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가 역순이지만 젤다 야생의 숨결에 대한 호평 이 리뷰의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당연하게도!) 한줄요약 리뷰평을 먼저 적도록 하겠다.
"그래픽과 텍스트는 이 세상의 것으로 만들어져있는데, 이 세상의 언어로 게임을 칭찬할 방법이 없다"
- 자유도와 편의성과 게임성의 절묘한 조화
게임을 처음 했던 시절에는 아마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왜 이 귀찮은 낚시질을 해야되지? 파이어볼을 호수에 날려서 한번에 물고기를 몰살시키면 안돼나?"
하지만 우리는 게임을 좋아했고 게임엔진 시스템과 개발에 대해서 좀 더 알게되었으며 그런 상호작용을 위해선 프로그래밍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고 점차 "당연히" 호수에 폭탄을 던저서 물고기를 잡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호수에 폭탄을 던저 물고기를 잡고 얼음마법으로 강을 열려서 보물상자를 건져올리는 젤다를 2017년 3월에 만나게 된다.
이렇듯 젤다 야숨은 자유도가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이 자유도는 "편의성"이 용납하는 한도내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낚시만해도 젤다에서는 낚시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유저는 물속을 해엄치며 도망다니는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거나 죽여서 강위에 떠오른 물고기를 줍고 다녀야한다.
혹시 진정한 자유도라면 [길가의 나무가지를 꺾어서 낚싯대를 만들고 낚시를 하는] 정도의 게임이 진정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 아닐까? 아니다 그건 자유도가 높은게임은 분명 맞지만 "재미있는 게임"이 아니다.
젤다의 자유도에는 분명히 시스템 상의 한도와 모순이 존재하지만 이것은 편의성을 위한 한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도는 닌텐도의 기나간 개발기간 동안 테스트되고 깎아내려 구축된 "재미"이다.
나는 게임상에서 절벽에 피는 "고고 버섯"을 캐기 위해 절벽을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절벽 오르기 귀찮은데 저거 활로 쏘면 떨어지는 거 아냐?'
그리고 활로 쏴봤는데 떨어졌다... ... 맛있게 줍어서 요리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상식적으로 화살을 쏴서 버섯을 떨구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것은 유저 편의성에 의해 자유도에 반하는 "모순"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이 완성되었다. 나는 그 뒤로 말타고 달려가다가 절벽에 버섯이 보이면 말에서 뛰어올라 저격으로 버섯을 쏘아맞춰서 줍고 있다. 꿀젬이다.
하지만 또한 무한대의 편의성 만이 존재하는 게임또한 아니다. 그 유명한 명언 "게임이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습니다" 처럼 아무런 제한이 없는 유저 편의성은 오히려 스타크래프트 무제한 자원맵처럼 게임성을 해칠 수 있다.
젤다는 무기, 활의 소지한도와 게임내의 아이템 공급량을 (오픈월드임에도 불구하고)절묘하게 컨트롤 하여 훌륭한 레벨디자인을 만들고 있다.
- 타격감과 전투의 자유도
젤다 야숨의 타격감은 매우 훌륭하다. 나는 보스전시에 헤드샷 타격감이 너무 좋아서 헤드샷 만 노리다가 원래는 [연달아서 활을 쏘기만 하면 더 편하게 잡을 수있는 보스]를 괜히 몇번 더 게임오버 당하며 잡았다.
이걸로 끝이다... 사실 타격감은 어떤 게임이든 좋다/나쁘다 한마디로 밖에 설명이 불가능하다 물론 당신이 생각한 그 타격감이 좋다는 게임에서
[말로 달리다가 초원에서 날 발견하고 쫓아오는 고블린 라이더를 스위치 자이로 기능을 이용해서 진짜로 활 조준하듯 머리를 정조준해 해드샷을 날리니 고블린이'퍼억!'하고 무기를 떨어뜨리며 낙마하고 적의 말은 도망가고 나는 그들을 뒤로하고 유유히 초원을 달려나가는]
정도의 타격감이 있으면 필자에게도 추천을 바란다.
이러한 타격감은 자유도 높은 전투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예시를 들자면 대충 이런느낌이다.
[화염의 검은 강하다]
게임1. 고블린 3마리가 보물상자를 지키고 있길래 그 달려가서 화염의 검으로 배니 추가데미지가 들어갔다. 화염의 검은 강하다.
게임2. 보물상자를 지키는 고블린 3마리랑 싸웠는데 졸라 강해서 한대맞으면 하트가 7개에서 1개 밖에 안남는다.
