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를 운영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인내심(가장 중요함), 못 본척 하기(모든 일에 다 나서면 수명이 줄어듭니다), 착한 회원(유식해도 무례하면 오래 못가요), 돈(시간을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넓고 큰 모니터입니다. 사이트를 모니터링하려면 항상 띄워놔야 하고, 사이트에 올릴 컨텐츠를 찾거나 작성하려면 작업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작업 공간이나 다름 없는 해상도가 넓어야 하고, 눈을 찌푸리지 않고 고해상도를 편-안-하게 보려면 모니터가 커야 합니다.
지금은 2560x1440 해상도 모니터 2대를 동시에 운용하는데, 가운데엔 기글하드웨어 전용 브라우저와 정보 검색용 브라우저, 좌측엔 메일/메신저/작업용 폴더/구글 캘린더 등의 잡다한 것들을 띄워둡니다. 지금은 4K 모니터 하나로 해결되지만 이 구성은 4K 모니터가 나오기 전부터 써왔던 것이고, 지금 4K 모니터를 사려면 돈이 듭니다. 그래서 메인 모니터에 멍이 들고 색이 괴상해진 지금까지도 계속 이대로 사용 중입니다. 글자는 보이거든요. 그렇다고 위에서 쓴 인내심과 못 본척 하기를 여기에 쓰진 않습니다만.
문제는 외출했을 때입니다. 지금 사용 중인 주연테크 J5 https://gigglehd.com/gg/2324005 도 노트북에선 보기 드문 2560x1440 해상도와 더욱 희귀한 저렴한 가격을 갖췄기에 구입해서 사용 중이나, 2560x1440 모니터 2대에서 1대로 줄어드니 데스크탑보다는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노트북 옆에 보조 모니터를 하나 두면 참 좋을텐데, 보조 모니터라고 판매하는 것들은 하나같이 노트북 본체만큼 비싸거나, 도저히 돈 주고 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허접하기 짝이 없는 것들 뿐이네요.
그러던 차에 '중국산 QHD 10인치 휴대용 모니터 사용기 https://gigglehd.com/gg/4447577 '라는 글을 봤습니다. 중국은 미세먼지도 만들고 짝퉁도 만들더니 이젠 태블릿에 들어갈 패널을 써서 보조 모니터로 만드나 보네요. 어쨌건 그 경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니터의 크기와 해상도, 가장 중요한 가격이 제 상황에 잘 맞는다는 게 중요하지요. 그래서 타오바오에서 주문해 배송 대행으로 보내는 귀찮음을 감수하고 하나 샀습니다. 본격적인 사용은 아직이나, 첫 인상을 쓸 시간은 있겠네요.
제품명 | Geekwei H1011Q |
패널 종류 | IPS, LED 백라이트 |
화면 크기 | 10.1인치(25.654cm), 16:10 비율 |
가시 화면 영역 | 216.96x135.6mm |
권장 해상도 | 2560x1600, 2K 혹은 2.5K라 표기 |
픽셀 피치 | 0.085mm |
최대 표시 색상 | 10억 7천만 컬러, 10비트 |
최대 밝기 | 300cd/m2 |
명암비 | 1,000:1 |
동적 명암비 | 모루겟소요 |
응답 속도 | 2ms |
시야각 | 상하좌우 178도 |
수직 주파수 | 60Hz |
입/출력 단자 | 미니 HDMI x2, 3.5mm 이어폰, 마이크로 USB 전원, DC 어댑터 전원 |
소비 전력 |
최대 8W |
내장 스피커 | 아몰랑. 근데 생각보다 좋음 |
크기 |
239x159x9mm |
무게 | 350g |
참고 | https://detail.tmall.com/item.htm?id=583075478954&_u=j201jmm0vf9a2a |
가격 |
599위안(한화 10만 1천원) 배송료, 한국까지 배송 대행 요금 별도 |
배송 대행의 포장.
정말 없어보이는 완충제입니다. 가히 중국 답습니다.
뽁뽁이로 감싼 모니터 본체, 미니 HDMI 케이블, 전원 어댑터, 스탠드.
