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가끔씩 CD가 특정 위치에서 튀고 EJECT가 원할히 되지 않는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어떨때는 서보모터가 계속 움직이다가 PUSH RESET 메시지를 표시하며 뻗어버리기까지 하네요.
USB로 들으면 문제가 없긴 하지만, USB에서 무손실을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고 무엇보다도 본체의 버튼을 누르면 접촉불량이 일어나 ERROR를 표시하는 경우가 굉장히 잦기 때문에... 불편해서 USB로는 안 듣게 되더라고요.
CD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건.... 대충 이런 식입니다.
전 주인도 멀쩡히 USB 포트 달리고 호환성도 좋은 헤드유닛에 굳이 MP3 CD를 구워서 사용한 것으로 보아, 이 문제를 의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케이팝 70곡정도 들어있던데요.
프론트 패널 키압이 상당히 높은데다가, 도난방지 및 CD 삽입을 위해 패널이 분리되는 형태로 제작되었고 전동식이 아니어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추정됩니다만, 이 글의 주제는 이게 아니죠.
CD 문제의 원인, 생각해본 결과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두 가지.
- 디스크 드라이브 픽업 레일의 특정 위치에 렌즈 이동을 방해하는 수준의 먼지가 쌓여있어 읽기 오류를 초래
- 렌즈 수명 경과로 인한 출력 저하
1번이면 충분히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2번 같은 경우는 제 수준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그래도 일단 뜯어나 봅시다. 고쳐질지 혹시 모르져.
서비스 매뉴얼에는 픽업 문제 발생시 절대로 가변 트리머를 건들지 말라고 합니다. 제껀 직접 뜯어보니 조절 못하게 하려고 에폭시 처리가 되어 있더라고요.
예전 플스시절 렌즈크리 떴을때 이 트리머를 적당히 조절해서 그나마 남아있던 픽업의 수명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을 썼던 거 같은데..
이게 결코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레이저 다이오드는 전압이나 열에 민감하므로 잘못 조절했다가 레이저가 증발해버리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요. 특히 이번 건은 적외선 레이저라 개인 수준에서는 출력이 어느정도인지 감을 잡을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더더욱 위험하죠.
드럽습니다. 저 먼지 어우;;;;;;;;;;;;;;;;;;;;;;;;;;;;;;;;;;;;;;;;;;;;;;;;;;; 뷁뷁뷁뷁
상판을 깠습니다. 프론트 판넬과 오디오를 연결시켜주는 보드가 있습니다.
모델명 표가 있네요. 하지만 사실 모두 같은 제품입니다. 차이점이라 하면, 본체에서 표시 가능한 언어가 있겠네요. 제가 사용중인 GT878US는 ID3 태그 표시에 EUC-KR을 지원합니다.
왼쪽에 있는 버튼은 리셋버튼. 누르면 설정 전부 빠빠이.
가장 골치아팠던건 우측에 위치한 스위치입니다. 이게 딸깍 하고 잠겨야 작은 회로 판넬의 스위치가 닫혀 프론트 패널에 전기를 공급합니다. 프론트 판넬의 OPEN 버튼을 누르면, 판넬과 접점이 분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판넬이 작동을 멈춥니다.
굳이 이렇게 만들어 둔 이유는, 판넬 작동을 멈추고 Open / Close를 하기 위해서인 듯 합니다. VFD와 USB에 전원을 공급하는 중 접속이 끊어질 경우 충분히 판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드웨어 안전 제거와 비슷한 원리이겠지요.
실제로 저 회로에 오류가 나서 판넬이 없음에도 계속 전기가 공급된 적이 있습니다. 손을 대니 따가웠으며 판넬 결합시 VFD에 순간적인 고전압이 걸리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분해든 조립이든 여기가 젤 빡셌네요. 이거 해결할려고 3시간을 해멤.
상판을 성공적으로 들어냈습니다. CD 드라이브가 보이네요.
