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igglehd.com/gg/bbs/3500502
여기에 이런 피자를 먹는 번개하자는 요청글이 있었지만
https://gigglehd.com/gg/bbs/3475114
여기서 커피먹자는 글을 올렸었죠.
아무도 안 왔지만... OTL....
슬퍼서 과연 피자를 먹으러 좀 더 가서 기글러를 만날까, 안 만날까 고민했습니다만...
역시 피자보단 커피지! 하면서 원래 계획대로 이디야 랩에 커피를 먹으러 갔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쪼잔하게
"커피 이야기를 신나게 할때는 언제고, 아무도 안 오다니. 흥칫뿡.
혼자가서 맛있게 먹고 신나게 자랑해서 부럽다고 느끼게 해야지" 하는
꿍꿍이를 품고 사진을 좀 찍어왔습니다.
논현동에 있는 이디야 랩입니다.
이디야 커피의 본사죠.
사실 건물은 굉장히 센스있고 멋있는데, 하필이면 바로 옆에 주유소가 있어서... 주유소 각도에서 보면 셀프 주유소 페인트가 멋있음을 와장창 깎아먹네요(....)
학동역과 언주역 중간쯤의 논현 고개에 있습니다.
언덕지형의 거의 꼭대기라서, 갈때는 지하철보단 버스타고, 언덕꼭대기에서 내리면 버스 정거장 코앞에 있습니다.
저는 잠실역에서 3412번 버스 타고 왔네요.
건물의 1,2층은 커피샵이고, 그 윗층부터는 직원만 들어갈수 있는 본사 건물입니다. 굉장히 큰 커피샵이죠
.
이런 입구인데, 가까이 가면 직원이 직접 열어줍니다. 항상 문여는 직원만 1명 대기중입니다(...)
들어가면 좌측에 시음해볼수 있는 커피 시음 바 같은게 있습니다.
원두
이런 녀석들입니다.
반대방향에는 로스팅에 쓰이는 기구들이 있습니다.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을 파는 곳입니다.
베이커리 섹션입니다. 빵 종류도 꽤 잘나오는 편.
여기도 베이커리 입니다.
여기는 케익 부분입니다. 꽤 종류가 많죠. 조각케익.....? 이라고 말하기엔 그냥 소형 1인용 간식 케이크입니다만 그런것도 꽤 잘나온편입니다.
메뉴입니다. 이것저것 많고, 에스프레소 원두도 일반 이디야랑 다른 블렌딩 원두 구성이고, 에스프레소 머신도 가장 좋고 비싸다는 빅토리아 아두이노의 블랙 이글을 쓰니 일반 이디야 커피랑 차별화된 에스프레소가 내려오지만 사실 여기에선 에스프레소보다는 Brewing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간다는 느낌입니다.
메뉴는 대충 이렇습니다.
브루잉 커피는 총 5~6종으로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워시드 방식)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네츄럴
콜롬비아 수단 루메 허니
과테말라 엘 소코로 자바
에콰도르 파파야 블로케
콰테말라 C.O.E. 라 플로리다
입니다.
하지만 역시 제일 유명한 녀석이자 제일 비싼 녀석은 파나마 게이샤죠...
한잔에 1만원이지만, 사실 원두값을 생각하면 보통 파나마 게이샤는 더 비쌉니다...
2만원 받는곳도 있다고 합니다...
그럴만 한것이, 원두만 따로 인터넷에서 주문하면 200g 주문하면 한 7만원 받아요.
이디야 랩같은 경우 한잔 내릴때 20g쓴답니다. 개인이 원두 주문해서 내리면
원두값 7천원 꼴이라는거니 1만원이면 전혀 비싼게 아니죠(...)
물론 대량으로 구입하면 더 싸게 받기야 하겠지만요.
커피 종류와 그 특성에 대해서 적힌 카드입니다. 주문하면 스타벅스 리저브처럼 한장 뽑아주죠.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네츄럴입니다.
둘 다 마셔봤는데 워시드보다 네츄럴이 파나마 게이샤 특유의 산미와 특색을 더 잘 살린다는 느낌이라 네츄럴을 선호합니다.
