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노트 시리즈가 말이죠.
폴드를 밀어주고는 있지만 아직 실 사용자 대부분은 논 플렉서블 폰을 구매하는 상황이고 여전히 메인스트림은 S 시리즈나 노트 시리즈인데 언팩 나온 내용을 보니 어설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일단 노트 20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이게 의미가 있는 제품인가 싶어요. 일단 디스플레이 등급 부터 차이가 나는데다가 120Hz도 미지원이고 그렇다고 해서 눈에 띌만큼 컴팩트한것도 아니고 심지어 여전히 MicroSD도 미지원이에요. 보면 볼수록 노트 울트라를 깔아주기 위해 존재하는 제품이라는 느낌 밖에 안 듭니다.
엣지 디스플레이도 의구심이 드는게 본격적으로 폴드/플립 시리즈가 런칭이 되었으니 슬슬 커브드에 대한 욕망을 버렸으면 하는데 여전히 울트라 모델에는 넣더라고요. 삼성이 가진 엣지에 대한 의미가 뭔지 모르겠어요. 불편하다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거라면 둘다 빼는게 맞는데 여전히 상급모델에는 들어가 있으니 "암튼 프리미엄 기능인데 노트 울트라는 되지만 그냥 노트는 '급'이 안돼!" 라는 걸로 읽혀집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노트 10이랑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뭔지 크게 못 느끼겠어요. 램 용량도 같고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주사율도 동일하고 그렇다고 감탄할만한 신기능을 추가해 준것도 아니고 그나마 칩셋 바뀐 것 정도?
"그래서 노트10이랑 노트20 이랑 뭐가 다른건데?" 라고 물어보면
"어... 글세... 플랫 디스플레이?" 이말 밖에 안 나올 것 같아요.
판매 측면에서 급 나누기가 좋은 전력이라는 건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어설프고 티나게, 그리고 대놓고 하면 최상급 모델을 살 의향이 없는 소비자는 구매의욕이 싹 사라질 것 같은데 말이지요. '기왕이면 울트라로' 같은 심리를 노린 건지는 모르겠는데 이게 잘 될지는 의문이네요. 특히 노트 10이 나온지 1년밖에 안 되었고 뭐가 바뀐건지 체감이 잘 안 되는 상황에서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노트20은 사실상 자리 채우기용 들러리고 울트라 살 생각 있는 사람들만 믿고 간다! 이런 생각인가 싶기도 합니다. S20 울트라의 판매량에 너무 감명을 받았나...
이번 발표에서 가장 괜찮았던 점은 소프트웨어 지원 연장이 아닐까 싶은데 이것도 생각해보면 140만원이나 하는 기계를 팔아놓고 2번 업데이트 해주고 이제 끝! 이런다는게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그나마 S20이나 노트 10 시리즈도 해준다는게 괜찮은 점인 것 같아요.
이외에도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오픈형 ANC와 디자인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에어팟 프로 급의 ANC 성능을 가진 이어폰을 원했던 갤럭시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삼성의 ANC를 기다렸던 사람들이 아이폰 진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데다가 패키징이랑 상품 설명에서는 쓸데없는 카피 논란만 일으키고 말이죠.
종합해보면 최근들어 신선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독창적인 기능으로 애플과 맞서던 삼성은 어디가고 예전 판매전략 못잡고 갈팡질팡거리며 애플이나 따라하던 그 시절의 삼성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이번 언팩 보면서 실망이 참 큽니다.
이번 언팩에서 받은 느낌 한줄요약: 노트 10 샀던 사람이 승리자다. 아니, 지금 노트 10 싸게 사는 사람도 승리자다.
추가- 노트 20 램 용량이 12GB 인줄 알았는데 8GB로 노트 10에서 너프를 먹었네요? 어메이징...
그러다보니 기존거하고 차이가 막 크게 안나면서 할 수 있는게 고작 급나누기가 되어버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