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글 회원으로 만났는데 지금은 좀 웬수같은 그런 친구 비슷한 존재가 되버린 사람이 시간을 떼우기 위해 식당을 열었다길래, 그런 안일한 자세로 무서운 세상을 버텨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서 한번 가봤습니다.
강화도까지 가는 차편도 문제였는데 다행이 이것도 얻어 타고 갔네요.
생맥주 판매용보다는 주인장이 가끔 마시거나 튀김 반죽에 넣는 용도가 더 중요해 보이는 맥주 디스펜서 위에 기글테이프가 있군요.
저런데다 쓰지 말라고 좀...
메뉴판.
중국을 떠나는 날, 양꼬치집에 들어가서 '메뉴에 있는거 전부 하나씩'을 시켰는데요. 여기서도 하나씩... 아니, 튀김이랑 라면은 2개씩 시켰네요. 그래봤자 실질적인 메뉴 숫자는 5개 뿐이지만.
왕새우튀김 2개니까 12마리.
진짜 큽니다. 그 큰 새우를 튀긴 것만으로도 맛이 없을 순 없겠죠. 그리고 크기보다 중요한건 튀김인데요. 튀김 요리는 어느 정도 느끼함을 감수하고 먹지만 이건 그런게 없네요. 그리고 저기 나온 소스 3개가 다 직접 만든거.
튀김 새우 김밥이야 작은새우튀김을 넣은거니 설명이 필요없고. 보리새우김밥은 짭짤한 것이 밥반찬으로 딱 어울리는 맛이군요.
새우튀김은 몰라도 김밥은 포장해왔어도 되는건데 씁.
진새우라면. 진라면에 새우를 넣었나 싶은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니고요. 다른 건 안 먹어도 저건 꼭 먹어봐야 합니다. 국물 육수를 직접 내고, 건면을 오묘한 타이밍으로 삶아서 잘 익은 꼬들함을 공존시키는 불가능한 일을 해냈습니다.
이거 먹고 오늘 점심에 집에서 대충 라면 끓여먹었는데, 없던 분노 조절 장애가 생길 것 같네요.
칠리새우 덮밥. 양념 치킨이 생각나는 소스에 귀한 풀을 얹었습니다.
집에 가려다가 메뉴를 다 시켜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추가한건데, 이걸 안 먹었다면 정말 아쉬웠을 뻔.
불행히도 생각날 때마다 갈만한 위치가 아니니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 될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