인간적으로 화면엔 보호 필름 한장 붙여 줘야죠. 앞쪽은 화면 말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갑작스레 화면이 켜져서 죄송합니다.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걸 깨달아서 황급히 찍었습니다.
두께는 1cm. 하지만 스탠드를 달아야 하니 이보다 더 많이 차지합니다.
케이스. 아무리 봐도 학교 과제처럼 보이는 만듦새입니다. 아주 나쁜 건 아닌데 전체적으로 싸구려네요. 그 어떤 싸구려 모니터도 케이스를 저런 식으로 쓰진 않았는데, 소규모 가내수공업 생산의 기운이 물씬 풍겨옵니다.
전원 어댑터. 젠더를 사용해 연결하니 품격이 한층 더 떨어집니다.
100-240V, 50/60Hz 입력이니 한국에서도 쓸 수 있지만, 여기에 220V 젠더를 끼우는 거추장스러움을 더하느니 그냥 마이크로 USB로 전원 공급하겠습니다. 스마트폰 충전기가 이거보단 훨씬 작으니까요.
포트 구성은 저가형 모니터보다 훨씬 좋습니다. 미니 HDMI가 별로 대중적이지 않다는 것만 빼고요. 그래도 펜탁스보단 낫겠죠.
미니 HDMI 포트 2개, 3.5mm 이어폰 출력, 마이크로 USB 전원 입력, 전용 전원 입력 포트.
OSD 조작 버튼. 위에서부터 뒤로가기, 위, 아래, 메뉴(확인), 전원 버튼. 매우 무난합니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은 좋진 않으나 이 크기와 가격과 중국에 뭐 얼마나 좋은 걸 바라겠나요.
스피커는 음소거해두고 쓰는지라 관심도 없는데 소리는 의외로 나쁘지 않습니다. 보급형 모니터나 싸구려 노트북에 들어간 스피커보다는 이걸 택하고 싶네요.
일단 가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케이스입니다. 스탠드 같은 건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스탠드는 외장형. 일단은 저 스탠드를 써보겠지만 별로 신뢰가 가진 않네요. 모니터가 가벼워서 사고를 치진 않겠지만요.
이것저것 다 더하면 561g.
일단 데스크탑으로 시작해 봅시다. 잘 켜지네요. 10.1인치 짜리 태블릿을 들어보면 제법 크다고 생각했는데, 키보드와 마우 앞에 포지션을 잡으니 참 작습니다. 보조모니터 뒤에 있는 건 와사비망고의 32인치 모니터인 와사비망고 UHD320 Real4k HDMI 2.0 옵티컬 재은이 https://gigglehd.com/gg/3236938 입니다. 32인치가 작진 않지만 이렇게 보니 엄청 크군요.
12인치 2560x1440 해상도를 볼 때도 눈에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가는데, 10.1인치 2560x1600 해상도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이걸 사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화면은 당연히 확대해서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보다 더 비싼 13.3인치 모델도 있으나, 12인치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데 13인치 보조 모니터는 좀 아닌 듯 하여 10인치로 샀거든요. 그런데 이제 보니 그냥 13인치 살걸 그랬나 생각도 드네요.
노트북에 연결하니 입력 없음이 뜹니다. 이 모니터가 불량이 아님은 위에서 확인이 됐지요. 그럼 어디가 문제인가.
USB-C 변환 젠더에 HDMI와 USB-C 전원 공급과 USB 마우스를 다 몰아두고 쓰는데, 이 변환 젠더가 모니터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노트북에도 HDMI 포트는 달려 있습니다. 마이크로 HDMI 포트라서 그렇죠. 그런데 이 보조 모니터는 미니 HDMI 포트를 씁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 미니 HDMI to 마이크로 HDMI 케이블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일단 다이소에 가 봅니다. 마이크로 HDMI to HDMI 케이블은 있군요.
마이크로 HDMI to HDMI 케이블에 미니 HDMI 젠더를 끼워서 쓰기로 했습니다. 노트북의 마이크로 HDMI 포트가 오른쪽, 그러니까 마우스를 두는 쪽에 있다보니 툭 튀어나온 부분은 가급적 줄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보조 모니터에 젠더를 쓰기로 결정.
