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자체를 싫어하진 않아요. 블루투스 이어셋 잘 쓰고 있습니다. 또 블루투스 키보드란 물건을 상종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행사 있을 땐 짐을 줄이려고 폴딩형 블루투스 키보드를 스마트폰에 페어링해서 메모를 하는데 아주 편해요.
하지만 집에서 계속 쓰는 메인 시스템이나 벤치마크 시스템에서 블루투스 키보드는 두번 다시 안 쓸래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바이오스 진입 불가
메인보드 바이오스 레벨에서 블루투스를 지원하는게 아닌 이상, 블루투스 키보드에서 Del F1 F2 F11 등을 아무리 연타해도 바이오스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평범한 유저들이라면 상관이 없는데, 벤치마크를 돌리다보면 바이오스에서 옵션도 보고 버전도 업데이트하느라 들어갈 일이 은근히 있지요. 그 때마다 평범한 키보드를 찾는 건 여간 귀찮은 일입니다.
2. 일정 시간 미사용시 대기모드 전환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키 입력이 일정 시간 동안 없으면 대기 모드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키 입력이 있으면 대기 모드에서 깨어납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대기 모드에서 깨어나는데 딜레이가 몇 초 정도 있고, 트위치 같은 사이트는 스트리밍 중이던 영상이 멈춰버리더군요.
대기 모드 따위 필요 없으니 항상 켜두는 방법은 없나 찾아봤지만 그런 건 없네요. 생각해보니 블루투스 키보드란 물건들은 따로 전원 버튼이 없었던 것 같네요.
3. 불안정성
이게 가장 결정적입니다. 이것 때문에 오늘 서피스 에르고노믹 키보드 https://gigglehd.com/gg/2701846 를 떼어내고 전에 쓰던 스컬프트 에르고노믹 데스크탑 http://gigglehd.com/zbxe/11238491을 다시 메인 시스템에 물렸습니다.
원래 저는 문제가 없었고 마누라가 쓰는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데 있었는데요(?) 원래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썼습니다. 서피스 블루투스 키보드 https://gigglehd.com/gg/2157127 를 말이죠.
그러다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갈아엎고 난 후 키보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포샵을 하다가 일러를 하다가 롤을 하다가 웹서핑을 하다가 아무 대중 없이 블루투스 어댑터가 장치 목록에서 사라져요.
시스템의 주요 부품(CPU, 메인보드, 메모리)를 바꾸기 전에는 잘만 쓰던 키보드였으니 키보드 문제는 아니고, 포맷은 물론이거니와 블루투스 어댑터도 알리익스프레스부터 시작해서 한국에서 비싼 돈 주고 사봤는데 여전했습니다.
하다하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결국은 다 때려치고 소장용으로 놔뒀던 애플 유선 키보드를 꺼내서 쓰고 있네요. 뭐 여기까지만 해도 남의 컴퓨터지 제 컴퓨터는 아니니까 상관 없었겠지만...
어제부터는 아무 이유 없이 제 컴퓨터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생기네요. 비슷한 증상이라고 하는 이유는 블루투스 어댑터 자체는 살아 있는데 키보드가 먹통이 되버립니다. 페어링도 된 상태고요.
가장 먼저 의심가는게 배터리지만 그걸로 해결될 리가 없고, 재부팅해도 여전하고, 그러다가 또 어댑터 뽑았다 끼우고 배터리 뺐다 끼우고 그러다 보면 갑자기 인식이 되요. 그러다가 몇 글자 치면 다시 인식이 안되요.
월요일엔 세번 정도 그랬는데 화요일 저녁에는 5번 이상 같은 증세가 지속되니, 이 키보드에 손이 얼마나 익숙해졌는지, 이 키보드를 얼마나 비싸게 주고 샀는지는 안 중요해졌습니다.
스컬프트 에르고노믹 키보드도 펑션키가 키보드 프레임이 끼는 문제 때문에 썩 마음에 드는 애는 아닌데, 인체공학 디자인의 펜타그래프 키보드 중에선 제일 저렴한(?) 애다 보니 홧김에 아마존에서 하나 더 살까 고민하다가 일단 참았네요.
키보드 2개, 어댑터 3개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니 범인은 윈도우 10 아닐까 싶은데... 제품은 다르지만 디자이너 블루투스 데스크탑 키보드의 상품 의견에서도 먹통이 된다는 경험담이 눈에 띄는군요. http://prod.danawa.com/info/?pcode=3388414&cate=112782 어쩌면 마소 종특일지도.
저도 예전에 G602 잘 쓰다가 결국 유선 넘어간게 배터리 잔량이 약 30% 시점부터 끊김현상이 심해지는 문제가 있어서 결국 마우스 번지 하나 사서 맥스틸 마우스 저렴한거 사서 썼었습니다.
훨씬 낫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