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는 원래 주변 기기를 연결하기 위한 단자였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 입출력 단자를 USB 포트 하나로 정리하는 것. 그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USB는 그 목표를 달성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영역, 전원 공급까지 케이블을 뻗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와 다양한 소형 전자제품까지. 마이크로 B부터 미니 B에 타입 B까지 종류는 다양하지만 결국은 USB 포트로 이어집니다. 이제 다수의 USB 포트를 지닌 멀티충전기는 생활 필수품이라 해도 될 겁니다.
여기에 USB 타입 C 포트와 파워 딜리버리가 등장하면서 노트북까지도 USB로 충전하게 됐습니다. 물론 이건 시간이 좀 더 걸립니다. 아직까지는 얇은 두께를 뽐내는 몇몇 트렌디한 제품만이 USB 타입 C 포트를 충전하는데 쓸 뿐이며, 굳이 두께를 한계까지 줄일 필요가 없거나, 전력 사용량이 많아 큰 어댑터가 필요한 노트북은 여전히 전용 전원 어댑터를 필요로 합니다. 즉 USB 멀티충전기와 노트북 충전기를 따로 갖고 다녀야 한다는 소리죠. 하는 일은 분명 둘 다 같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시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있고, 개중에는 의외의 조합이 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중국 LVSUN의 LS-Q5U-PD 충전기도 그런 종류의 제품입니다. 기본적으로는 퀼컴 퀵 차지 3.0을 지원하는 USB 타입 A 포트 4개가 있고, 여기에 USB 파워 딜리버리 2.0이 가능한 USB 타입 C 포트도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랩탑 커넥터를 연결해 일반 노트북까지 충전할 수 있는 그런 충전기입니다. 이거 하나만 챙기면 가방 안에 다른 충전기를 넣을 필요가 없는 셈입니다.
제품명 | LVSUN LS-Q5U-PD |
입력 전원 | AC 100-240V 50/60Hz 1.8A |
출력 전원 | DC 5-20V 3.5A(최대) |
용량 | 80W |
출력 포트 |
USB 타입 A 4개, USB 타입 C 1개 |
고속 충전 |
퀄컴 퀵 차지 3.0, USB 파워 딜리버리 2.0 |
구성 | 충전기 본체, USB C 케이블, 랩탑 연결 케이블, 랩탑 커넥터 12개, 전원 케이블 |
크기 | 110x98x20mm |
무게 | 238g |
가격 | 51.76달러(2017년 12월 알리익스프레스 기준. 한화 56,000원 정도) |
박스입니다. 80W 출력에 USB 타입 C의 노트북과 QC 3.0 가능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 80W는 단일 포트가 80W라는 건 아니고 5개 전부 다 합쳐서. 그래도 포트 1개에서 최고 20V 3.5A까지는 나갑니다.
박스 뒷면에는 제품의 기능과 스펙을 소개했습니다. 스펙은 가장 위의 표에 나온대로.
구성품입니다. 충전기 본체, 설명서, 파우치, 케이블, 노트북 어댑터가 있습니다.
크기 비교. 위는 지금 사용중인 노트북의 충전 어댑터, 오른쪽은 5포트 멀티충전기.
이건 큰 모델이고 작은 모델 중에는 40W에 포트 3개만 달려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저는 노트북/태블릿/스마트폰 2개/디지털 카메라/키보드까지만 해도 3개로는 부족해서 5개짜리로 샀지만, 개인용으로는 소형 모델로도 충분할 듯.
두께 비교. 옆으로는 넓직하나 두께는 5포트 멀티 충전기보다 낮습니다. 따라서 휴대하기가 나쁘진 않습니다.
이게 5포트 멀티충전기보다 스펙이 더 우수한 게, USB C 포트 1개, 타입 A 포트 4개로 총 5개인데 이게 모두 QC 3.0을 지원합니다. 5포트 멀티충전기는 5개 중 2개만 QC 3.0이나 QC 2.0을 지원하는 제품이 대다수죠.
제공하는 케이블. 왼쪽은 USB C 케이블입니다. USB C 포트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에 직접 연결하는 용도입니다.
가운데는 노트북 변환 젠더를 연결하는 USB 케이블입니다. 사용 중인 노트북의 전원 포트에 맞춰 젠더를 끼우고, 저 케이블을 사용해서 노트북을 충전합니다.
