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프로 16인치를 수령한지도 2주 정도가 되어 간단한 사용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제가 구입한 사양은 고급형에 영문 각인 외에 특별한 CTO 추가를 하지 않은 기본 모델입니다.
2.3GHz 인텔 9세대 i9-9880H CPU와 16GB의 DDR4 RAM, AMD 라데온 프로 5500M (4GB)를 탑재한 모델입니다.
이전까지는 2013년형 레티나 맥북프로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구입했습니다.
아이폰이 잘 팔리면서 맥 사용자도 많이 늘어났고 더이상 맥북프로가 전문가들의 전유물로써만 여겨지지도 않습니다.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예전에 제가 처음 맥을 사용했던 2013 보다는 훨씬 맥 사용자들에게 친화적인 웹 환경이 구축되었기도 하고요
이번 16인치 맥북프로는 2015년부터 유지해왔던 기존의 폼팩터를 버리고 새롭게 페이스 오프가 적용된 모델이지만
터치바 모델이나 레티나 디스플레이 모델로 이동할때 만큼 큰 충격을 주진 않습니다.
16인치의 폼팩터는 그동안 애플이 저질렀던 실수들을 수정하고 사용자들의 편의성에 중점을 맞춘 모델입니다. (진작에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16인치의 변화들을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키캡과 하우징 사이에 공간이 있고 나비식보다 스트로크가 더 높은 16인치의 키보드
맥북프로 16인치는 그동안 고집했던 나비식 키보드를 버리고 기존의 가위식 키보드로 회귀했습니다.
지난 몇년간 애플도 나비식 키보드를 살려보기 위해 소재도 바꿔보고 개선판도 내놓아 봤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나 봅니다.
가위식 키보드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생각해 보니 예전 맥북 사과에 불 들어오던 그 시절이네요.... 나비식을 참 오래도 들고 있었네요
16인치에 탑재된 가위식 키보드는 이전 맥북의 가위식 키보드 보다는 키 스트로크가 낮습니다.
타건감도 더 딱딱하고 차분하게 도각도각 하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키가 조금 더 높게 떠 있고 백라이트도 주변에 살짝 세어나가다 보니
현대적인 멋은 나비식 보다는 떨어지는게 아쉽습니다. 16인치의 가위식 키보드는 가려운 곳을 완전히 긁어주지는 못하지만... 이전에 쓰던 나비식을 생각해 보세요 다시보니 선녀같지 않습니까?
모두가 바래왔던 그것...
키보드가 바뀌면서 분리된 ESC 키와 Touch ID 센서도 마음에 듭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기존 맥북프로 유저들이 가장 열광하는 부분이죠;;)
더 넓어진 디스플레이
두번째 변화는 더 커진 디스플레이입니다. 16인치는 기존의 15인치를 대체하는 제품입니다. 이제 몇년 후면 15인치 맥북프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네요
위를 조금 더 깎아줬으면 했는데...
1인치 커진 스크린 사이즈는 체감이 크진 않지만 얇아진 베젤에 대한 시각적인 만족감이 더 큽니다.
2013년형 15인치 레티나 맥북프로와 비교, 넓이, 두께 모두 비슷합니다.
베젤을 열심히 깎아서 그런지 사과 라이트가 달려있던 이전 15인치 맥북프로와 물리적으로 거의 같은 사이즈를 보여줍니다.
요즘엔 얇은 베젤을 탑재한 윈도우 노트북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더 얇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페이스타임 카메라의 화질이 720p에서 머물고 있는건 확실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갤럭시 노트 10+ 프로모드 셔터스피드 1/60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늦은 응답 속도로 인한 화면 잔상 문제는 맥북프로 16인치의 아킬레스건입니다.
키보드도 바뀌고 화면도 커졌지만 많은 분들이 16인치 구입을 망설이시는 이유기도 합니다.
디스플레이에서 가변 주사율 옵션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말도 있는데 자세한 원인은 모르겠네요...
개인에 따라서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잔상이 너무 거슬릴 정도로 심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글씨가 많은 페이지를 읽을때 스크롤을 내리면 글자마다 잔상이 주르륵 생기는 모습은 정말...
2013년형보다도 못한 응답 속도입니다. 글씨가 많은 페이지를 오래 읽으면 눈이 너무 아픕니다.
화면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확실히 불편하실 부분이니 2020년형 모델을 구입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이 스피커 구멍 가짜인거 아시죠? 이 구멍은 막혀있고 진짜 소리는 아래 열 배출구를 통해 나와요
세번째 개선점으론 사운드와 마이크를 들 수 있겠네요
맥북프로의 스테레오 스피커는 원래 평판이 좋았었죠 이번엔 여섯개의 스피커를 달고 나왔습니다. 노트북에선 경험하기 힘든 웅장하고 깔끔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마이크 역시 확실히 나아졌지만 애플이 홍보하는 '스튜디오 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좋습니다. 외장 마이크가 없는 상황에서 간이 마이크로 사용하기에 충분합니다.
네번째는 배터리 입니다. 미국에서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있는 최고 용량인 100Wh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애플에선 무선 인터넷+동영상 사용시 11시간 이상을 버텨준다고 홍보합니다.
16인치 맥북프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중 하나입니다. 물론 작업을 시작하면 녹아내리기 시작하는건 마찬가지 이지만
확실히 외부에서 전원 연결 없이 문서 작업이나 웹서핑을 하는 정도로는 쉽게 베터리 게이지가 떨어지지 않는 오래 버텨주는 배터리 성능을 보여줍니다.
다섯번째는 쿨링성능 개선입니다. 아무래도 발열은 성능이나 제품 수명 문제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간과하기 어렵죠
사용자에 따라서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할겁니다.
애플은 35%더 커진 방열판과 구조, 부품 개선을 통해 25%의 공기 흐름 증가를 이뤄냈다고 합니다.
16인치 맥북프로의 발열 억제력은 확실히 체감 될 만한 부분입니다. 하단의 열 방출구 역시 조금씩 커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떻게 하면 발열을 줄일 수 있을까 신경쓴 모습이 보입니다.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발열을 발생시키는 작업을 시행해도 쉽게 팬이 빠르게 돌지 않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렌더링 같은건....
통풍도 잘 되는 느낌입니다. 덕분에 예전처럼 불덩이처럼 뜨거워 지지는 않네요...
총평 : 고스트 현상만 빼면 팔방미인
제가 하드웨어 성능은 잘 모르는 편이라 벤치마크 결과 첨부합니다. ㅜ 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