한 부패독재자라
    그 상황에서 미군이 힘을 빼니까 자연사 한겁니다.
    탈레반이 제집권한 요즘이 오히려 그럴듯한 나라꼴이라던가요.

    베트남전도 미국이 스스로 미국과 남벹의 전쟁수행의지를 조사버린 전쟁이고요.
  • profile
    문워커 2025.01.09 14:14
    미국의 지원 없이는 군인들 월급도 주지못할 형편이었군요.
    그와중에 또 얼마나 쥐새끼들이 부정부패로 갉아먹었을지는 안봐도 유튜브이기도 합니다.
  • profile
    야고 2025.01.09 15:10
    비서실장에 대통령후보가 간첩으로 나온마당에 안지는게 이상한 수순이긴 했죠
  • profile
    title: 민트초코냥뇽녕냥 2025.01.09 15:20
    아니요 월남은 근성이가 썩었다고..
  • ?
    리키메 2025.01.09 19:20
    우린 중간 과정 다 건너뛰고
    "합참의장이 북베트남 스파이로 무조건 항복 명령"
    이 사실만 기억하면 됩니다
  • profile
    title: 병약한토키 2025.01.09 19:33
    우리나라가.. 월남가서 미국과 남베트남 상대로 많이 털고 많이 해드셨죠...(나쁜쪽은 아님니다. )
  • profile
    아스트랄로피테쿠스 2025.01.10 00:23
    첫문단의 건은 지역-민족감정에 가깝다고 봐야합니다. 애초에 남벹과 북벹은 민족 정체성 부터가 달라서
    늦어도 고려조부터는 한민족이고 동포라는 관념이 굳어진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안맞는 부분이 많습니다.
    남벹도 북벹도 베트남이라고 독일이나 우리나라처럼 통일국가를 원념했다고 단정하는게 동남아 역사 몰이해의.첫걸음입니다.

    베트남전 당시 남베트남 안에서 베트콩들과 지지고 볶은건 미군과 국군등의 해외 파병군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남베트남 정규군은 통념과 달리 잘 싸운 편인데
    대부분 남북간 국경수비만 해서 베트콩들과 아웅다웅할 일은 별로 없었다는군요.

    미국이 통킹만을 빌미로 개입해서
    찰리를 죽이고 또 죽이다보면 이기겠지, 하고 제대로 된 전쟁 목표와 수행계획 없이
    "킬카운트"로 전과를 산정하는 나치 스러운 짓거리를 하고 그 전과를 얻기 위해 베트콩과의 교전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다가
    병역자원 오링나서 프레스갱을 한 끝에
    나치독일보다는 훨씬 인간적이었던 미군 장병들의 사기 저하와 전쟁범죄 만연 등으로 조지고는
    그 실태가 폭로되면서 미국내에서 염전론이 들끓어서 미국이 자멸하고
    미국이 남베트남 휘어잡으려고 벌인 온갖 (검열삭제)에 덕에 모든 업보를 남베트남이 뒤집어썼죠.

    온 인도차이나를 들쑤셔서 일을 저지경으로 키운 미국이 아니면 애초에 저정도까지 갈 일도 아니었습니다.
    시작은 북벹에게 털리면서 X을 오지게 뿌린 프랑스고요.
    월공은 냉전도 끝났고 어차피 자신들이 이긴 전쟁이라 긁어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어서 부각시키지 않고 있죠.
  • profile
    투명드래곤 2025.01.10 12:42
    레민다오 준장은 잡혀서 17년간 복역하고 미국 망명...
    응우옌코아남 소장은 바로 총살당했네요...(왕족 출신에 더 위협적이라서 그랬나보죠?)

    .... 그런데 함찹의장이 배신자 스파이였다니.... 미국 정보부가 몰랐나보네요. 항복하는 날 스파이가 된 것은 아닐테고... 그전부터 스파이였다면..... 온갖 정보롤 넘기고 있었을테니깐요.
  • ?
    포인트 팡팡! 2025.01.10 12:42
    투명드래곤님 축하합니다.
    팡팡!에 당첨되어 5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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