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온 베가 그래픽을 탑재한 라이젠 데스크탑이 나온지도 대충 일주일. 코드네임 레이븐 릿지를 쓰는 이 APU가 어떤 성능을 내는지는 어느 정도 알려진 듯 합니다만, 아직 궁금증이 남아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것도 다 라이젠 5 2400G, 라이젠 3 2200G가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소리겠지요. 그래서 설 연휴 동안 몇 가지 추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작동 환경
흔히들 레이븐 릿지라고 부르는 Ryzen™ Desktop Processors with Radeon™ Vega Graphics, 라이젠 2200G, 2400G를 쓰기 위해선 그리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AM4 메인보드와, 거기에 장착할 부품이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새로운 CPU가 늘 그렇듯, 메인보드 바이오스를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사진은 MSI B350M 박격포 아틱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다운로드 페이지입니다. 레이븐 릿지 CPU 지원을 위한 AGESA 코드 1.1.0.1 지원 추가가 명시됐습니다. 지금은 모든 메인보드 제조사가 레이븐 릿지를 지원하는 바이오스를 내놓았으니,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업데이트하면 됩니다.
ASROCK : https://www.asrock.com/support/index.asp?cat=BIOS
GIGABYTE : http://www.gigabyte.kr/Support/Motherboard
ASUS : https://www.asus.com/kr/support/
MSI : https://kr.msi.com/support/
BIOSTAR : http://www.biostar.com.tw/app/en/support/download.php
ECS : http://www.ecs.com.tw/ECSWebSite/Downloads/Downloads_list.aspx?Menuid=189&LanID=0
다만 메인보드에 바이오스를 업데이트하기 위해선 기존의 라이젠 프로세서가 필요합니다. 라이젠 3 2200G, 라이젠 5 2400G로 라이젠에 입문하는 분들에겐 여분의 CPU가 있을 리 없겠지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메인보드를 구입해서 바로 A/S 센터를 방문해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레이븐 릿지를 지원하는 바이오스를 입힌 메인보드가 나올 것입니다. 그 전까지는 이런 방법을 써야겠지요. 4월에 피나클 릿지의 2세대 라이젠이 나오면 그때 또 새 바이오스를 씌워서 출고해야 하니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참 귀찮겠네요. 스펙터/멜트다운 패치 때문에라도 새 바이오스를 입혀서 내놓긴 해야겠지만.
그리고 윈도우가 있습니다. 최신 제품답게 구형 버전의 운영체제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윈도우 10 RS3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 1709 64비트 버전을 싸용해야 합니다. 윈도우 10 사용자분들은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시고, 아직도 윈도우 10이 아니라면 이번 기회에 업그레이드하세요.
바이오스는 AMD 베가 그래픽카드를 위한 드라이버가 아니라 APU를 위해 만든 전용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합니다. 아래 링크의 릴리즈 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support.amd.com/en-us/kb-articles/Pages/Radeon-Software-for-Ryzen-Desktop-Processors-with-Radeon-Vega-Graphics-Release-Notes.aspx
그리고 블루스크린이 있습니다. 사용하는 족족 블루스크린을 뿜어내는 심각한 하자가 있는 프로세서라는 건 아닙니다. 그런 프로세서는 심각한 보안 문제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대로 출시를 강행하는 옆동네 제품에서나 찾아볼 수 있겠지요.
3DMark는 퓨처마크의 SystemInfo가 구형 버전일 때, GPU-Z는 2.5.0 다음에 나온 버전에서 블루스크린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SystemInfo는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GPU-Z는 2.5.0 버전을 사용하면 당장 문제는 없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입니다.
이것 외에 블루스크린이나 작동이 불안정한 경우는 테스트 동안 보지 못했습니다.
플루이드 모션
플루이드 모션은 AMD 그래픽카드의 자랑이었습니다. 이제는 AMD APU의 자랑이라고 해도 됩니다. 라이젠 5 2400G와 라이젠 3 2200G는 플루이드 모션을 지원하거든요. 플루이드 모션의 사용 방법은 기존 라데온 그래픽카드와 같습니다.
우선 Bluesky Framerate Converter를 다음 링크에서 받아 설치합니다.
http://bluesky23.yukishigure.com/en/BlueskyFRC.html
그리고 Enable AFM Support를 눌러 플루이드 모션을 활성화시킨 후 AFM MOde를 Mode 2로, Rate Conversion에 24p와 30p를 체크하면 플루이드 모션의 사전 준비가 끝납니다.
