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CD만 간간히 사 모으면서 대충 이어폰 끼면서 음악을 듣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생각하면 요즘 CDP를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싶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야 이 노래는 이걸로 들으면 좋다더라'하면서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음향 장비에 간단히 입문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산 게 기글에서 구매한 NW-A35와 오테 im70이었죠. im70이 그렇게 좋더라! 하는 리뷰를 여러 개 보고 덥썩 구매했습니다.
보통 그렇게 구매한 제품이 잘 안 맞아서 돈 버렸다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으니 후회하는데, 가장 비싼 것은 홈플러스에서 구매한 9,900원 짜리 소니 오픈형 이어폰이었으니 나쁠 것이 무엇이 있겠어요. 와 음질 좋다! 이러면서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또 여러 가지 청음해 본다고 청음샵을 가고... 사실 청음샵을 간 것은 좋은 일이긴 했습니다. 케이블 매칭이 거의 의미가 없는 것임을 매니저께 들었고, 고가 이어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족할 만한 소리가 중요하며, 남들 말이 이래도 자신이 다르게 느끼면 다른 것이라고요. 이어폰 헤드폰 관련 지식 말고도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사실 얄포를 착용해 본 후 사면 안 될 물건이라는 것을 깨달은 게 가장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청음샵에서 여러 가지를 배워도 거기에는 제가 원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거의 다 슈어, 소니, 오테 제품이었는데 슈어는 가수 목소리가 또렷한데 뭔가 답답하고, 소니는 좋긴 한데 가격이 너무 비싸고, 오테 제품은 좋기는 한데 왠지 부족했어요.
그렇게 해서 파이널 f시리즈라는 지뢰도 밟아 보고, 신렬 박사님의 역작(?)인 디락도 소리는 괜찮았지만 이압으로 바로 팔아치우고, 펜더, 인에어... 여러 개 사고 팔아 보았습니다. 뭐 답은 역시 '하이엔드로 최대한 오랫동안 존버하자'였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는 급식이죠. 그것도 현재진행형입니다.
bsk를 갔을 때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거기서 0.1님도 만나서 e888도 들어보고, 오디오 테크니카의 변태스러움도 새삼 확인해보고, 좋은 이어폰이랑 좋은 헤드폰 여럿 들어보았습니다. 그렇지만 10분동안 스피커를 청음한 기억이 가장 또렷하게 남았네요. 이래서 스피커 스피커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블프 때 아마존에서 jbl 306p를 살까 고민했죠. 결과는 돈이 없어서 실패.
말이 길었습니다. 어쩌구저쩌구 길게 경험을 풀었지만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은 하이엔드를 사고 싶은데,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149달러짜리 오디지 사인을 시키고도 자금이 없어서 헤드폰을 눈물을 머금고 내치는 어린 놈이 하이엔드는 무슨... 음향 기기에서 중급기 이상은 너무 높습니다.
그런데도 자꾸 이 정도면 비빌 만 한데?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이번에 가격 빼고는 잘 뽑힌 ier-m7,9 중에서 m7이 미개봉 54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정품 등록으로 사은품도 받는다면 거기에서 더 떨어지죠. 저랑은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m9도 정가 170짜리가 미개봉 97에 나돌더군요.
자꾸 자신을 되돌아봐야하는데 2달만 존버하면.. 이러면서 헛된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플레뉴m2로 자신을 타협해야하는데, 리시버는 사인 올 때까지도 거지여서 중국제 9,900짜리 오픈형 이어폰을 쓰고 있습니다. 참 훌륭한 밸런스에요.
이제는 말하고자 하는 결론도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었네요. 그냥 넋두리가 되었습니다. 모르겠다 m7 가격이나 더 떨어져라ㅏㅏㅏㅏ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