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퓨타를 몰라도 게임은 안해봤어도 썸타다가 드립치면 분위기 깨질 수도 있는 '삼국지' 신작이 나왔습니다.
작년부터 게임 가뭄이 심했기에 올해 초 삼국지 14를 시작으로 다시 게임 대부흥이 시대가 오겠다 싶습니다.
...라고 생각했었지요.
플레이시간 16시간하며 아주 아주 짧게 한줄평?을 하려고 한다면 답답함, 고리타분함, 시대에 뒤떨어진, 성의 없음 등등
등의 부정적인 수식어 형용사가 줄줄이 붙은 문장이 나올거 같아요.
시리즈 전작에서의 장수제를 버리고 군주제로 돌아왔는데 정말 할 게 없어요. 플레이어 시점이 그냥 군주제로만 바뀐게 아니라 이전작까지 표현 됐던 월드맵과 각 도시화면을 전환하며 행정이나 군사행동을 하는게 아니라 통짜 월드맵에서
화면 확대,축소만 하는데다 플레이어가 설정하거나 조작할 부분이 너무 없어요.
장수제였으면 장수간의 연애시뮬을 하든 아이템 줍기를 하든 경험치 올려서 rpg를 하든 중간 중간 시간을 굴릴 컨텐츠
가 있는데 14에선 그저 각 도시별로 병사 모집관 두명, 지형 별로 내정 담당장수 지정만 해주고 땅바닥 색칠놀이 말곤
딱히 할 게 없어요.
내 군대가 적 진영을 뚫고 지나가면 내 깃발 색으로 땅이 변하고 도시 주변의 작은 마을을 점령하면 그 지역 일대의
색이 변합니다.
그래픽은 어쩔수 없이 공전의 히트를 쳐서 비교 될수 밖에 없는 삼탈워에 비하면 너무 하다 싶을 그래픽이지만
애초에 삼국지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3D 그래픽이 아니다. 그림이 후지다 이런 얘기를 하면 FM가 울어요.
언제나 그랬지만 장수 일러스트는 이뻐요.
근데 왜 자꾸 팝핀댄스인가 그걸 추는건가요.
BGM도 불만입니다. 서양 클래식풍으로 동양 냄새나는 음악을 쓰려고 한거 아닌가 싶은데 애초에 강철검이나 쓰려나
싶은 시절 인물들이 삐까뻔쩍 스텐레스 저리가라 광빨 내는 장면으로 도배한 망상소설게임이지만 단조롭고 흥겹지도
않고 똑같은 음악을 반복하면 안그래도 지루한 게임을 더 하품나게 하잖아요.
가장 문제 중에 하나는 인터페이스랑 조작인데요. PS4랑 동시발매하면서 조이스틱에 최적화 해논 모양인데 인터페이스
메뉴 구성이나 버튼배치가 PC에서 하기엔 불편하네요. 일본 게임 특유의 이상한 메뉴 배치 때문에 더더욱 안해도 될
조작을 더 하게 만들어서 거기도 또 지치게 만듭니다.
게임 전체 감성이 딱 2000년 전후의 삼국지 그대로에요. 삼국지 시리즈를 계속 해왔고 삼탈워도 했고 이런저런 게임을
하던 분들은 만듦새가 딱 모바일 게임이나 웹게임을 어떻게 잘 버무린 느낌이실테고 소싯적 삼국지만 해봤다가 십수년만에 정말 할 게 없어서 넷플릭스에서 본거 다시 보기도 지친 분들이면 시간 떼우기에 좋겠네요.
썩은 토마토 썩은 고기 점수 10점 만점에 5.5점 드립니다. 기름장 그릇 엎어 주세요.
ps: 개인적으로 정치든 게임이든 문화든 가장 싫어 하는 사람은 대국적으로 일을 못하는 당사자나 광고비 받고 뭔가 써
재끼는 기레기도 아니고 뻔히 봐도 엉성하고 문제가 많은데도 빠심에 미쳐서 비판과 채찍질을 못하는 팬덤이에요.
확연하게 보이는 졸작을 피같은 돈을 주고 사서 눈 앞에 두고선 게임이 좀 그렇지만 땅바닥에 색칠하며 땅따먹기 놀이
하는 재미가 있네요. 라는 평가글을 보고 어의가 읎어서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