라데온 제어판에서 비디오 탭을 선택, 사용자 지정을 고른 후 AMD Fluid Motion Video를 켜짐으로 바꿉니다. 이제 사전 준비는 끝났습니다.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에서도 선택을 해야겠지요. 널리 쓰이는 팟플레이어를 예시로 들면, 환경 설정에서 코덱/필터 -> 개별 필터 우선 순위를 고른 후, Bluesky Frame Rate Converter를 넣어주고 우선 순위를 최우선 사용으로 바꿔주면 됩니다.
블루스카이 프레임 레이트 컨버터의 GPU에 라데온 베가 8 그래픽이 표시됐고, 재생 정보의 사용 중인 필터에는 Bluesky Frame Rate Converter가 추가됐습니다. 그 결과 재생 프레임이 24fps에서 60fps으로 뻥튀기가 됐네요.
그러니까 게임 하나 안하는데 오직 플루이드 모션으로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 비싼 그래픽카드를 끼워뒀던 분들은, 이제 레이븐 릿지 APU로 갈아타면서 슬림한 시스템을 구축하시면 됩니다.
HDMI 2.0
라이젠이 나오기 전에도 AM4 메인보드는 있었습니다. 7세대 APU부터 AM4 소켓을 썼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나온 AM4 메인보드 스펙 테이블의 상당수가 바로 이 7세대 APU에 맞춰져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내장 그래픽의 출력 규격은 7세대 APU를 그대로 따랐습니다. 라이젠은 내장 그래픽이 없었으니까요. 그 결과 8세대 APU에 해당되는 레이븐 릿지가 나온 지금은 스펙을 놓고 혼동을 겪게 됐습니다.
7세대 APU는 디스플레이포트로 4096x2160 해상도를 60Hz 표시가 가능했으나, HDMI 포트는 4096x2160 해상도를 24Hz까지만 출력할 수 있습니다. HDMI 포트의 버전이 1.4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8세대인 레이븐 릿지는 HDMI 버전을 2.0으로 올리면서 60Hz 출력이 가능해졌습니다.
HDMI 포트, 3840x2160 해상도, 60hz 리프레tl율, 픽셀 형식 4:4:4.
HDMI 2.0 출력 테스트는 다음의 두가지 디스플레이에서 진행했습니다.
와사비망고 UHD400 REAL4K HDMI 2.0 Slim 재은이 HDR https://gigglehd.com/gg/2168918
와사비망고 ZEN U400 UHDTV http://gigglehd.com/zbxe/14025222
4K 해상도를 60Hz로 설정하고 4:4:4 크로마 서브샘플링 출력
HDMI 2.0 출력을 테스트한 메인보드는 아래 두개입니다.
MSI B350M 박격포 아틱 https://gigglehd.com/gg/2135253
ASUS PRIME X370-PRO https://gigglehd.com/gg/852956
레이븐 릿지가 HDMI 2.0를 지원한다는 게 AMD의 공식 입장이니, 다른 AM4 메인보드에서도 HDMI 2.0 출력이 될 겁니다. 만약 안된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케이블이 구리거나, 아니면 메인보드 제조사가 메인보드를 이상하게 만들었거나.
디스플레이포트에 HDMI 액티브 젠더를 연결해서 출력해도 됩니다. 작동을 확인한 제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프앤비즈 REAL 4K DP 1.2 to HDMI 2.0 Active 어댑터 http://gigglehd.com/zbxe/14133342
다만 젠더나 케이블 중에는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물건이 워낙 많다보니, 여기서 된다고 다른 제품에서도 될거라고 보장하진 않겠습니다. 디스플레이나 메인보드도 마찬가지. 괜히 된다고 확실하게 말했다가 욕을 푸짐하게 먹고 싶은 생각은 절대로 없기에, 저 위에 써놓은 제품에서는 작동을 확인했다고만 말하겠습니다.
끝으로, 설 연휴 끝나고 메인보드에서 HDMI 2.0 출력 테스트해서 확인하고 제품 데이터베이스의 해상도/리프레시율 부분 일일이 업데이트하느라 고생할 메인보드 담당자/디자인 담당자 분들 힘내세요.
성능 최적화
레이븐 릿지를 구입하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기존 CPU의 내장 그래픽 성능이 불만족스러워서'일 겁니다. 그만큼 레이븐 릿지의 구매자들은 GPU 성능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레이븐 릿지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보기 전에 우선 테스트 환경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지난번 리뷰(라이젠 5 2400G와 함께. MSI B350M 박격포 https://gigglehd.com/gg/2417227 )에서는 라이젠 5 2400G를 썼으니 이번에는 라이젠 3 2200G를 장착해 봤습니다. CPU 부분은 4코어 4스레드로 SMT는 지원하지 않지만,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 경쟁 상대와 비교하면 코어/스레드 수가 꿀리진 않습니다. 메인보드는 ASUS PRIME X370-PRO입니다.
