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IBM에서 현대 Lenovo 생산에 이르기까지 ThinkPad라는 브랜드 아래 수 많은 노트북이 출시되었지만, ThinkPad는 그 특유의 검정색 디자인이나 빨콩 등 고유의 아이덴티티나 특징이 계속 이어져 오는 상당히 재미있는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ThinkPad 시리즈도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요, 최근 울트라북 트렌드에 맞게 얇고 가볍게 변하기도, 그 과정에 확장성이나 수리 용이성이 대폭 깎기기도 했죠.
7열 키보드에서 6열 키보드로의 변화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과거 특유의 7열 배열의 찬사(?)에도 불구, 레노버는 결국 6열 아이솔레이트 키보드로의 전환을 단행하죠. 7열 키보드는 이제 클래식의 전유물이 되어 버린 겁니다. 전유물로만 남는 것일까요. 다행히도 **30(아이비브릿지 탑재 시리즈) 계열은 7열로 돌아갈 수 있는 개조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알리에서 $36에 키보드를 구입해왔죠. 마침 쓰던 키보드가 오래 써서 번들번들거려서 교체하려던 찰나, 이왕 교체하는 거 7열로 갈아버리기로 합니다.
저는 FRU가 45N2141로 된 키보드를 샀는데요, 미국 영어 키보드이자 NMB 제조 키보드입니다.
씽크패드의 키보드는 (**20 모델에 들어가는 것 기준) ALPS, Chicony, NMB 3가지 회사에서 제조한 키보드가 있습니다. 이중 ALPS가 최악, Chicony가 상급, NMB가 최상의 키감을 자랑한다캅니다(정확한 건 모릅니다).
ThinkPad X220 Keyboard Service Parts 페이지(https://support.lenovo.com/kr/ko/solutions/pd013449 )에서 이용 가능한 FRU 번호를 찾을 수 있는데, 첫번째가 ALPS, 두번째가 Chicony, 세번째가 NMB제 키보드 FRU 입니다.
키보드도 준비 되었으니 이제 개조를 시작해 봅시다. 안타깝게도 그냥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개조하는 데에는 총 3가지 방법이 존재하는데요,
1. X220 팜레스트 끼우기
X230과 X220의 팜레스트는 서로 호환이 되기 때문에 X220의 팜레스트로 갈아끼우면 가장 깔끔하게 장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럴 경우 지문인식 센서가 X220 시절 지문인식으로 사실상 다운그레이드되기 때문에 지문인식을 이용하고자 할 경우 적절한 방법은 아닐 수 있습니다.
2. 팜레스트 개조
팜레스트를 개조해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7열과 6열 키보드의 홈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게 팜레스트의 홈을 깎아서 넓혀 주는 것입니다.
3. 키보드 개조
키보드 홈을 자르고 펴서 X230 팜레스트에 맞추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키보드가 X220 키보드가 X230용이 되어 버리지만 이게 그나마 제일 쉽습니다(...)
4. 그냥 맏긴다.
젤 속 편한 방법입니다. 레오킴님같이 유명한(?) 분이 개조를 해주십니다. 공임으로 6만원인가 7만원이 든다고 하셔서 포기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이 하고자 할 경우 4가지 방법 중 원하는 것을 골라서 개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3번째를 선택했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 우선 저 마우스 버튼에 있는 홈을 잘라냅니다.
바로 저 빨간색 사각형 안에 있는 홈을 잘라냅니다. 참고로 저는 저렇게 생긴 가위(이름을 모르겠네요)로 잘라냈습니다.
그 다음, 키보드에 있는 탭 4개를 저렇게 개조를 해 주어야 합니다. 저래야지 X230 팜레스트에 끼어 넣을 수 있습니다.
요령은 이겁니다. 원래 홈이 저렇게 생겨있지 않습니까. 저 홈을 빨간색 선에 맞춰서(?) 잘라줍니다.
잘라 준 다음 저렇게 뻰찌로 홈을 펴 줘야 합니다. 그러면 홈이 위에 사진처럼 평평하게 일자가 됩니다. 그러면 이제 팜레스트에 끼어 넣을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조금 더 평평하게 펴 줘야 할 수도 있고, 아님 홈의 일부분을 잘라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개개인의 하드웨어 상황 및 손재주 수준에 따라서 다른 부분이지만 대체로 저 방법에서 약간만 손 봐주면(?) 장착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업의 경우 고마운 제 친구가 친절하게도 해 주었습니다.
