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가 어머니 생신인데 어머니가 이케아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오늘 가족끼리 이케아를 갔다왔습니다.
IKEA
동선이 다소 복잡합니다. 지하에 주차를 하고 2층부터 구경을 하도록 되어있어요.
가뜩이나 통로가 엄청 좁은 편인데 주말이기도 하고 비도 와서 그런지 사람이 엄청나게 많이 몰렸습니다. 터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더구나 저희 가족은 밥을 먹고 나오질 않아서 밥을 먼저 먹으려고 레스토랑을 먼저 갔는데 이게 다른 매장과 다르게 이케아는 레스토랑을 입구쪽도 아니고 안쪽에 배치를 해놨어요. 그래서 저 사람들을 죄다 뚫고 가느라 엄청 애먹었네요. 참고로 지름길 있으니까 저희처럼 밥을 먼저 먹고 쇼핑을 할 사람들이라면 지름길로 가세요.
이케아의 자랑인 레스토랑. 사람이 더 많습니다. 심지어 음식을 받는 과정조차 상당히 복잡한 편인데 그걸 제대로 안내해 주는 직원조차 없어요. 또한 통로의 구분도 썩 명확하지 못한 편이구요.
이런 카트를 끌고 음식을 담습니다. 아무래도 담아야 할 음식의 가짓수가 비교적 많은 편이고(서양식 식사 예법을 따르는 곳이라 한국처럼 식판 하나에 담는게 아니라 접시를 여러개 씁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은 곳이라 이런 카트가 있는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편하더라구요.
음식 결제를 마치고 커피나 음료수를 따로 결제하셨다면 여기서 받아가면 됩니다. 참고로 무한리필이라고 하는데 레스토랑 밖으로 가지고 나갈순 없어요. 아무래도 예기치 못한 전시 제품들의 손상 등을 막기 위함이겠지요. 근데 이케아는 이걸 제대로 명시하질 않은 경향이 있어요.
이케아 하면 스웨덴식 미트볼이 가장 유명하죠? 특히 일반적인 미트볼과는 다르게 링곤베리 잼을 곁들이는걸로 더 유명합니다. 저는 처음 먹어봤는데 좋게 말하면 누구나 무리없이 먹을수 있는 맛이고 나쁘게 말하면 좀 초딩음식 같습니다. 수프는 딱 부페가면 먹을수있는 그런 퀄리티고 커피는 그냥 평범합니다.
참고로 양이 생각보다 적지 않습니다. 평범한 성인 남성이라면 메인 하나만 먹어도 배가 적당히 차고 먹는 양이 좀 된다 싶으면 저 수프 하나정도 곁들여 먹으면 됩니다. 저는 저렇게 먹으니 상당히 배가 부르더라구요.
아버지가 먹은 김치볶음밥. 햄이 의외로 생긴것과 다르게 짜지 않습니다. 김치볶음밥은 대량조리 특성상 질감이 다소 푸석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연신 맵다고 하시는데 제가 한입 먹어봤을땐 그렇게 맵진 않았어요.
어머니와 누나가 먹은 연어요리와 샐러드입니다. 이건 안먹어봐서 잘 모르겠네요.
열심히 먹었으니 쇼핑을 해야겠지요? 부모님이 꽤 마음에 들어하는 거실 디자인 입니다. 참고로 이 주변엔 죄다 쇼파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하나같이 다들 앉아 있더라구요.
이케아가 처음 개장했을때 연필거지 문제로 상당한 논란이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저 연필을 막상 써보면 상당히 놀랄겁니다. 어떻게 저걸 공짜라고 그저 좋아할 생각을 했는지 말이죠. 절대로 집에 가져가서 쓸 퀄리티가 아닙니다. 심지어 줄자는 걍 종이에요.
쇼파에 앉는 사람은 많지만 이런 의자에 앉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케아 의자들이 다 이렇더라구요.
이런 부엌 양식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제 방에도 저런 침대를 놓고 그 밑으로 책상을 놓고 싶습니다. 방이 꽤 좁거든요.
제가 1주일에 분리수거를 세번씩 하는 분리수거 전문가로서 장담하는데 분리수거에 있어 최고로 중요한 요소는 저런걸 사는게 아니라 자주 하는겁니다. 저런거 있어봤자 쓰레기 가득가득 차면 결국 하기 싫어지는거 똑같아요.
아마 여기가 책상을 전시하는 공간이었나....? 근데 책상은 별 관심이 없고 저 의자가 탐나네요. 생각보다 편합니다.
쇼파가 전시된 공간과 다르게 침실이 전시된 공간은 앉거나 누워있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앉아 있는거라면 몰라도 누워 있기엔 부끄럽나봐요.