"아 졸라 쌔네 내 렙에서 못잡는 건가?" 생각하다 무기를 훔치면 좋을 것 같아서
화염의 검으로 초원에 불을 질러
상승기류를 만들어서
상승기류 타고 제자리에서 패러글라이더로 날라올라
무기를 내려놓고 고기굽고 있던 적진 바로 위에서 떨어져서
적무기를 전부 인벤토리에 넣어버렸다.
고블린 3마리가 무기없이 날 맨손으로 때리는데 1/4하트 밖에 안 달더라. 화염의 검은 강하다.
- 던전 퍼즐의 재미 및 자유도
던전 퍼즐액션은 꿀잼이다 + 몇몇의 경우는 퍼즐임에도 자유도가 있다.
- 오픈월드를 상정한 이벤트의 치밀함
물의 도시를 가야하는 길이였다.
물의 도시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계곡의 거대한 다리 위에서 나는 멀리 보이는 도시를 쳐다보며
"ㅋㅋ 누군가는 여기서 뛰어내려서 계곡을 일일히 얼려가며 마을까지 가고 인증동영상 올리겠지?"
라고 혼자 생각하다 컨트롤 미스로 다리에서 떨어졌다;;
.....다시 절벽을 기어서 다리까지 올라갈까 했으나 [시나리오 이벤트로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날씨라 바위에 손이 미끄러져서 더이상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냥 로드를 할까 하다가 내친김에 계곡을 얼음으로 얼리며 계속 올라가봤다.
자꾸 컨트롤 미스로 게임오버당하기만 5번을 넘기고 간신히 물의 도시까지 도착했는데... 물의 도시는 거대한 기둥에 받혀진 호수위에 건설된 도시였다.
결국 수로에서 내려오는 좁은 폭포를 수십번 얼려서 계단을 만든 다음 도시 위쪽까지 도착했다. 그 와중에 10번은 물에 빠져 죽었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시나리오 NPC에게 다가가니.
[헉! 하고 뒤돌아보는 모션과 같이 "뒤에서 나타나다니 언제 도착한거냐?"]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까 제작진은 비오는 날씨로 절벽에서 미끌어지고 불로 상승기류를 만드는 모든 공중진입루트가 막혀있는 상태에서
수로 폭포를 얼리며 뒤에서 부터 해엄처 올라온 유저 하나만을 "상정"하고 헉! 하고 뒤돌아보는 모션과 대사를 만든 것이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며 젤다의 광대한 오픈월드에는 이렇게 치밀한 이벤트로 가득차있으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에 수많은 곳에서 소규모의 즐거운 퍼즐/이벤트 들을 즐길 수 있다.
- 그래픽
원래 작성을 할 필요가 없는 문단이지만 워낙 한국인은 스팩을 좋아하는 민족이기에 그래픽 문단을 만든다.
젤다의 그래픽은 미려하고 분위기에 맞으며 아름답다. 하지만 당대최고의 4k그래픽, 트리플모니터가 아니라고 아쉬워하는 당신에게 한마디 더 덧붙여 말씀드리면포켓몬스터 녹적청/금은 은 당대최고의 그래픽이 아니였는데 혹시 재미있게 플레이하신 기억이 있으시냐고 묻고 싶다.
- 총평
감동은 항상 상대적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유저의 대다수가 "재미있다"라고 평가하는 게임을 명작이라고 칭한다.
나는 테트리스가 발매한 년도에 테트리스를 해보지 못했다. 나는 페르시아의 왕자가 발매한 년도에 페르시아의 왕자를 플레이 하지 못했다. 별의 커비가 발매한년도에 별의 커비를 플레이하지 못했다.
하나의 장르로서 게임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명작들, 지금해봐도 재미있는 그 게임들을 그때 그 발매 당시 플레이한 올드게이머들은 얼마나 재미있게 느꼈을까? 항상 궁금해 왔다
그리고 나는 지금 게임역사에 새로운 나침반이 될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발매된 직후 플레이 하고 있고 너무나도 행복하다.
부디 한글로도 올해 안에 이 게임이 발매되기를 바라며,
혹자가 아직도 스위치의 스팩이나 라인업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면 이렇게 전해주고 싶다.
"젤다가 본편이고 스위치는 3만엔짜리 시즌패스입니다. 시즌패스가 창렬해도 본편이 꿀잼이니 꼭해보세요"
선라이즈님 // 쪽지 감사합니다. 젤다 야숨은 하이랄 연데기에서 마지막 시간대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현재 예상되며 전작을 플레이 하지 않으셔도 처음부터 문제없이 즐겁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