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입니다.
Amd의 첫 apu라는 감성넘치는 시스템에 탄복하고 기글장터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호화로운 개조제온 시스템을 들여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 때입니까. 2018년입니다.
평범한 컨덴서는 진작에 배가 나와 퇴임할 때지요.
컨덴서를 간다는 선택지도 있습니다만, 이미 내장그래픽 칩셋마저 망가진 보드에게 무얼 더 기대할 순 없을 것 같아 새 보드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애프터케어 서비스로
어니언맛 완충제와 새우밀가루 반죽이 섞인 완충제를 보내주신 고마운 회원님이 계십니다.
메인 품목은 무려 괴기바이트의 ep45-ed3r과 댤투 2긱 2개.
본래는 알리에서 주문한 것이 오면 마저 조립하려 했지만 그 때 되면 학기가 시작되어 엄청 바쁠 게 뻔하니 일단 지금 손을 대기로 했습니다.
낄댄님이 하사하신 sasye 사의 008ㄱ모델 케이스입니다.
Ep45-ed3r은 atx 사이즈이기 때문에 장만한지 얼마 안된 rtx 규격의 케이스, 대양 rich 3.0은 008ㄱ가 잠시 박혀있던 구석에 박힐 예정입니다.
자. 박스를 뜯읍시다
아직 박스도 개봉하지 않았읍니다. 죄송합니다 낄댄님 엉엉 제가 기글을 하느라 미처 시간이..
아아, 이 거대한 사이즈란. 책상 아래 컴퓨터 공간에 잘 들어갔으면 좋겠군요. 안들어가면 큰일납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옆 면. 제 무릎도 보조출연했군요.
먼지필터와 흰색 라인이 아름답습니다.
오디오 in-out line과 usb 2.0 두개, usb3.0 한개, 타입c 포트(막힌)이 하나 있습니다.
반대편. 전원버튼과, 생각보다 큰 크기의 리셋버튼, 유휴상태 알람등, 아마 쿨러의 세기를 조절할 조작부가 달려 있습니다.
전면부 1.
전면부 2.
든든하게 무거운 메탈느낌의 도료가 묻힌 실제 금속 표면은, 착실하게 스티로폼을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전자기력의 힘이지요? 아니던가.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측면과 후면은 생략하고 바로 측면 강화유리 부분의 비닐을 떼버리겠습니다.
아아 이 순간은 언제나 좋습니다. 전자기기의 비닐을 뜯는 그 느낌이란.
비닐 자국이 남았나 했더니 안쪽에도 비닐이 붙어있군요. 이미지는 생략.
정면 기준 우측면의 금속면은 상단 2개의 나사로 고정되어 있지만, 좌측의 강화유리면은 하단까지 합해 4개의 나사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눈짐작으로 보건대 1cm의 반이 좀 안되니 4mm 두께로군요.
깨질라 겁납니다. 흑. 부디 안깨먹길 빌며 마저 내부를 보면 내부까지 검은 도장으로 잘 칠해져 있습니다. 견고함이 물씬 느껴지네요.
본 조립기는 케이스 수령기(메인)도 겸하고 있기에 나름 자세히 쓸 생각이지만 슬슬 다른 부품들이 필요할 때이지요.
3R 시스템, 속칭 삼알의 L800 제품은 배송비를 합치면 대략 8만원에 구할 수 있는 케이스입니다. L1100같은 제품도 있기에 최상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상위의 제품이지요.
사실 본 시스템에서 가장 비싼 물건입니다.
우리는 흔히들 컴퓨터를 생각하면 Cpu라는 중앙연산처리장치. 그걸 장착할 메인보드, 화면 출력과 기타 복잡한 연산을 담당할 Gpu, 스토리지인 Ram과ssd/Hdd, 마지막으로 파워 서플라이를 연상하곤 합니다.
뭐. 맞습니다. 저것만 있어도 컴퓨터의 기능은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보기 흉해지겠고, 공간상의 문제도 생기며, 잠시간의 위치 이동에도 끔찍한 고통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 모든 것들이 우겨넣어질 든든한 격벽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컴퓨터의 케이스입니다. 본 제품과 동일한 회사의 J210 같은 기본기 충실한 가성비 제품도 좋습니다. 단지 위에서 말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로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허나 지금은 감성의 시대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마저도 감성이 있으면 좋다구나 하는 마당에, 컴퓨터의 케이스는 내부 부품들과 달리 바로 보이는 존재입니다. 싸구려틱한 플라스틱 덩어리보단 든든한 철제 외관이 나아보이겠고, 취향에 따라 불빛이 반짝이는 Led가 있으면 좋겠고, 본디 보이지 않았던 내부의 감성마저 보고자 일부 면을 유리나 아크릴로 만들어 투과성을 더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L800이라는 케이스는 실속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성을 챙긴 10년지기가 될 것입니다.
미안해 대양케이스 하지만 넌 좀 그래...
허면 다음엔 이 케이스에 무언갈 넣어야 겠지요.
네이버 카페 '저장장치 사용자 모임'에서 이벤트로 받은 fsp의 500w atx 규격 파워입니다.
80plus 브론즈 인증을 받았고, 88퍼센트의 최대 에너지 효율을 가지며, 5년 보증과 인텔 cpu와 뭔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 파워는 순수 이벤트로 받았으며, 파워 유통사와도 파워 제작사와도 심지언 카페와도 어떠한 이해관계로도 얽혀있지 않으니 더 쓸 거리가 없습니다.
수령한지 근 3개월만에 이 녀석도 비닐을 뜯는군요. 아. 정말 긴 기다림이었습니다.
모두 다함께 외쳐요 학★살
...
...
...
원래 이 주문을 외치면 다 조립된 컴퓨터가 등장해야 하지만 제 컴맹력이 낮아 그러진 못했습니다.
파워 낑겨넣는데 10분 넘게 걸린 듯.
예쁘게 거꾸로 박혔습니다. 설마 거꾸로 넣은건가 했는데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나봐요. →정정합니다. 유리 쪽(반대쪽)에서 보니 정자로 적혀있습니다.
파워를 넣었으니 이제 메인보드를 넣어야 겠죠?
아....
아. 아.
깜빡했다.
알리에서 주문한 물건이 오면 조립하려는 이유를 깜빡했습니다.
저, 써멀구리스가 없어요.
딱히 없어도 문제는 되지 않지만 그래도 있으면 좋잖습니까.
주문한 게 언제 오더라.
여튼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See you anon, dears.
아. 이거 정리하고 자야 되죠. 하. 하하하.. 하하하... 내일도 2시간 일찍 출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