메모리는 커세어의 DDR4-2133 8GB 램을 2개 장착해서 16GB 듀얼채널 구성했습니다. 원래는 DDR4-3000 짜리인데 메인보드 몇 개를 돌려가며 설정해 봐도 3000MHz가 절대로 안들어가네요. 요새 이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원래 높지도 않았지만.
라이젠 3 2200G의 내장 그래픽은 라데온 베가 8입니다. 512개의 통합 쉐이더 프로세서, 바이오스에서 그래픽 클럭을 오토로 설정하면 1100Mhz 정도로 작동합니다.
테스트 프로그램은 흔해빠진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와,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포 아너,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 시즈, 톰 클랜시의 디비전을 사용했습니다. 모두 자체 벤치마크가 내장돼 측정 과정에서의 변수를 줄일 수 있고, 벤치마크를 돌려놓고 딴짓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임 해상도는 1280x720, 모든 옵션은 낮음으로 설정했습니다. 옵션이 얼마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장 그래픽에서 이런 대작 게임이 실행된다는 게 대단한 거지요.
1. GPU 오버클럭
하드웨어의 작동 클럭을 높이는 것 만큼,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성능 향상 방법이 있을까요? 레이븐 릿지의 내장 그래픽도 클럭을 높여 성능을 올릴 수 있습니다. 별로 어렵지도 않습니다. 바이오스에서 클럭을 설정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물론 다른 준비도 필요하지요. CPU 쿨러를 좀 좋은 걸로 써야 되겠고, 메인보드 칩셋도 중요합니다. X370과 B350에선 GPU 오버클럭이 가능하나, 최하위인 A320에는 이 기능이 없습니다. GPU 오버클럭의 성능 향상 폭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에, 플루이드 모션 전용으로 라이젠 3 2200G를 구입한다면 모를까, 3D 게임을 생각한다면 B350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GPU 클럭을 1500Mhz로 설정. 시간이 없어서 그 이상은 시도를 못해봤습니다. 어쨌건 1500Mhz에서도 곧잘 작동합니다.
2. 메모리
APU, 내장 그래픽에서 듀얼 채널과 메모리 클럭이 중요하다는 건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레이븐 릿지도 그 법칙에서 벗어나진 않습니다. 메모리 클럭은 높을수록 좋고, 듀얼 채널은 필수입니다. 테스트 결과에선 듀얼 채널과 싱글 채널의 게임 프레임이 두배 정도 차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고클럭 메모리도 분명 효과를 보겠으나, 앞서 쓴대로 지금 장착한 커세어 메모리가 제 스펙을 발휘하지 못하니 그 테스트는 하지 못했네요. 그리고 요즘처럼 램값이 비싼 시대에, 가격 대 성능비를 앞세운 레이븐 릿지 APU에서 값비싼 고클럭 메모리를 쓰는 것도 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듀얼채널은 8GB 하나 달 걸 4GB 두개 쓰면 되니까 가격 부담은 없지요.
이 사진을 보고 매우 불편하시다면 그건 프로 불편러가 아니라 지극히 정상입니다. 멀쩡한 메모리 사서 이렇게 달아 싱글채널로 낮춰버리는 짓은 하지 마세요.
싱글채널이 된 메모리. 대신 용량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16GB입니다.
3. UMA 캐시 용량
그래픽카드는 자신만의 작업 공간인 비디오 메모리가 있습니다. 내장 그래픽엔 그런게 없으니 시스템 메모리를 끌어와서 프레임 버퍼로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옛날 메인보드 중에는 내장 그래픽용 캐시 메모리 칩을 장착한 것도 있었는데 어쩌구 저쩌구' 한다면 아재인증입니다.
이 프레임 버퍼의 용량이 크다면 그래픽카드가 고정적으로 독점하는 메모리 용량이 그만큼 늘어나니, 당연히 게임을 더욱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거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시스템 메모리가 8GB보다 더 많아 충분히 넉넉한 상황이라면 UMA 프레임 버퍼의 용량을 넉넉하게 잡아주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UMA 프레임 버퍼 용량 설정. 32MB부터 2GB까지 다양한 값이 있습니다.
UMA 프레임 버퍼를 256MB와 2GB로 설정했을 때의 비교. 프레임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진 않네요. 프레임 버퍼를 정말 심하게 낮춰준다면 더 큰 성능 하락이 있겠으나, 요새 시스템 메모리가 기본이 4GB는 될텐데 굳이 낮게 설정할 이유는 없을 겁니다.
256GB보다는 2GB 쪽의 프레임이 대체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시스템 메모리 용량이 넉넉하다면 높게 설정해둬도 나쁘진 않을 듯.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