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아주 비싼 어항이 있습니다. 유리 제품은 쓰기도 어렵지만 나중에 처분은 더 어려운데, 이 어항의 경우 금이 쫙 가있다보니 더더욱 처분이 어렵지요. 그냥 버리는 수밖에. 온전한(?) 유리 제품이라면 폐기물 신고 종이를 뽑아서 붙이면 된다고 하는데 이건 그게 어렵고, 그냥 산산조각내서 폐기물 자루에 넣어 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생활폐기물 자루는 20리터와 50리터의 두 가지가 있고, 동사무소에서 판다는 곳과 / 동사무소에 가니 동네 마트나 철물점에 가라고 안내한다는 동네가 나뉘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동사무소 아니 주민센터인걸로.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니 다 동사무소 가라고 하네요.
어항 하나 넣는데 20리터면 충분하겠지 싶어도, 자칫 양이 부족하면 일을 두번해야하니 그냥 50리터로 샀습니다. 결국엔 부족했어요. 버리는 김에 집 안/밖의 애물단지들을 다 넣으니까 마대가 꽉 차더군요. 이놈의 집은 건축업자가 버려둔 폐기물들이 여전히 지하 주차장에 쌓여 있어서..
이제 남은 작업은 어항을 깨서 마대에 넣는건데, 집 안에서는 못하겠고 복도에서도 실패했어요. 망치로 치니까 텅-하고 울리면서 망치가 튕겨나오더군요. 새삼스럽게 이 어항이 비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집 밖으로 나와서 깼는데 정말 단단했어요. 아는 사람만 알 단어지만, 디아망이 좋긴 좋아요.
마무리는 마대 자루에 '유리 쓰레기'라고 써서 붙여두기. 이거 치우시는 분들이 유리인줄 모르고 들었다가 손이나 등을 다치는 일이 많다고 하더군요. 가급적 안 사서 안 버리는게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쓰레기는 어쩔 수 없겠죠.
저희 아파트 단지만 해도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에 유리 깨는 소리 시끄럽다고 항의가 자주 나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