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 아파트를 사서 인테리어를 하고 산지 이제 3주차입니다.
그동안에 너무 바빠 신경도 못쓰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 둘 씩 보였는데, 마침 눈에 확 띄는게 있었습니다.
... 왜 너 혼자만 하얀색이니;;;
이유인 즉. 인테리어 측 전기업자가 이 집에 네트워크 배선은 처음 본거라 기존에 달린 대로 놔뒀답니다;;;
이 아파트는 이제 20년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인데, 제가 인테리어 시작 전에 보기싫은 전화선을 없애버리고 UTP를 다 깔았습니다. 그래서 그때 당시에 임시로 달아둔 아울랫을 그대로 나 뒀으니.. 다른 인테리어는 깔끔하게 잘 됬는데, 얘만 이렇게 하얀색으로 혼자 튀게 되어 있었습니다.
거히 올 수리한 집에, 혼자만 하얀색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니... 꼴보기 싫더라구요...
언젠간 해야지... 언젠간 해야지 하다가, 이왕 마음 먹은거 이런건 가격도 저렴하니 빨리 해결해버리려고 준비하고 시작했습니다.
도구는 간단합니다.
1. 아울랫 커버를 드러낼 일자 드라이버와 아울랫 고정 나사를 풀 십자 드라이버....가 없으니 정밀 드라이버 세트 중에 가장 큰 직경을 가진 아이로 두개 골라냅니다.
2. 제대로 연결 되었는지 테스트할 랜 테스터(회사꺼 잠시 빌려옴.)
3. 피복 탈피기(역시 회사꺼 잠시 빌려옴)
4. 기존에 연결된 선을 잘라내거나 다시 작업하기 위한 니퍼(회사꺼...)
5. 기존 선을 드러내기 위한 뺀치(는 다이소꺼!)
6. 내가 만든 케이블은 신뢰할 수 없으니, 6년 넘게 잘 쓰던 IPTIME표 랜 케이블.
하지만 뺀치와 랜 테스터는 쓸 이유가 없었는데, 사실 뺀치는 선을 재활용 하지 않는 이상 필요 없고... 테스터기는...
이딴 상황이었거든요.. 오래되서 단자 헐거움 + 접촉불량으로 테스트 하려면 까다로움... 그래서...
귀찮으니 노트북 - 공유기로 직접 테스트 하는것으로 하였습니다. 어차피 이쪽 아울랫은 모양에 맞고 이쁜게 없어서 그냥 저거 그대로 쓰기로 했으니까요.
사실 이 작업을 마음 먹은건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뭐가 잘못 된 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방은 이상 없는데 오직 안방만 100Mbps로 연결되더라구요.
분명히 KT 기사가 오기 전에는 문제가 없었던 부분인데, 기사가 오고 나서 안방만 이런걸 보아서는 KT 기사가 인입선을 딸때 뭔가 잘못했었다... 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기존 아울랫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울렛 커버를 벗겨내야 합니다. 인테리어 용 아울렛들은 홈이 없는데, 이건 홈이 아주 잘 보입니다.
이걸 지랫대의 원래로 조심히 벗겨 냅니다. 인테리어 완료한지 3주도 아직 안 지났으니까요,,,
벗겨내면, 이제 아울렛을 제거하기 위해 십자 드라이버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여기 나사는 일자 드라이버도 가능하네요. 그대로 다 풀었습니다.
네트워크 깔아준 업자가 뭔가 테스트를 하려 했는지, 아니면 KT 업자가 작업해놓고 걍 박아둔건지, 여튼 정채를 알 수 없는 UTP, 심지어 캡까지 씌여 있는 찝힌 아이 하나와 인입선 하나, 그리고 아울렛이 나오게 됩니다.
인입선이 2pair로 연결되어 있네요. 왜 이렇게 해 둔건진 몰랐지만 작업 완료하고 중간 단자함 확인해보니 애초에 2pair로 연결되어 올라오는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니 일부러 연결 안 해 둔 거였군요..
(20년을 바라보는 아파트라 댁내 단자함 같은 건 없습니다. 대충 8세대 정도가 공용으로 쓰는 예전 삐삐선 단자함에 110블럭 추가로 달아논게 전부더라구요. )
인간적으로 찝혀져 있는 퀄리티가 어마무시무시합니다. 이건 KT쪽 기사가 범인인데, 캡도 안 씌워져 있고, 선도 끝부분 정리가 안되어 있네요. 애초에 캡도 여기꺼가 아닙니다. 어디 팔어먹은거지...
뭐 안한다고 안되는건 아니지만. 보통 작업할때 저런거는 깔끔하게 정리하도록 배웠었어서... 여튼 이렇게 결속되어 있는 선들을
우선 뺀치로 분리하였습니다만. 이대로 다시 달기에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
깔끔하게 새로 시작합니다.
피복을 벗겨내고 기존 아울랫이랑 한장.
