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는 굉장히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굉장히 작은 크기에, 괜찮은 (그중 몇몇은 배터리 소모가 큰) 기능을 집어넣으면서 배터리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재 스마트워치 대부분을 보면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지랄발광' 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그림이나 텍스트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는 그다지 많은 그래픽과 연산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Android Wear 에는 Ambient 모드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화면을 손으로 덮으면, 발기가 어두워지고 화면이 모두 흑백으로 전환된 뒤 그래픽이 저하됩니다. 배터리를 아끼기 위한 꼼수죠.
거기서, 일부 모델은 꼼수를 더 씁니다.
블랙베리를 쓰기 전까지는 열심히 사용하던 Sony Smartwatch 3입니다.
제 껀 실리콘 밴드라, 줄이 끊어졌는데 구매하기도 귀찮고... 나중에 블랙베리 키투를 산다면 소니에 연락해서 Hi-Res Audio 스티커와 함께 주문해야 되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 모델을 선택한 이유이긴 한데, 여기에는 Transflective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습니다. 이게 무엇인고 하니, 백라이트로도 작동하지만 반사판도 달려있어서 주변의 빛으로도 작동합니다. 즉 백라이트가 꺼져도 빛 밑에서는 굉장히 잘 보입니다.
Ambient Mode를 작동하게 되면, 이 모델은 단순히 밝기를 최하로 줄이는 걸 넘어 백라이트를 아예 끕니다. 그래도 반사판 덕택에 좋은 빛 환경 밑에서는 Ambient Mode의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강력한 빛 밑에서는 흑백만 보인다지만 상관 없죠. 이게 무슨 미디어 플레이어도 아니고 Ambient Mode 에서는 어차피 흑백이니까.
근데 이것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실제로 Sony Smartwatch 3 역시 배터리 타임이 길지 않습니다. 하루 - 2틀 정도면 꺼지네요.
G-Shock 으로 유명한 casio 도 드디어 스마트워치를 만듭니다.
Casio는 한때 Pro Trek이나 E-Data Bank(국내에는 정식수입이 되지 않음) 시리즈 등에 Duplex LCD 구조를 적용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두개의 레이아웃을 표시하는 기술입니다.
이제 이걸 스마트워치 액정에 적용하여
이런 식으로 구현하게 됩니다. LCD가 두 층으로 쌓여져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 디지털 시계는 시간과 기압 고도 나침반 만을 디지털로 표현하게 되 있는 Segment LCD 이며 반사광으로만 작동합니다.
그리고 아래? 위? 층의 LCD는 Android Wear가 수행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백라이트로 작동합니다.
The dual-layer face features overlapping monochrome and color LCDs.
The monochrome LCD shows the time clearly, even in direct sunlight,
while the color LCD displays measurement information and apps in richly expressive color.
Using the two displays separately assures excellent visibility all the time.
And the ability to choose between two display styles depending
on the circumstances assures optimal use in any situation.
[출처 : https://wsd.casio.com/us/en/usability/display/]
자세한 내용은 아무래도 특허 같은 건지 뭔지 해서 안 알려주네요. 구글을 뒤져도 더 자세한 내용은 없습니다.
참 신기한 기술인데... 원리를 알고싶습니다.
근데 이거와 비슷하면서 더 좋아보이는 물건이 하나 나왔습니다.
바로 TicWatch 인데,
이렇게 LCD가 있고, 그 밑층에
이런 식으로 표시가 됩니다.
얘는 AMOLED로 되어 있으며 제조사가 그 원리를 명시해 주더군요
https://www.mobvoi.com/asia/pages/ticwatchpro
AW의 기능을 수행하는 AMOLED가 밑층에 LCD가 윗층에 위치한다네요.
아마도 LCD는 '검정색으로 보일 때 투명하고, 회색? 으로 보일때 불투명' 하게 작동하고 AMOLED를 꺼 놓으면 투명한 부분이 검정색으로 보이므로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일시적인 백라이트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리고 요즘 욕을 많이 처먹는 그것.
스마트워치 위에 실제 시, 분침이 있습니다.
나침반도 되고, 저 시 분침이 직접 움직여서 나침반의 Orientation을 표시해 줍니다. 또한 윗 버튼을 길게 누르면 시분침을 3시 15분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화면을 가리는 문제를 없애줍니다.
우선,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아날로그 침'이 적용된다면, 무브먼트가 '시침 분침이 따로 움직이는 무브먼트' 인지, '시분침이 기계적으로 같이 움직이는 무브먼트' 인지가 관건이죠.
전자라면 가격은 비싸지만 자유자재의 움직임이 가능하죠. 후자라면 그 반대. 근데 나침반을 작동한다는 걸 봐서는 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Hand Set이 가능한지도 관건이죠. 시계를 차고 움직이다 보면 침이 충격을 받아 제자리를 벗어나는데 그걸 보정해 줘야죠. Casio의 전자식 아날로그 무브먼트 탑재 모델들은 '모두' 그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얘는 UI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일 것 같네요.
아날로그 시분침이 화면을 가리더라도 정보 표시에 불편함을 주지 않는 LG의 UI가 개발된다면 아마도 꽤 쓸만할 물건인 것 같습니다.
Casio 의 Twincept 라는 기술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시계. 문제의 LG 시계와 비슷해 보입니다. LCD의 방식만 빼면요.
Twincept는 이 모델을 포함하여 Pro trek 등 다양한 모델이 만들어졌습니다.
저 시계에도 마찬가지로 버튼을 길게 누르면 한쪽으로 시 분침이 이동합니다. 이동하는 위치는 제품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UI를 가리지 않는 부분' 으로 이동합니다. 제조사에서 디자인 시 시분침의 존재를 고려하여 의도적으로 디자인한 것 같네요.
LG W7 워치도 마찬가지 입니다. 3시 15분 부분에 아무것도 두지 않아서 UI를 표현하는데 문제가 없게 설계한 뒤에, 만약 불편하면 버튼을 눌러서 그쪽으로 이동하도록 하면 정보 표시창에는 아무것도 방해가 없으니까 좋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추가되는 문제는, '표준적인 ui 디자인을 따르지 않아서 개발 및 사용상 문제 발생' 이죠. 일반적으로 스마트워치들은 저런 방해물이 없는 것을 상정하고 디자인하며 워치페이스도 마찬가지로 개발되는데, 저기 시분침 방해물이 있다면 표준 방식을 따라 만들어진 앱 사용에 문제가 생기며 구글 플레이에 있는 수많은 워치페이스를 적용하기도 힘들어질겁니다.
하여튼 LG는 틀림없이 의도가 좋았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활용성은 Transflective LCD가 Dual LCD보다 훠얼씬 나은데, 아무래도 Dual LCD가 더 고등한 기술인것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