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애플 이벤트에서 "교육용 시장을 공략하겠다!" 하고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물건은 바로 아이패드 6세대입니다. 전작인 5세대가 특별한 발표 이벤트 없이 그냥 보도자료 하나 띡 내놓고 나왔는데 말이죠.
(발로 찍은 사진 죄송합니다 새로 찍기 귀찮아서 재활용을;)
사실 외관은 굳이 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에어1, 5세대랑 정말 똑같거든요, 물론 에어1에는 화면 회전 토글키가 있었으니 오히려 퇴보인 건가? 싶기도 하고, 800만 화소 카메라도 같고, 통통거리는 화면도 똑같고 배터리 모델명에 심지어 무게 또한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ifixit에서 분해기가 올라왔을때 기판을 까봐야 뭐가 차이가 날정도로 에어1과 그리고 5세대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외관을 보셨으면 하나를 잡고 더 자세히 봅시다. 디스플레이를 봅니다. 맨 위 사진에도 나와있다시피 반사방지 코팅이 안되어있습니다. 액정 밝기가 유의미하게 밝아지긴 했으나 아무리 밝기가 밝아봤자 태양광 반사는 못이깁니다.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형광등에서도 반사가 저리 심하니, 침대에 기대서 형광등을 안받기 위해 요상한 자세로 하다가 결국은 불을 끄게 만들더군요.
라미네이팅 처리가 안되어있어 통통 튀는것까지 똑같습니다. 에어2나 또는 이러한 처리가 된 다른 패드에서 넘어온다면 꽤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솔직히 좀 싼티가 나는 부분입니다.
반면에 디스플레이 품질은 상당히 좋습니다. 너무 퍼렇지도 않고, 또 누렇지도 않습니다. 미니2에 들어간 구린 물빠진 색감 따위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니, 눈에 보이는게 다 그대로면 대체 구세대와 이 놈과의 차이점이 뭘까, 바로 성능과 애플펜슬 지원입니다.
A10 Fusion 칩셋은 아이폰7에 이미 탑재되었고 성능 또한 검증되었습니다. 커다란 면적덕에 클럭 유지력이 매우 좋아져 CPU/GPU 벤치마크를 10번 연속 돌리더라도 성능 하락이 거의 없습니다.
강력한 CPU, GPU 성능덕에 컨텐츠 소비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게임이 잘 돌아간다는 거죠, 4K 영상편집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램 2기가를 넣은 건 약간 미스라고 생각하는게, 업데이트 하면 나중엔 아이폰 6 꼴 날거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이미 iOS11에서 가용메모리가 10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거든요.
교육용 교육용 하면서 냈으니 애플펜슬도 보고 갑니다.
결론은 나쁘지 않습니다. 프로에 비하면 딜레이가 있긴 하지만 걔는 그 딜레이만큼 가격차이가 두배나니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라미네이팅 처리가 안된 것 때문에 펜이 닿는 느낌이 이상합니다. 프로처럼 화면 위에 펜촉이 달라붙는 느낌이 들질 않더군요. 이걸 사서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려봐야겠다라고 하시면 필기할때도 이상한데 그림 그리시려면 꽤나 많은 인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의 필기 정도는 문제없이 적당하고 좋습니다. 교육용에 딱 부합하는군요.
아직 iOS12는 올리지 않아 정확한 화면 켜짐 시간을 알 수는 없으나 하루종일 게임을 해도 배터리가 버텨줍니다.
크기와 무게가 두꺼운 만큼 배터리가 줄질 않았기 때문에 얻은 엄청난 사용시간입니다.
저는 6세대를 CRT모니터가 달린 오래된 컴퓨터에 본체만 최신형으로 갈아끼운 느낌이라 생각합니다.
에어1과 놀랍도록 똑같은 외관, 밖에서 들고 다니기에 약간 부담이 가는 무게부터 반사 심하고 통통튀는 디스플레이.
성능과 애플펜슬 하나만큼은 이 가격대에?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괜찮지만 그거 제외하면 영.
5세대가 뭔가 2프로 부족한 느낌을 줬다면(스터터링 이슈, 아무때나 시리야 안됨같은 소프트웨어적 제한) 6세대는 어느정도 채워는 놨습니다만 원가절감이 슬슬 지나칩니다. 맛있는 반찬도 계속 먹으면 물리는 법이니까요.
다음세대는 에어2의 외형을 활용해서 좀더 개선된 모습으로 보고 싶습니다.
조금 부담이 덜가는 무게, 단단한 디스플레이에 A11을 박아넣은 7세대라면 6세대보다 가격이 올라도 살 메리트가 충분할 것 같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들고 다니면서 무게와 디스플레이에 꽤 불만을 가졌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어차피 위와 같은 조건을 가진 아이패드 저가형이 나오더라도 프로를 팀킬 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사 스테레오와는 다른 4개의 스피커, 트루톤 디스플레이에 120Hz, 그리고 그 모든 걸 뒷받침 해주는 엄청난 성능의 AP까지, 이걸 어떻게 따라잡을까요?
필력 후달리는 글 읽으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야밤에 쓰다보니 글이 상태가 영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