블로워를 빌려 먼지를 떨어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양의 먼지가 있었네요.
빨간색 표시된 부분이 감지 스위치로, 디스크가 삽입되면 이 스위치가 닫히게 됩니다. 이후 서보모터를 작동하라는 명령이 들어오고, 드라이브 내부 방향으로 롤러가 작동되어 디스크를 밀어넣는 것이죠.
슬롯 로딩 메커니즘 구현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JB Lab 제품의 경우 물리적 스위치가 아닌 적외선 차단으로 디스크를 감지하고, 또 다른 제품은 롤러가 좌우로 배치된 경우도 있습니다.
요녀석 덕분에 조립이 굉장히 빡쎘습니다. 고정되지 않는 부품이다 보니, 반동을 주어서 딸깍 소리가 나도록 조립할 때 이 녀석이 계속 튕겨져 나가 저에게 딥빡을 선사했죠.
덕분에 조립하는데만 2시간 걸렸습니다.
조립 완료. 본체에 영광의 상처가 좀... 이 아니라 아주 많이;;; 생겼습니다만 어차피 차량에 박아쓰는거라 감가상각의 이유는 전혀 안되겠죠... 라고 셀프위로를 해봅니다.
그거 빼면 죽입니다. 재생 잘되고, 이젝트 잘됩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먼지였던겁니다. 에라이;;
그러니 먼지의근원인요정들을 전부살처분해야합니다!!! 요정살처분서명운동참여해주실꺼져?
전원을 아예 뺐다 꼈으니 EQ설정도 다 날라갔습니다. 이거 다시하기 좀 귀찮네요...
1DIN 사이즈의 카오디오는 집에서 사용하기에도 굉장히 적당해요. 이렇게 작은 폼팩터에 괜찮은 기능 이것저것 골고루 갖추고 뛰어난 음질도 제공하면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전기도 덜 먹는 기기는 카오디오를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죠.
이 제품은 체인저를 연결해 쓸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니의 카 스테레오들은 전부 동일한 규격의 체인저를 지원하죠. 그래서 소니용 CD / MD 체인저도 살 생각입니다. 이베휘에서 호환 체인저를 저렴한 값에 팔고 있기는 한데, 부피가 부피이다 보니 놓는 장소도 애매하고 배송비도 많이 나가서 골치가 아프네요.
열심히 저축해서 수능 끝나면 팍 질러버릴 생각이긴 한데.. 사야 할 게 굉장히 많습니다 ㅠㅠㅠ 부모님 눈치보면서 침만 질질 흘리고 있었던 6년어치를 한번에 질러버리는 셈이라...
그나저나, 현재 사용중인 스피커가 똥입니다. 캔스톤社의 R218 모델인데, 발표대회 상품으로 타왔던겁니다. 그러니 가격대가 저렴할 것일라는건 아주 당연히 예측가능하실테고... 앰프가 내장된 Active 스피커이고 3.5파이로 프리 입력을 받는데, 노이즈가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그 노이즈는 60Hz의 소리인 듯 하므로, 틀림없이 220V 입력단과 간섭하여 발생되는 듯 합니다. 이를 Passive 스피커로 개조한 뒤 카오디오의 파워앰프 아웃에 직접 물리면 따로 앰프 전원 껏다켰다할 필요도 없고 괜찮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카스테레오 제품중 가장 간지나는게 파이오니아 ODR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름부터가 심상치않죠. Optical Digital Reference의 줄임말이라니... 가격도 1000달러가 넘어요. 언젠가 제 드림카에 달릴 제품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글을 마칩니다.
구형 ODR은 액정이 넓은게 시원시원해서 맘에드는데, 1993년 제품이다보니 동작 속도가 느려 텍스트 기반 그래픽을 불러오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근데 이게 은근히 멋있어요.
뭔가 해킹하는 느낌이랄까...
간지면에서는 신형이 압도적인거 같네요. 키야
근데 어차피 둘다 리모컨이 없으면 동작 가능한 기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