카드 밑에는 아로마/산미/단맛/바디감/쓴맛의 정도가 표기되어있습니다.
파나마 게이샤의 경우엔 아로마/산미/단맛은 Max, 바디감은 적은편이고, 쓴맛은 바닥입니다.
내리는 방식은 케멕스. 필터 종이도 한장에 200원 꼴 한다는 드립방식치곤 비싼 녀석이죠.
내리는김에 주변을 좀 찍었습니다.
원두를 갈고 향을 맡아보라고 이렇게 잠시 넘겨줍니다.
내린뒤에 모카맛 에클레어랑 같이 먹었습니다.
저는 파나마 게이샤를 먹을땐 케멕스로 아이스로 내리는 방식을 선호하는데요.
일단, 드립 방식중에서도 케멕스로 내리면 물내려오는 구멍이 커서 비교적 빨리 물이 밑으로 내려오는 편인데요. 빠르게 내려올수록 쓴맛이 덜 추출됩니다. 여기에 아이스로 먹으면 아무래도 얼음과 다소 희석되는감도 있다보니 쓴맛이 더 적어집니다.
커피 특유의 쓴맛을 덜 추출한다는 말은, 상대적으로 다른 맛이 강조되게 느껴진다는 맛입니다. 게이샤의 경우엔 가장 강렬한 특색이 그 산미와 특유의 향이 매력포인트로 알려져있는데 이렇게 먹으면 산미 특색이 아주 잘 살아나게 되죠. 또한 케멕스는 특유의 향을 잘 살리는 드립방식이므로 향도 잘 살아나서 아주 맛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아이스로 마시면 빨대 꼽아서 먹기 마련이고, 그게 편합니다. 특히 유리잔에 담아 마실경우엔 유리잔 주변에 수분이 물방울이 되어서 내려오다보니 빨대없이 먹자니 컵을 그만큼 입에 가까이 가져대야하다보니 미끌거려서 더 불편한데요. 그래도 빨대없이 후루룩하고 마십시다. 커피 특유의 향을 가장 잘 잘아나게 즐기는 방법은 충분한 공기랑 같이 흡입하며 마시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빨대로 마시면 그런게 덜하기 때문에 컵에 입을 대면서 후루룩소리가 날정도로 공기랑 같이 마시는게 좋습니다.
커피 맛은.... 음. 당연히 매우 맛있어요, 조금씩 마시면 커피스러운 이미지랑 달리 전혀 쓴맛이 안나는 수준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커피 특유의 산미는 인기가 없는편인데요. 게이샤의 경우엔 쓴맛이 거의 없게, 바디감도 약하게 다가오다보니 커피 특유의 산미가 다른 스페셜티 커피랑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짧게 말하면 아주 맛있어요.
커피 특유의 단맛은 과일이나 설탕쳐서 내는 단맛과는 전혀 다른 단맛인데, 덕분에 과일과 흡사한 산미가 과일 특유의 단맛이 없이 아주 깔끔하게 입안을 맴돕니다. 카드의 묘사에 의하면 복숭아의 단맛과 파인애플의 과즙이 터지는 듯한 쥬시한 텍스쳐라는데... 음... 저는 좀 오렌지/살구 같은 산미를 느낍니다. 사실 이런 묘사는 정확하진 않아요. 마셔봐야지 아실수 있을겁니다.
'호로록 짭짭 역시 파나마 게이샤는 맛있네 역시 커피 마시러 오길 잘했어.' 하면서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쯤
다른 바리스타 분이 주문하지 않은 커피를 조금 가져오시더니 사이펀방식으로 커피를 내리시더라구요.
그러더니 약간 저한테 서비스로 나눠주시면 조그만 잔에 담아주시더라구요.
뭐냐고 물어봤는데, 리베리카 커피랍니다.
https://gigglehd.com/gg/bbs/3470365
여기서 나오는, 로부스타, 아라비카 이외의 종인 리베리카요.
