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카메라 연사와는 담 쌓고 사는 사람입니다. 스포츠 경기나 액티비티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다보니 연사를 쓸 일이 별로 없거든요.
물론 연사 자체를 쓰긴 합니다. 이 사진도 앞뒤로 한 10장 정도 찍어서 한장 건진거에요. 사실 제가 각잡고 찍어서 올리는 고양이 사진의 태반이 다 그렇습니다. 일단 촉이 왔다 싶으면 무식하게 찍어요. 마음에 드는 게 나올 때까지.
스티브 맥커리도 '푸른 눈의 아프간 소녀' 한장 찍으려고 필름 한 롤은 다 썼던데(B컷 시트를 주룩 나열한걸 봤어요) 연사 자체를 나쁘게 볼 것도 없고, 연사해서 잘 나온거 하나를 고르는 게 이상할 것도 없죠.
근데 이런 용도의 연사는 그렇게까지 빠를 필요는 없고, 표정의 미묘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몇 장 찍으면 되다보니, 연사 속도가 지극히 느린 바디를 써도 별로 아쉬울 일은 없었는데.디스플레이 인풋랙 확인 사진을 찍을 때 아쉽더군요.
인풋랙은 촤라라라락 찍어서 그 딜레이를 보는 거니까 연사가 중요하거든요. K-5가 7장/초니까 대충 아쉬운대로 쓰다가 렌즈 수리를 보내서 a7을 꺼냈는데 이건 5장/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포장해둔 a6000을 꺼냈더니 두배로 빨라졌어요. 10장/초.
솔직히 영양가 없는 풀프레임과 OVF에 대한 고집을 포기하고 a7과 K-5를 내려놓고. 만만하고 무난하고 스펙 괜찮으면서 저렴하기까지 한 a6000만 남기는 게 가장 효율적인 선택임엔 틀림 없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네요.
그렇다고 제가 쓸 카메라로 3대를 굴리는 건 또 아닌것 같고. a7s나 a7 II로 간다고 해도 연사 속도는 해결이 안되고 말이죠. a7은 몇장이나 찍었다고 또 심드렁해진 상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