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법공양이라고 합니다.
조계종을 중심으로 불교계에선 기존의 복잡하고 잡음이 많은 차례상을 신라시대부터 전해지는 불교의 육법공양에 기초하여 간소화하자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육법공양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걸까요?
육법공양은 육대공양물을 불전에 공양하는 의식으로, 한국에서는 신라 시대부터 이어저온 제사 방식입니다.
여기서 육대공양물은 꽃, 차, 등불, 쌀, 향, 과일 6가지입니다.
꽃은 '만행화'라 하여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수행을 상징하며, 한국에선 전통적으로는 색종이를 접어 만든 지화를 사용합니다.
차는 '감로다'라 하여 열반, 깨달음을 주는 부처의 청량한 설법을 상징합니다. 본래 차를 달여 공양하나 한국에선 조선시대에 들어 차 문화가 쇠퇴하여 맑은 물로 대체하였습니다. 현대에는 다시 차를 올리는 추세입니다. 차는 녹차를 보통 쓰지만 요즘엔 홍차나 보이차, 우롱차 등 그냥 차는 다 OK란 식으로 넘어가는 듯 합니다.
등불(불빛)은 '반야등'이라 하여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보는 반야지혜와 더불어 희생, 광명, 찬탄을 나타냅니다.
쌀은 '선열미'라 하여 기쁨과 환희를 상징하며, 여기서의 기쁨은 수행과 법문을 통한 깨달음의 기쁨을 상징합니다.
향은 '해탈향'이라 하여 해탈, 희생, 화합, 공덕을 의미합니다. 고대 인도에서는 습하고 더운 기후 탓에 전통적으로 손님을 맞이할 때 향을 켜 벌레와 습기를 쫓고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손님에 대한 존경과 환대의 표시였죠. 이것이 불교에 이어진 것입니다.
과일은 '보리과'라 하여 깨달음을 상징합니다. <명물기략>에 따르면 약과 등의 유밀과는 본래 이 과일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합니다만 이게 주객전도되어 사치품화하자 종종 유밀과 대신 과일을 쓰도록 법으로 지시했다고 <고려사>에 기록되어 있죠.
이 육대공양물은 모두 바른 법을 실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러한 의미를 담은 것은 <화엄경> 40권에서 "모든 공양 가운데는 법공양이 으뜸이니…"라는 기록에 근거를 둡니다.
그래서 불교를 믿는 집안이라면 저 육법공양으로 심플하면서도 의미있는 제사, 차례상을 차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입니다. 설령 불교가 아니더라 해도 한국의 전통 제사 풍습은 유교 불교 할것없이 화려함보다는 정성과 성의를 중시하고 조상을 추모하는 목적을 가지니 저렇게 심플하게 차려도 괜찮을 겁니다.
추석이 다가오는데 물가는 오르고 추석 준비도 막막하실 분이 많기에 올려봅니다.
본래 제사, 차례의 핵심은 정성이지 화려함이 아니니 적당히 차리세요.
P.S 크리스트교는 가톨릭, 개신교 할것없이 추도예배나 미사를 보고, 정 아쉬우면 기분만 내는 정도로 위패나 지방 안 붙이고 제사나 차례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