리베리카 커피는 굉장히 생산량이 적고 품질이 안정되지 않아서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품종이고, 매장에서 취급하는 녀석도 아닌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직원분이 바리스타 대회에 출전했을때 사용한, 소량 준비한 커피가 남아서 이렇게 다른 직원들이나 일부 손님들에게 나눠드린답니다.
리베리카 커피는 저도 말로만 들었지 처음 먹어봤는데, 바리스타 대회에 가져올만큼 선별한 원두라 그런지, 전혀 하품이라는데 동의할수 없을만한 느낌이었습니다. 콜롬비아쪽 원두라나...? 리베리카라는 소리를 듣기전에 원산지를 들어서 별로 기대를 않고 대충 들어서 원산지는 잘 기억에 안 남은뒤에 "어 맛있네? 리베리카라구요?!" 해서 반쯤 까먹어서 원산지는 정확한지 모르겠네요.
위의 파나마 게이샤랑 어떠한 의미에선 흡사했습니다.
쓴맛이 없다시피하고(쓴맛이 강해지는 사이펀으로 내렸는데!!), 나름 산미는 꽤 있었다는 면에서요. 다만 향미와 나머지 맛은 전혀 달랐는데, 굉장히 독특했습니다. 굳이 그나마 흡사한 걸 찾으라면 대추향 비슷한 향이 났는데(저 대추 싫어합니다.), 팔면 당장 한잔 더 사먹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한번 더 생각했죠 '역시 피자보단 커피야. 피자 포기하고 와서 그 먹기 힘들다는 리베리카, 그것도 대회에 나올정도로 선별된 고급품을 마시게 됬잖아?'
순식간에 바닥을 들어내더라구요. 홀짝 홀짝.
근데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나서 그런지, 아니면 미각이 리베리카 커피를 마시고 나서 다시 마셔서 그런지 파나마 게이샤의 산미 프로필이 확 바뀌더라구요. 같은 커피지만 두가지 다른 면모를 즐긴 셈이죠.
사진의 중앙 상단에 있는 광고판?에 나오신 바리스타 분이셨습니다. 대회사진일까요? 잘 모르겠네요. 팔에 문신하신, 광고판의 앞쪽 분입니다.
저한테 파나마 게이샤 내려주신 직원분은 다른 주문받고 사이펀 커피를 4잔씩 내리시는 중인걸 찍었습니다.
한잔 마시고 아쉬워서 커피값이 비싸지만
돌아올때 Take Out 용으로 파나마 게이샤 네츄럴 한잔 더 주문했습니다.
이번엔 리베리카 커피 주신 바리스타분이 내려주시네요.
사실 다른 원두로 주문할까도 고민했지만 역시나 파나마 게이샤 네츄럴이 너무 맛있고... 몇번 왔을때 다른 원두도 이미 한번씩 다 먹어봐서(...) 그리고 직원분한테 혹시 오늘 상태 가장 나은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게이샤 네츄럴을 또 밀어주시길래....
이번엔 케멕스가 아니라 하리오로... 이동할때 빠르게 못마신다고 하니까 얼음이 녹아서 희석되더라도 좀 맛있게 마시기 위해서 이번엔 조금 짙게 내려주셨습니다.
한 두, 세시간 있다가 이거 받고 나왔습니다. 조금 짙어서 쓴맛이 살짝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산미의 프로필도 다르게 다가오네요. 한종류의 커피 원두로 3가지 다른 맛을 즐긴셈이네요. 케맥스로 내린 첫 커피는 그냥 마시고, 다른 커피 마시고 약간 다른 맛을 느끼고, 마지막으론 조금 다르게 내려서 마시고 좋았어요.
역시 피자보단 커피죠.
그래도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게이샤 원두값이 많이 현실화되었네요. 국내 처음 들어왔을떼 무려 14~18까지 했던 녀석인데
파나마 게이샤 에스메랄다라고 알고 있는데 어느게 맞는건지 모르겠네요.
안 모인 이유가 혹시 커피 이야기나 마시는 거는 좋아도 자기 맛에 맞게 뽑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경우는 커피숍가서도 커피를 잘 안마시게 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