키보드 개조가 끝났다면 기존의 키보드 장착하듯이 키보드를 끼우시고, 나사를 조이시면 하드웨어 부분에선 완성입니다.
아마 원래 X230용으로 제조된 것 마냥 거의 완벽하게 끼어질 것입니다.
이제 하드웨어 부분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닌데요. 저 상태에서 실사용을 하긴 대단히 어려울 것입니다. Delete키가 Home키로 인식되는 등 키보드에 써 있는 것과 작동하는 것이 다릅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2가지 방법을 쓸 수 있는데요.
1. SharpKeys와 같은 키맵핑 프로그램 이용.
프로그램으로 키매핑을 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핑이 안 되는 키가 있어서(...) 완벽하게 하긴 무리입니다.
2. 임베디드 컨트롤러 개조된 펌웨어로 플래싱
EC(임베디드 컨트롤러)를 새로 플래싱하는 방법입니다. Caps Lock에 불 안 들어오는 거 빼고 모든 키가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ThinkLight 같은 특수 키는 Fn+PgUp 즉 7열 키보드에 써있는 것을 따라갑니다.
저는 완벽하게 하기 위해 EC를 플래싱하기로 합니다.
이를 위해 준비물이 2가지가 필요합니다. 최소 사용 가능한 공간이 32MB가 확보되는 USB(32MB짜리 USB는 없을것이니 아무 USB나 써 주면 되겠죠?) 및 우분투 내지는 데비안 계열 OS가 필요합니다. 가상 머신도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USB는 포맷이 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가 있으면 미리 백업을 해야 합니다.
또한 ThinkPad BIOS 버전을 최신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최신이 아니라면 플래싱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터미널을 열고 sudo apt-get install build-essential git mtools libssl-dev 를 입력합니다.
그 다음 git clone https://github.com/hamishcoleman/thinkpad-ec 를 입력합니다.
cd thinkpad-ec 를 입력한 후 make list_laptops 를 입력합니다. 여기서 기종에 맞는 파일 이름을 확인합니다. 가령 여기서는 X230의 EC를 플래싱할 것이기 때문에, patched.x230.img 라는 이름을 확인합니다.
make (기종별 img 파일 이름) 을 입력합니다. 여기서는 X230이므로 make patched.x230.img 를 입력하면 되겠지요.
그 다음 USB를 꽂고, df -h 를 입력하여 본인의 USB가 어디에 마운트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저 같은 경우 /dev/sdb1이네요.
혹시 자동으로 마운트되지 않아서 저기에 안 뜨면 수동으로 마운트하시면 됩니다.
sudo dd if=patched.x230.img of=(마운트 디렉터리) 를 입력합니다. 여기서는 sudo dd if=patched.x230.img of=/dev/sdb1 이네요. 혹시 sdb1로 안되면 sdb로 써서 다시 해보시기 바랍니다.
다 되었으면 터미널을 닫고 USB를 뽑습니다. 그리고 ThinkPad에 USB를 꽂습니다.
바이오스 메뉴로 들어옵니다. UEFI/Legacy Boot 부분을 Legacy Only로 변경합니다.
그리고 부팅 순서를 USB를 먼저로 해줍니다(Boot에 들어가서 조정 가능).
그러면 이런 놀라운 장면이 반겨줍니다. 아무 키나 누르라니까 아무 키나 눌러줍니다.
그러면 저렇게 내장 스피커에서 삑삑 소리가 나면서(?) Flashing finished가 뜨면서 5초 내로 재부팅된다고 합니다. 기다립시다.
재부팅되면 저렇게 Flashing Embedded Controller... 하면서 팬이 최고 속도로 돌며 EC 플래싱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알아서 재부팅되던가 꺼지던가 윈도로 들어가던가 할 겁니다. 그러면 성공입니다.
그러면 이제 USB를 뽑고 UEFI로 부팅하셨던 분은 UEFI로 부팅 모드를 바꾸고 이제 쓰면 됩니다.
윈도로 진입한 후 Delete키가 제 역활을 하나 보세요. 제 역활을 하면 성공.
이로서 클래식의 전유물인 7열 키보드로의 회귀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개조기에 불과하지만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자세하게 적었네요. 여유가 되신다면 키보드만이라도 클래식으로 회귀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이상 대 개조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링크1: http://www.thinkwiki.org/wiki/Install_Classic_Keyboard_on_xx30_Series_ThinkPads )
(참고링크2: https://www.instructables.com/id/ThinkPad-T430T430sX230-Classic-Keyboard-Mod/ )
(참고링크3: https://github.com/hamishcoleman/thinkpad-e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