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F(International e-Sports Festival) 2020 국제 e스포츠 페스티벌 in GANGNAM이 11월 28일부터 29일까지 서울시 강남구의 VSG 아레나에서 열렸습니다. 

 

IEF는 전세계 청소년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제교류연맹이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2003년에 한국과 중국 정부의 공식 후원을 받아 시작해, 지금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 중국의 문화부, 외교부, 신식산업부를 비롯한 양국 정부 부서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회가 열린 VSG 아레나는 게임 경기와 방송 송출을 위한 공간입니다. 

 

프로 게이머들은 게임 개발사나 게임 스트리밍 업체 등에서 주관해서 개최하는 대회가 있으나,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의 경우 그런 대회에 참가할 기회가 많지 않지요. 청소년이나 학생들이라면 해외 출국이나 교류 자체가 더더욱 어렵겠고요. 그래서 여러 나라의 대학생들이 국가 대표 자격으로 IEF 같은 국제적인 대회에 참여하는 건 상당히 큰 경험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원래는 여러 나라의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 그렇게 해선 안되겠지요. 그래서 전 세계 선수들이 한국을 방문해서 진행하던 대회 형식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우선 20개국의 해외 선수들은 한국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참여했습니다. 학생 간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방역은 더욱 중요하니까요. 

 

 

코로나 방역을 위한 UV 전신 소독 게이트

 

국내의 경우 국가대표 선발까지 이루어지는 모든 경기는 비대면으로 진행했으며, 본선 진행도 방문객을 금지하고 국내 선수단과 관계자만 출입하도록 조정했습니다. 또 전용 셔틀을 운영해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대회장 입구에는 UV 전신 소독 게이트를 설치하고 출입명부를 작성하는 등, 모든 절차를 행사가 열린 11월 말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진행했습니다. 

 

게임 종목은 최근 가장 인기가 높은 이스포츠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하스스톤, 배틀그라운드의 세가지로 진행됐습니다. 또 최광원 캐스터, 홍코노, 미르다요, 기무기훈, 레니아워 등을 비롯한 유명 중계진과 스트리머들이 진행한 IEF 국가대항전 한국 방송이 온라인으로 송출됐으며, 해외 시청자들을 위해서 다양한 언어로 재송출되기도 했습니다. 

 

게임 대회니 결과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전남과학대 CTU Logos가 1위, 중국 DAPE가 2위, 연세대학교 Yonsei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립대 YSU가 1위, 중국 Sup와 필리핀 CJC Red Lions가 공동 2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스스톤은 태국 탐마삿 대학교 bankyugi가 1위, 일본 funsashi와 tnraAy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 선수들이 한국에 방문하진 않으나, 행사의 전체적인 규모는 여전히 작지 않습니다. 본선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만 해도 30명입니다. 여기에 옵저버와 백업용 시스템까지 더해야 하고요. 한정된 기간동안에 이들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거니와, 행사에 차질을 주지 않고 원활하게 운용하는 과정엔 상당한 노하우와 기술이 필요할 겁니다. 

 

 

이번 IEF 2020의 게임 대회에 사용한 시스템은 가칭 한국 컴퓨터 협회, KCA에서 조달과 설치를 담당했습니다. 이곳은 컴퓨터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1인 사업자나 소상공인들이 모여 세워나가는 단체로, 협회 구성원들이 모여 컴퓨터와 관련된 다양한 시장에서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과 기술 지원까지 함께 합니다. 

 