꼬인거 풀어내고, 새 아울렛이랑 한장.
8p 모둘형 아울랫 에는 번호도 번호지만, 색깔별로 어디 꽃아야 할 지가 표기가 되어 있어서. 그냥 그대로 꼽으시면 됩니다.
선은 양 끝에서 적당히 당기면서 힘을 줘서 넣습니다.
피복 탈피기에는 이렇게 꼽을 수 있는 도구랑 같이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게 왜 있는지 몰랐는데, 110블럭 꽃으라고 있는 거더군요. 저것도 사실 110블럭의 딱 하나 버전이니 아울랫에 쓸 수 있습니다.
여튼 저렇게 딱 꼽으면..
깔끔하게 선이 들어간 것을 육안으로 확인 후.
벽에 다시 달기 전에!
이더넷에 연결합니다.... 근데 연결이 안되네요;;; ㅠㅠ
뭐가 문젠가 싶어 일단 다시 꼽았습니다..
연결 됬습니다... 근데 여전히 100Mbps네요.
이러면 관로 안의 선이 문제이거나, 공유기쪽 아울랫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튼 네트워크 정상적으로 붙는 거 확인했고, 속도 측정도 했는데 정확히 제가 가입했던 100Mbps 속도가 나오네요.
그렇게 버려질 줄 알았던 테스터기를 결국 쓰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잘 가져 왔네요.
잘 안되는 테스트기 억지로 붙혀서 써보니 2-3 에만 불이 들어옴. 애초에 4,5,7,8이 연결 자체가 안된것으로 확인.
일단 육안으로 보나 테스트 결과로 보나. 이쪽 결선 상태나 아울랫의 문제는 아닌것으로 확인. 선이야 한 박스 안에서 나왔던 랜선이니 불량일 리 없고.
그러면 반대쪽 아울랫 문제임에 확실할 겁니다.
다는 동안 혹시 선이 씹혔거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아울랫 커버를 씌우기 전 다시한번 테스트. 결과는 100mbps로 연결되는 것 외의 이상 없음.
그렇게 아울랫 커버를 붙입니다. 완성!
확실히 깔끔해졌습니다. 이래야 인테리어 한 것 같죠....
문제의 인입 + 각방 연결이 되는 거실 벽면 아울랫입니다. 이것도 사실 바꾸고 싶었는데, 같은 디자인으로 나오는 4구짜리 8p 모듈러 아울렛이 없습니다... 심지어 다른 디자인도 없고, 오직 저 몬생긴 제품만 있음...
여튼 가차없이 까 봅니다.
열자마자 충격과 공포를 봤습니다...
KT 기사님... 왜 이것만 이렇게 만들어두셨어요... ㅠㅠ
안방으로 들어가는 선을 2pair로 연결해 놨네요. 이러니 당연히 1gbps 연결이 안되죠.... 더군다나 다른거는 정상적으로 달아두셨는데, 이것만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선을 물도록 해두셨네요...
기존에 물린 선은 다시 빼기 어렵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니 대충 이렇게 새로 넣는 것만 안쪽으로 해서 넣도록 하고.
선을 눌러 끼운 다음
아까 앞에서 맞지도 않는 커버가 여기에서 쓴다는 것을 확인한 후, 끼웠습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 이상태로 연결했는데..
다행히 1Gbps로 연결이 되는군요.
그상태로 다시 벽면에 넣으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옛날 전화선만 있던 집에 UTP 케이블을 관로에 여러개씩 박아 넣었으니. 당연히 아울랫 하우스에는 선이 가득할 것이고... 아울렛이 잘 안들어가더라구요...
겨우겨우 박아넣었지만. 왠지 안에 선이 빠지거나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예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더넷이 붙지 않네요...
내부면 상관 없는데 하필이면 인입선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시 아울랫 꺼내서 일단 육안으로 보고. 다시 한번 꼭 끼워주고. 커버 제대로 씌워주고 다시 달아보니
드디어 인입도 정상적으로 들어오네요.
완료한 상태에서 마지막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안방은 100Mbps로 연결되던 곳인데, 1Gbps로 정상적으로 연결 잘 됨을 확인.
여기는 중간방인데, 원래부터 큰 문제 없었던 곳이라 문제없이 잘 연결됩니다.
여기가 작은방인데, 작은방은 관로 포설할때 선 여유분을 거히 놔두지 않아서 만드는데 애먹었습니다.
여기서 심지어 두번이나 실수해서 더 선이 짧아지게 되었지만. 어쨌거나 다행이 안정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이렇게 방 안에 이더넷 포트들을 인테리어에 맞게 모두 바꾸었습니다.
손재주가 없어서 실수 몇개 해서 큰일 날 뻔 했지만. 다행히 다 적절히 대처했습니다. (시간이 2시간 넘게 걸린건 비밀...)
괜히 마음이 편-안- 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