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를 많이 비교하시더라고요. 근데 전 둘 다 사용해본 입장으로써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실행되는 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미디어 앱, 네비게이션 앱, 음성안내 앱 이렇게 있고, 음악이나 동영상이 나오는 앱은 미디어 앱으로, 길안내를 해주는 앱들은 네비게이션 앱이 되겠죠. Reminder나 Weather 같은 앱을 실행하면 화면에 그 정보가 뜨는 대신에 음성안내로 해줍니다.
우선, UI는 직관적이고 잘 설계되어 있습니다. 밑에 있는 동그란 버튼은 윈도우의 시작버튼 같은 것이고, 옆에 있는 동그란 아이콘의 옆에는 간단한 조작버튼이나 정보가 들어옵니다. 위에 화면에서 네비가 실행중이면 하단부 정보창에는 미디어 정보와 컨트롤 버튼이 뜨고, 위 화면에서 미디어가 실행중이면 아래 정보창에는 네비게이션 TBT 길안내가 표시되어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나누어서 두 가지의 핵심 정보를 한 화면에 같이 표시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종 모양 버튼을 누르면 Notification을 표시하며 이는 안드로이드 폰의 상단바 내림 기능에 대응합니다. 하지만 알림의 발신자는 표시가 되지만 그 내용은 디스플레이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마이크 버튼은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아실 듯 한데, 차량의 마이크를 사용하는지라 음성 인식률이 높지는 않습니다.
구버전의 안드로이드 오토에 비교하자면,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눌러야 할 키스트로크가 줄고 인터페이스의 구성이 단순해졌으며 정보의 전달에 있어서 차량의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줄었습니다. 운전 중 디스플레이를 쳐다보거나 만지는 일은 아주 위험하기에, 최대한 줄여야 할 필요가 있거든요. 대신 이렇게 해서 발생하는 정보량의 손해를, 음성 안내 기능으로 대신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구글 음성안내의 음질이 생각보다 떨어집니다. 대충 비유해보자면 LPF가 대충 8kHz즘에서 걸리는 느낌으로, 소리가 왠지 먹먹한데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습니다. 미디어나 네비게이션 안내음성의 음질이 저렇게까지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말이죠.
또한 안드로이드 오토 실행시 네비게이션 앱을 휴대폰에서 띄우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타고요. 응답속도가 느린 차량의 화면에서 불편하게 키보드를 누르는 것보다, 휴대폰에서 목적지를 찍고 차량 디스플레이에서 네비를 보면서 가면 완벽하잖아요? 참고로 AA 실행중에도 휴대폰에서 미디어 앱은 실행 가능합니다. 따라서 음악은 휴대폰에서 넘길 수 있어요.
또한 Notification을 화면에 표시하지 않는 점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의견이 갈릴 것 같습니다. 차량에 여러 명이 탑승하고 있다면 사생활 보호의 기능도 할 수 있고, 화면을 확인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그 목적 역시 충분히 납득이 되지만... 급한 알림을 확인하고자 할 때 휴대폰의 화면을 여는 것보다는 차량 디스플레이에서 표시하게 하는 것이 낫죠. 그걸 끄고 켤수 있게 설정이 가능했으면 하네요.
진짜 카카오내비가 별로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