위 사진이 말 그대로 침실을 컨셉으로 한 공간이라면 이쪽은 매트리스를 전문으로 전시해놓은 공간입니다. 근데 매트리스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썩 들지 않는게 너무 푹신합니다. 저 같이 어느정도 딱딱한 매트리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들지 않을것 같아요.
저는 이케아가 한국의 여타 가구 전문점과 가장 차이가 나는 점으로서 아이들 친화적인 공간, 상품이 많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여타 가구 전문점이라면 과연 있었을까 싶은 인형이 있었습니다. 코알라 귀엽네요.
뱀 싫어하는데 이건 귀엽더라구요.
이케아는 가구만 파는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열심히 구경을 하다보면 가구점인가 다이소인가 싶을만큼 가재도구를 정말 많이 팔기도 합니다. 근데 저 창문닦이처럼 가격만 저렴하지 완성도는 영 아니다 싶은 물건도 적지 않은것 같네요.
행주도 썩 살만한 메리트를 못느끼겠어요. 동네 마트에서 파는 행주들이 더 좋을것 같습니다.
스뎅 냄비도 많이 파는데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얇고 가벼워서 마음에 들질 않습니다. 스뎅 냄비같은건 한번 사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으니까 처음부터 가격대가 좀 있는걸 사는게 낫지 싶어요.
락앤락도 파는데 특이하게 뚜껑 따로, 용기 따로 팝니다. 이거 대량으로 사는 사람들이 꽤 많은것 같은데 분명 한두명쯤 뚜껑이랑 용기랑 갯수 틀린 사람 있을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다이소 이상으로 저렴한것 같더라구요.
요즘 프렌치 프레스 입문을 하고 싶더라구요. 어차피 프렌치 프레스는 장비를 그닥 타지 않는 편이라 해서 이케아 온 김에 하나 샀습니다. 이건 나중에 보여드릴께요.
어째 생겨먹은건 냉면그릇이지만
차마 냉면그릇이라곤 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정말 오랫동안 구경하신 양탄자 코너. 예전엔 이런거 촌스럽다고 하신분이 요즘엔 이런걸 좋아 하시더라구요.
나중에 화장실은 이렇게 꾸미고 싶네요.
수평계, 줄자, 전동공구 등 공구도 팝니다. 어찌보면 당연한게 가구를 설치하려면 저런게 필요하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진짜로 팔줄은 몰랐는데요.
하다못해 전자제품도 제한적으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요. 실 성능은 유명 제조사 제품을 사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DP의 목적이 더 크다면 이쪽도 나쁘진 않은것 같습니다.
핸드폰 케이블 및 충전기도 판매합니다. 하나 사려고 했는데 양쪽이 usb-c타입인 선은 없더라구요. 길이도 대충 2m 이상인 선을 원하는데 거의 다 1.5m에 불과하구요.
그나저나 원래 라이트닝 케이블이 좀 더 비싸나요? 애플에 라이센스 비용을 주는건가..... 애플 제품은 한번도 안써봐서 잘 모르겠어요.
마지막엔 뜬금없이 배변봉투가 있네요. 이게 색이 꽤나 밝게 나온 감이 없잖아 있는데 실제로 보면 PTSD가 절로 돋는 색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보면 딱 이 색이거든요.
여기까지 오셨다면 진짜로 2층의 마지막 부분까지 오신겁니다. 여기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1층입니다. 여기선 2층에서 봤던 각종 가구류들을 직접 구매할수 있는곳 입니다. 뿐만 아니라 2층에서 들고온 각종 물건들을 계산하기 위해서라도 꼭 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층은 거의 둘러보지 않고 바로 계산대로 직행했습니다. 그리고 체력이 좀 많이 떨어져서 사진도 안찍었습니다.
이 층에서 계산을 하고나면 계산대 바로 앞으로 규모가 좀 있는 카페가 하나 나오는데 여기서 핫도그를 아주 저렴하게 팝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스웨덴 컨셉의 식재료도 팔고 있어요. 체력과 상관없이 좀 둘러보고 싶었는데 다들 지쳐하는 분위기라서 어쩔수 없이 바로 나왔네요.
오늘 이케아를 처음 갔다오고 딱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필요없는 것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
마냥 필요 없다고 하긴 좀 그렇습니다만, 돈을 필요 이상으로 쓰기엔 딱 좋은 곳 입니다. 저희 집만 해도 싸다고 이것저것 막 담으니 한 20만원을 훌쩍 넘겼지 싶어요.
근데 막상 여길 다시 올 의향이 없냐면 그건 아니에요. 오늘같이 사람 많이 몰리는 주말에 가고싶진 않지만 다소 한적한 평일이라면 한번쯤 다시 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