오른쪽은 8자 모양의 전원 케이블입니다. 충전기에서 아주 흔하게 쓰는 제품이죠.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할 때 KR 규격이 있어 마음에 들더군요.
각종 노트북의 전원 포트에 맞춘 젠더들입니다. 델, 레노버, HP, ASUS 등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들을 지원하며, 추가로 젠더만 따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저는 MSI 구형 울트라북과 신형 게이밍 노트북에 연결해 봤는데 모두 정상 작동하네요.
기본 중의 기본인 스마트폰 충전입니다. 9V에 1.4A, 5.2V에 1.6A로 공급되나, 이건 스마트폰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고.. 고속 충전 기능이 잘 작동한다 볼 수 있겠습니다.
노트북 충전도 잘 됩니다. 이건 19.67V에 1.75A를 공급하네요. 이 노트북의 기본 충전기가 20V에 3A인데 딱 이정도 급의 충전기는 무리 없이 대체가 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5개 포트를 꽉 채우면 85W 정도 나옵니다. 표기 용량이 80W니까 전환 효율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수치. 물론 저 5개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만.
가장 높은 곳의 온도는 55도. 좀 뜨겁다고 느낄 수준입니다. 충전기 위에다 다른 물건을 올려두진 마세요.
그럼 저전력 노트북과 태블릿, 스마트폰이야 무리가 없다 치고. 게이밍 노트북은 어떨까요. MSI GP62M 7REX Leopard (1TB)의 배터리를 3%까지 떨어트리고 충전을 시작해 봤습니다.
30분이 지나니 31%가 됐네요. 전력 사용량은 40W 정도를 꾸준하게 유지. 이 노트북의 번들 충전기가 용량 150W, 20V에 7.5A 정도 되는데 배터리 충전에는 그만큼 많이 쓰지는 않는 듯 합니다. 40W면 20V 2A 정도니까요.
아무것도 안하고 충전만 해서 그런가 싶어서 배틀그라운드를 받으면서 설치를 해봤습니다. 그래도 충전은 아주 잘 됩니다.
다만 게임을 실행하면 충전이 안되고 충전기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20V 2A 정도의 출력으로 CPU나 스토리지까지는 운용할 정도가 되도 일단 외장 그래픽카드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감당이 안된다는 소리겠지요.
배틀그라운드 말고 내장그래픽으로도 돌아갈 수준의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를 실행했으나 이것도 결과는 마찬가지. 의도적으로 외장 그래픽을 끄지 않는 한 이 충전기로 커버가 되진 않는다고 봐야 할 듯.
그럼 3D 게임 실행 시 이 노트북의 소비 전력은 어떻게 될까요. 90W가 좀 넘습니다. 5개 포트를 다 합쳐서 80W인 충전기로 커버가 안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지요.
모든 게이밍 노트북이 다 그렇지만, 충전기 없이 배터리만 가지고선 3D 게임 플레이는 불가능합니다. 이 충전기로 게이밍 노트북에서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동영상까지는 커버할 수 있어도 3D 게임은 안된다고 봐야 되겠네요. 사실 정해진 규격에 맞지 않는 충전기로 게이밍 노트북을 충전해서 쓰는 것 자체를 썩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대신 스마트폰, 태블릿, 일반 노트북 정도는 이걸로도 충전이 가능합니다. 제목이 과도기의 충전기인 이유는 이런 제품들이 언젠가는 USB 타입 C로 통일될거고, 그러면 변환 젠더를 제공하는 이런 제품이 필요하지 않을테니까요. 딱 그때까지의 과도기에 맞춘 충전기가 아닐까요.
물론 젠더는 없는셈 치고 USB 타입 A와 C 포트를 활용해서 충전한다고 생각하면 물건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5포트 고속 멀티충전기의 상당수가 QC 2.0이나 3.0은 한두개로만 끝나고, 나머지는 5V 임을 감안하면 '그냥 고속 충전 포트가 많은 멀티충전기'라고 생각하고 구입해도 될 듯 합니다.
다만 제가 샀을 땐 42.12달러였는데 지금은 입소문이 나서 그런가 51.76달러까지 올랐네요. 멀티충전기를 대체하는 용도로만 쓰기엔 가격이 좀 비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