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잡소리긴 한데, 최근에 야마하제 어쿠스틱 플루트를 들였다는 내용의 뻘글입니다. 6년 정도 배웠는데, 3년은 독학했어요.
키 구녕 뚫린게 좀 비싸요. 소리가 더 좋다나 뭐라나. 물론 그 키 구녕을 제대로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올바른 자세를 습득해야만 그 효과를 볼 수 있기에 이런 악기들은 중급자부터 추천하게 되죠. 야마하에서는 400번대부터 그런 옵션이 들어간 중급자용 모델이 나오는데 가격이 가격이라 접근하기도 힘들고. 뭐 지금 업그레이드를 할만한 실력이 어느 정도 됬다고는 생각하지만, 1년정도 공백기를 가졌기에 다시 적응하는 겸 해서 팔았던 221을 다시 샀습니다.
2백번대가 초급자용인데 요새 최신형으로 출시된 222는 중급자용으로도 충분히 쓸만한 성능이 나온다고 합니다. 현대식 플루트에 존재하는 치명적인 설계상의 결함을 Split E Mechanism 옵션 덕에 충분히 극복 가능하구요. 근데 가격이 그만큼 비싸서 저는 못 샀습니다. 좀 구형인 221는 222만큼 묵직한 하이스펙의 소리가 나지는 않고, 뭐랄까 좀 솔직합니다. 실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수준. 그렇지만 그게 못쓸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청아하고 선명한 소리를 잘 내주는데, 전에 쓰던 것보다는 훨씬 낫네요. 어차피 이런 악기들은 악기 스펙보다도 주자의 실력과 연주공간의 음향학적 특성이 중요하기에.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뭐냐면, 야마하는 참 긍정적인 면으로 이상하면서 신기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피아노부터 오토바이까지 안 만드는게 없으면서 그 모든걸 다 괜찮게 쓸만한 품질로 잘 만든다는 점은 매우 경이로울 수준. 특히 야마하 악기들은 종류를 막논하고 초기 세팅이 미친듯이 잘되있으면서 유지비도 싸서, 타사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생각이 이제 들지를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