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젠 3 3100은 이미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습니다. 멀리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출시와 함께 진행했던 벤치마크 테스트가 이를 증명합니다. [보급형 시장 평정. AMD 라이젠 3 3100, 라이젠 3 3300X https://gigglehd.com/gg/7256371 ]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숫자들이 나왔지만 그 숫자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똑같습니다. 라이젠 3 3100의 성능이 코어 i3-9100F보다 더 높다는 것입니다. 단순 연산 성능부터 멀티태스킹, 그리고 3D 게임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말이죠.
여기서 가장 중요한 성능은 게임입니다. 라이젠 3 3100과 코어 i3-9100F는 단순한 보급형 CPU가 아니라 내장 그래픽이 없는 CPU거든요. 그리고 이런 CPU를 주로 쓰게 될 시장은 보급형 게임 PC입니다. 사무용 PC라면 여기에 그래픽카드를 다느니 차라리 돈을 더 내고 내장 그래픽이 달린 CPU를 사는 쪽이 더 싸거든요. 하지만 게임용 PC는 내장 그래픽이 있어도 안 씁니다. 내장 그래픽으로 본격적인 게임을 하기엔 한계가 있고, 높은 게임 성능을 위해서라면 그래픽카드가 꼭 필요하거든요.
그 말인즉 게임용 PC야말로 CPU의 내장 그래픽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됩니다. 그리고 라이젠 3 3100과 코어 i3-9100F가 딱 여기에 해당되는 CPU지요 또 이들 CPU는 인텔과 AMD의 보급형 시장을 맡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 두가지를 더하면 라이젠 3100과 코어 i3-9100F는 AMD와 인텔이 보급형 게임 PC 시장에 내놓은 CPU라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그러니 이들 CPU는 다른 그 어떤 성능보다도 게임 성능, 그래픽카드를 잘 활용해내는 저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번의 테스트에서 라이젠 3 3100은 코어 i3-9100F를 압도하는 게임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사용한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2080 Ti로 게임용 그래픽카드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능을 지닌 모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소화해 내는 저력 역시 CPU의 성능이지요. 따라서 라이젠 3 3100의 3D 게임 연산 성능은 코어 i3-9100F보다 뛰어나며, 라이젠 상위 모델만큼은 아니어도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어느 정도 감당해내는 성능을 지녔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지만 10만원 초반대를 오가는 보급형 CPU에 150만원이 넘는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사람들은 드뭅니다. MSI 라이트닝이라면 더 비쌀테고요. 이 정도면 취향 차이라고 존중을 받기보다, 빌런 소리를 듣기 위한 빌드업이냐고 핀잔을 들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포스 RTX 2080 Ti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조합의 그래픽카드를 찾아 벤치마크를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선택할만한 환경에서의 성능이 어떨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그래서 지포스 RTX 2060 슈퍼로 그래픽카드를 낮췄습니다. 부스트 클럭을 1665MHz까지 오버클럭한 MSI 지포스 RTX 2060 SUPER 벤투스 GP OC D6 8GB입니다. 지포스 RTX 쯤 되면 보급형이라 부르긴 힘들겠으나 라이젠 3 3100이나 코어 i3-9100F 같은 CPU와 조합해볼만한 그래픽카드지요. 그래픽카드 외에 다른 조건은 기존 테스트와 똑같이 맞췄습니다. 메모리는 16GB 듀얼채널, 클럭은 각 CPU가 지원하는 정격 클럭에 맞춰 인텔은 2400MHz, AMD는 3200MHz로 설정했습니다.
라이젠 3 3100. 4코어 8스레드에 클럭 3.6~3.9GHz, 18MB 캐시, TDP 65W.
메인보드는 MSI MEG X570 갓라이크. 메모리는 DDR4-3200 16GB 듀얼채널.
코어 i3-9100F. 4코어 4스레드에 클럭 3.6~4.2GHz, 6MB 캐시, TDP 65W.
메인보드는 MSI MPG Z390 게이밍 엣지. 메모리는 DDR4-2400 16GB 듀얼채널.
그래픽카드는 MSI 지포스 RTX 2060 SUPER 벤투스 GP OC D6 8GB.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지포스 RTX 2060 슈퍼 모델 중 가장 저렴한 그래픽카드입니다.