현재 국내 PC 판매 시장은 온라인이 다 점령했습니다. 오프라인이나 수리 등의 사업은 대형 업체들이 이름을 걸고 하지만, 실제로는 프리랜서들이 용역을 제공하며 수익의 상당 부분을 나누는 식으로 일을 하고 있지요. 그래서 수리 사기나 신뢰도 문제가 꾸준히 나오는 것이고요. 이러다보니 컴퓨터 쪽의 소상공인들이 일할 시장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한 목소리를 내서 소상공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구를 만들기 위해 가칭 한국 컴퓨터 협회를 만들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앞으로는 조달 시장에도 협회 명의로 등록해 브랜드 PC를 출시할 예정이며, 정품 윈도우도 OEM을 받아서 공급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컴퓨터와 수리 외에도 프린터, 게임 대회같은 곳의 임대 사업도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IEF 2020에서 운용한 PC는 총 45대입니다. 실제 선수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은 40대, 옵저버가 쓰는 시스템이 2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둔 여분이 3대입니다. 해외에서 대학생들이 직접 와서 참여했다면 100대 이상이 필요했겠으나, 국내에서만 진행했기에 시스템의 숫자도 따라 줄었습니다. 코로나가 오프라인 행사나 대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가 않군요. 

 

 

AMD 라이젠 5 3600 XT와 AMD 라데온 RX 5600 XT 조합의 시스템. 게임 대회다보니 RGB LED가 달린 부품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이들 시스템에는 전부 AMD 라이젠 5 3600 XT CPU와 AMD 라데온 RX 5600 XT 그래픽카드가 들어갑니다. 한국 컴퓨터 협회는 IEF 2020에 앞서서 경기 국제 이스포츠 대회의 시스템 설치와 운용에도 참여했는데요. 그때도 동일한 구성으로 시스템을 납품했는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해설진, 대회 주최측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이번에도 그대로 썼다고 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나 하스스톤이야 시스템 요구 스펙이 크게 까다로운 편은 아니지만, 배틀그라운드는 높은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여러 대회에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만나본 사용자 중에서는 이 시스템의 구성이 어떤 것인지, 같은 조합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를 묻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네요. 

 

한국 컴퓨터 협회는 원래 기업 시장 위주로 납품하다가 임대사업부를 세우면서 게임 대회나 이벤트에서 사용하는 렌탈 시스템을 공급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인텔과 NVIDIA 조합을 주로 사용했으나, 라이젠이 2세대로 발전하면서 고성능 내장 그래픽을 갖춘 모델이 나왔고, 또 가성비가 우수해 기업체에도 많이 공급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특히 기존 인텔 내장 그래픽에서는 제대로 실행하기 힘들었던 그래픽이나 캐드 작업 등을 라이젠에서 원활하게 실행하면서, 이제는 협회 차원에서 AMD 제품을 99% 가까이 사용 중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한 회사의 특정 제품만 사용하면 안정성이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지만, 라이젠 2세대부터 지금까지 CPU 불량을 겪어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AMD가 가성비가 좋은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인텔 시스템에서 원하는 성능을 내려면 그래픽카드가 필요하지만 AMD는 CPU 하나로 끝나고요. 남는 돈으로 램을 추가하거나 SATA 6Gbps SSD 대신 NVMe를 쓸 수 있으니 AMD 쪽의 체감 성능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지원하는 메모리 클럭도 AMD가 높으니까 메모리 대역폭에서도 앞선다는 게 실제 써본 소감입니다. 

 

IEF 2020 같은 게임 대회에 대여되는 시스템 역시 가성비를 따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시스템 구축 역시 다 돈이니까요. 정해진 사업 비용과 원하는 성능에 맞춰서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경쟁사의 부품들은 정해진 조건을 맞출 때 납품 가격이 더 비싼 편이지만, AMD 시스템의 경우 가격은 경쟁사보다 저렴한데 성능은 비슷하게 나온다는 평입니다. 

 

기업의 사무용 PC와 게임 대회 뿐만 아니라 딥러닝처럼 고성능 시스템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AMD는 꾸준히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쪽은 스레드리퍼를 찾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고 하네요. 다른 곳에서 견적을 짜거나 추천을 받아와도, AMD를 권하기 전에 먼저 AMD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을 정도라고 하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AMD는 올해 하반기에 라이젠 5000 시리즈 CPU와 라데온 RX 6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발표했습니다. 라데온의 경우 아직 구하기가 쉽지 않고 또 고성능 모델 위주로 나왔지만, 내년부터는 이들 신제품을 게임용 렌탈 사업에 투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만족감이 높으니 굳이 안 쓸 이유가 없다는게 협회 측 관계자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