다행이도 잘 됩니다. 4K 쯤 되면 대단히 귀찮게 했을텐데 2560x1600은 그 정도까지 까탈스럽지는 않네요.
양쪽 다 100%. 12인치에 2560x1440도 글자가 크진 않은데 10.1인치에 2560x1600은 힘듭니다. 군대 짬밥이나 학교 급식처럼.
보조 모니터를 150%로 확대하니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 됐네요.
200% 확대가 권장값인데 그럼 더 커집니다. 어떤 설정이 가장 편할지는 좀 두고 봐야겠어요.
200% 확대하고 모니터를 세워서 쓰는 게 가장 유력한데..
2560x1600 60Hz 8비트. HDR도 지원한다는데 메뉴에는 그런 거 없네요.
보기 드문 16:10 비율이나 화면이 작아서 잘 티가 나진 않습니다.
무쓸모한 인텔 HD 그래픽 제어판. 에이 인텔같은놈.
RGB 픽셀.
sRGB 91%, 감마 2.4. 감마는 저게 맞는 듯 한데 색 영역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어요. 진짜 색 영역이 좁은 모니터는 보자마자티가 나는데 이건 꽤 괜찮네? 수준이었거든요. 그리고 스파이더 측정 결과를 너무 믿진 마세요.
이렇게 재야 하는데 퍽도 정확할리가.. 그쵸?
명암 표현
색상 표현
크로마 서브샘플링이 문제가 될 해상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예의상 확인.
사진 표시
동영상 재생
상하 시야각
좌우 시야각
우측 상단의 입력 소스 표시. 대단히 친숙한 OSD를 쓰는군요. 뭐 OSD야 기성품일테니. 오히려 저걸 보는 순간 OSD에 한국어가 있을 거란 확신이 들어 기분이 좋더군요.
첫 번째 메뉴. 밝기, 명암, 사용 모드, 동적 명암비
모니터 밝기 설정에 따른 변화.
밝기 설정에 따른 소비 전력. 화면이 워낙 작다보니 먹는 것도 없습니다.
명암 설정에 따른 변화.
화면 모드 설정에 따른 변화.
동적 명암비. 어두운 쪽을 보시면 티가 잘 납니다.
두번째 메뉴 화면. 화면 위치는 정할 게 없고 고정종횡비 하나 뿐이군요. 와이드와 4:3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세번째 메뉴는 색 온도.
색 온도 설정은 세가지.
네번째 메뉴. OSD 표시 언어와 표시 위치/시간, 투명도. 전원을 켜면 당연히 중국어로 나옵니다. 그리고 당연히 한글로 바꿔서 찍었습니다.
설정 메뉴. 자동 조정 기능도 안 씁니다. 아날로그 모니터 겸용으로 개발한 OSD를 그대로 써서 이런 메뉴가 남아 있네요.
입력 소스 선택. 로우 블루 라이트, 볼륨 설정. 그리고 현재 입력 해상도/리프레시율 표시.
로우 블루라이트. 그냥 노래지는 기능인데 요샌 이거 넣었다는 티를 못 내서 안달이란 말이죠.
케이스 만듬새는 허접합니다. 그래도 가벼우니까 봐줍니다. 마이크로 USB로 전원을 공급 받으니 노트북 충전기나 보조배터리로도 작동이 됩니다.
화면 수준은 괜찮아 보입니다. 일단은요. 색 표현이나 시야각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계속 써 봐야 알 듯 합니다. 2560x1600의 고해상도를 쓰기엔 화면이 너무 작습니다. 확대 표시는 필수. 13인치는 되야 어떻게 확대 없이 쓰겠네요.
이 모든걸 다 더해서 10만원의 가격은 참 마음에 듭니다. 한국까지 들여오려면 돈이 더 들지만, 한국에서 이 돈으로 이 수준의 모니터를 살 순 없습니다.
좀 더 비싸더라도 케이스를 제대로 만들고, 적당한 해상도와 크기의 보조 모니터를 내놓을 용자같은 회사는 한국에 언제쯤 나오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