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는 복사가 너무 금방 뚫려서.. 하여튼 여러모로 재미없는 글이 될 것 같은데 음...

 

굳이 해야 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는 설명 하나 해 보자면, PSP에는 UMD 드라이브가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병맛스러운 선택이면서도, 당시로써는 최고의 선택이었죠.

 

동시대의 경쟁기종 NDS의 카트리지는 일반적으로 최소 8MB, 최대 128MB만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반면 PSP는 UMD를 사용함으로써 저렴한 값으로 Single Layer 900MB, Dual Layer 1.8GB를 저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05년 기준으로 코딱지만한 씨디 (8cm CD보다도 작습니다.) 한장 찍어내는데 드는 비용과 2GB짜리 메모리카드 만드는 비용하고 비교해보면 답은 나옵니다.

 

근데 문제는, 소형 휴대기기에 광매체를 적용한다는 생각 자체가 꽤나 병맛같은 생각이기는 합니다. 휴대용 MP3CDP를 사용하신 분들이라면 공감하는 모든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

 

우선 광매체의 고속 회전을 위한 모터는 많은 전기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특히 에너지의 소모량은 회전수와 비례하는데, 회전 속도는 Data Transfer Rate에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Transfer Rate와 디스크 회전 속도를 적당히 타협하였고, 따라서 UMD는 필연적으로 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접근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내구성이 부족하다는 점. 특히 UMD에는 MD에 존재했던 셔터가 없으므로 디스크 표면이 그대로 노출되어 상대적으로 디스크 손상 확률이 크며, 또한 자주 흔들리고 충격을 받는 휴대용 기기에 기계적 구조가 적용됨 + 플래시 메모리 리더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반도체 레이저를 사용함으로써 기기의 내구성 역시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또한 일부 사용자는 작동 중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에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https://www.ecma-international.org/publications/files/ECMA-ST/ECMA-365.pdf

UMD의 광학적 성질 및 표준. DVD와 SACD가 물리적으로 유사하고 CD와 LD가 광학적으로 유사한 성질을 가진 것과 달리, UMD는 그 어떤 규격도 DVD와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호환성은 전혀 없습니다.

 

나중에 써볼 PSP의 프로텍션 관련 글에 더 상세히 제시하겠지만, 소니는 이 UMD를 여러 곳에 활용하려 하였고 aATRAC3 Plus 코덱을 사용한 음악, DVD의 데이터 구조를 그대로 따른 UMD Movie와 AV 등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가 발매되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기록 가능한 UMD가 출시되지 않아 이 모든 계획은 그대로 증발.

 

구기글에 올라온 PSP 분해 자료

https://gigglehd.com/zbxe/1107888 낄님께서 직접 뜯으신건진 모르겠는데...

킹니갓사의 향연(지금도???) 댓글을 보면 PSP의 커스텀 펌웨어를 기다리는 분이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커펌 하나만으로 정품 유저들도 위의 모든 단점을 없애고 큰 도움을 받는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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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D의 올바른 사용법은, 케이스 채로 PSP의 디스크 도어를 열어 그대로 삽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RTFM을 하지 않거나 중고로 구매한 입문자는 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UMD를 뜯어서 삽입했습니다. 

 

또한, UMD 케이스의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 문제였는데, 실수로 밟거나 해서 깨질 경우 디스크만 남게 되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해봤습니다. (※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UMD를 날려먹고 싶다면 따라하셔도 좋습니다.)

 

 

밑에 언급할 디스크 인식 원리를 보면 바로 감이 잡히겠지만, 디스크의 인식이 불가능합니다. (1000번대 제외)

 

 

침수 감지 라벨의 하단부에 존재하는 스위치와

 

 

 

 

도어 열림 / 닫힘을 감지하는 스위치에 모두 전류가 흐를 때 UMD를 읽기 시작합니다.

도어를 열고 돌릴게 아닌 이상, 도어 스위치에는 문제가 없을 테니, 내부 스위치만 눌러주면 됩니다.

 

 

기글테이프 출동. 읭?

 

스위치를 고정했으니, 디스크의 위치를 잘 맞추어 넣고 닫습니다. 위치가 맞지 않을 경우 디스크를 인식할 수 없습니다.

UMD의 디스크 고정용 Hole은 철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디스크 스핀들 모터에 부착된 자석이 위치를 알아서 잘 잡아줍니다.

 

 

인식 완료. 게임도 정상적으로 실행됩니다.

 

그러나

 

PSP가 대기 모드로 설정되거나 완전히 꺼지기 전에는, UMD가 멈추지 않고 꾸준히 회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기가 켜진 상태에서 디스크를 분리할 경우,

 

 

데이터를 나선형으로 기록하고 불러오는 광디스크 특성상, 원형 스크래치는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그러니 현재 PSP를 사용하신다면 UMD를 절대 벗기지 마시고, 만약 케이스를 임의로 분리하셨거나 파손된 경우에는 

https://ko.aliexpress.com/item/32823537842.html

이런거 하나 사서 쓰세요.

 

이상 잉여한 기글러의 잉여한 실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