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목표를 세운 게 몇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올해는 키보드를 하나 만들어 보자는 겁니다.
사실 아무 생각 없이 매스드랍을 보다가, 괜찮아 보이는 60% 배열 PCB를 보는 바람에...
어쨌거나, 일단 목표를 세운 만큼 추진해 봅니다.
PCB는 스위치를 제외한 모든 소자가 다 붙어서 오는 반조립품인 만큼, 하우징, 스위치, 그리고 키캡만 구하면 됩니다.
매스드랍인 만큼, PCB 공동제작에 걸리는 시간이 좀 있는 관계로 대략 4월에나 받아볼 것으로 예상 중입니다.
어차피 그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하우징도 매스드랍에 넣어놨고, 나머지는 다른 곳을 찾아봅니다.
이왕 커스텀 키보드를 만드는 만큼, 최대한 좋은 부품으로 골라 보았습니다.
일단 PCB부터가 아주 좋은 평을 받는 / 비싼 물건인 만큼, 거기에 맞게 가자는 느낌으로 갑니다.
스위치는 PCB와 같은 곳에서 만든, 평이 좋은 스위치를 선택.
키캡은 알리에서 대강 골라 봅니다.
거두절미하고, 며칠 전에 스위치가 도착했고 오늘 키캡이 도착했습니다.
차마 다른 부품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기존 키보드에 키캡을 장착해서 사진을 찍어 봅니다.
꽤나 레트로한 색 조합입니다. 연한 회색 + 진한 회색.
밑에 깔린 키보드는 Vortex Pok3r RGB, 축은 체리 MX RGB 백축입니다.
PBT 재질에 염료승화인쇄로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장착 방식은 체리 MX 호환.
보통 이런 건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지만, 왠지 오늘만큼은 ESC 포인트가 끌립니다.
특이한 점은, 키캡의 옆모습이 특이합니다.
이걸 프로필이라고 하는데, 이 녀석은 XDA 프로필이라는 모양입니다. 뭐의 약자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특수 키캡 몇 개(F, J, 스페이스바)를 제외하면 다 같은 모양으로 높이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일반 체리 MX계열 기계식 키보드중에서는 정말 슬림한 편의 구성이 가능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이중사출 ABS 키캡은 소위 말하는 OEM, 표준 프로필이었는데 아직 적응이 잘 안 됩니다.
다만 쓰는 맛이 꽤 좋습니다. 손가락이 크게 높이를 바꾸지 않고도 사용하기 좋다는 느낌.
살짝 걱정한 부분은 LED 백라이트가 얼마나 잘 어울릴까 했는데, 생각보다 매우 잘 어울립니다.
굳이 글씨에 불 들어오는것보다 오히려 더 마음에 드는 것 같네요.
그리고 이쪽은 틸리오스 스위치입니다.
축이 틸 색상인 것을 제외하면 평범한 체리 MX RGB 카피처럼 보입니다.
껍데기는 게이트론사의 MX 호환 껍데기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리니어 방식이고, (아마 수작업이 아닐까 생각되는) 노하우를 통해 가장 공차가 딱 들어맞는 스템/하우징 조합,
스템이 흔들리는 걸 최소화하고 작동을 부드럽게 했다고 합니다. 대신 좀 비쌉니다. 체리 MX 정품에 비해도.
특이한 점은 구동점이나 최고점에서의 반발력이 아닌, 끝까지 꾹 눌렀을때의 반발력만을 제공합니다. 67cN.
뭐, 리니어 스위치인 만큼 반발력이 최고가 되는 부분이 끝까지 꾹 눌렀을때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체리 MX RGB 백축이 65cN이니까, 사실상 비슷한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이쪽은 완전히 조립을 끝내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아직 기판이랑 하우징이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기도 했고,
무엇보다 리니어 스위치 외길만 걸어온지 수 년째라 이번에는 택타일로 갔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음... 스위치가 좀 쌌으면 생각해 봤을 법 한데요. 아니면 아예 두 개를 만들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저도 언젠가 돈과 멘탈에 여유가 생긴다면 한번.. 츄릅츄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