3D 마크에서의 우세
3D 마크는 3D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3D 게임의 실행 성능을 확인하는 용도로 많이 쓰죠. 그래픽카드를 지포스 RTX 2080 Ti에서 지포스 RTX 2060 슈퍼로 낮추자, 라이젠 3 3100과 코어 i9-9100F 사이의 성능 격차도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라이젠 3 3100의 승리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픽카드가 전체 성능에 미친 영향은 줄어들었어도, 그게 CPU 자체의 체급 차이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CPU 성능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CPU나 피직스 스코어에서는 여전히 큰 차이가 납니다. 반대로 CPU가 아니라 그래픽카드의 레이 트레이싱 성능만 측정하는 포트 로얄에서는 두 플랫폼 간의 성능 차이가 없었습니다.
3D마크 타임스파이
3D마크 타임스파이 익스트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울트라
3D마크 포트 로얄
3D 게임도 마찬가지
3D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말하지만, 게임마다 사용하는 기술이나 장면 구성, 하드웨어 점유율은 제각각입니다. 또 벤치마크가 없는 게임도 있고, 옵션 설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지요. 그래서 3D 게임 몇 개의 결과만 가지고 모든 3D 게임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해선 안되겠으나, 아래 벤치마크에서 사용한 게임들이라면 현재 PC 게임을 어느 정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빌드업이 긴 이유는 결론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지포스 RTX 2060 슈퍼로 그래픽카드를 바꿔도 3D 게임에서 라이젠 3 3100의 우세는 변하지 않았거든요. 3D마크와 똑같은 결과입니다.
배틀그라운드
콜 오브 듀티: 워존
디비전 2
어쌔신 크리드: 오딧세이
애쉬즈 오브 더 싱귤러래티
데이어스 엑스
포 아너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토탈 워: 삼국
중요한 것은 '왜'
그럼 왜 이렇게 성능에 차이가 나는 걸까요? '라이젠 3 3100이 코어 i3-9100F보다 좋으니까"라고 말하면 사실 더 할말은 없습니다. 당연히 더 좋으니까 성능도 좋게 나왔겠지요. 그러나 주입식 암기교육도 아니고 '라이젠 좋으니까 그런줄 알고 쓰라'는 말로 끝내면 괜히 믿기 싫어지는 분도 있을테니 '왜'를 따져봅시다. 사실 라이젠 3 3100이 코어 i3-9100F보다 앞서는 이유는 거창하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코어 i3-9100F는 4코어 4스레드인 반면 라이젠 3 3100은 4코어 8스레드입니다. 그게 끝입니다. 아주 간단한 차이지만, 이 스펙의 차이가 게임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위에서 보신 대로입니다.
게임 벤치마크를 진행하면서 CPU 점유율이 얼마까지 올라가는지도 함께 모니터링했습니다. 모든 게임이 다 그렇진 않지만, 결코 적지 않은 수의 게임에서 코어 i3-9100F는 4코어 4스레드 모두 100%를 채웠습니다. 라이젠 3 3100도 100%를 꽉 채운 게임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4코어 8스레드 덕분에 대다수의 게임에서는 4코어 4스레드의 코어 i3-9100F보다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코어 i3-9100F이 일을 안 하고 농땡이를 피워서 성능이 떨어졌다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4코어 4스레드의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해 병목 현상이 생겼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아래 스크린샷은 가급적 똑같은 장면에서 찍기 위해 노력했으나, 화면을 보고 키보드를 누르다보니 장면에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화면에 표시된 프레임은 스크린샷을 찍은 순간의 프레임이지 평균 프레임이 아닙니다. 따라서 평균 프레임 측정값과는 거리가 다소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CPU 점유율만 참고하시고 전체 프레임은 위에서 나왔던 값을 참고하세요.
배틀그라운드
콜 오브 듀티: 워존
디비전 2
어쌔신 크리드: 오딧세이
애쉬즈 오브 더 싱귤러래티
데이어스 엑스
포 아너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토탈 워: 삼국
코어/스레드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동영상 인코딩이죠. 인코딩 테스트를 실행하면 양쪽 모두 CPU 점유율 100%를 채웁니다. 하지만 4코어 4스레드로 일하는 쪽과 4코어 8스레드를 동원하는 쪽의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라이젠 3 3100. 33.46fps
코어 i3-9100F. 24.653fps
앞날을 생각한다면 8스레드부터
물론 이 모든 결과가 4스레드와 8스레드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단정지어선 안됩니다. 아키텍처가 다르기도 있고, 메모리 클럭의 차이도 있겠죠. 하지만 스레드 수가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앞으로 게임에서 요구하는 코어/스레드 수가 더욱 늘어날테니, 앞날을 생각한다면 게임용으로 4코어 4스레드는 썩 좋은 선택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도 아니고 지포스 RTX 2060 슈퍼에 배틀그라운드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운 조합이니까요.
아직 4C 인 제 컴은 ...아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