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게시판에 처음 써보네요. 글 쓰는 재주는 없어서 죄송합니다.
사실 전부터 어항형 케이스에 번쩍번쩍 RGB를 제대로 한 번은 써보고 싶었습니다. 제대로 한 번 끝을 봐야 미련이 남지 않으니까요.
그러던 중, 이 케이스의 발매 소식을 알게 되었고, 그냥 바로 꽃혔습니다. 다른 어항형 케이스들이 투 챔버 형태로 뚱뚱하고, 크기도 60 리터를 넘어가는데 전통적인 케이스 형태라 뚱뚱하지 않고, 어느 쪽의 길이도 500미리를 넘지 않는 48.7 리터의 비교적 컴팩트한 크기. 리안리의 O11D 계열 제품들은 어항 중간에 기둥이 있어서 예쁘지 않지만 중간에 기둥이 없는 점. 전작인 Y60이 다 좋은데 무난하게 달 수 있는 글카의 크기가 3슬롯 정도인데 - 그 이상은 달 수는 있는데, 강화유리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진다고 합니다 - 4슬롯까지 가능하게 개선된 점 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기존 케이스가 68리터의 거대한 크기였기 때문에 작은게 땡겼습니다.
이 케이스를 국내 발매한 그날 밤에 주문해서, 그 귀찮다는 케갈이를 해버렸습니다.
케이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기본 구성품은 케이스에 120mm 팬 두 개 (하나는 후면팬, 하나는 하단팬)과 라이저 키트입니다. 팬 인심이 좀 짭니다. 하지만 전 팬을 교체할 계획이었으니 상관없습니다.
팬은 후면에 120미리 팬 하나, 상부에 120미리 팬 세 개 또는 360미리 AIO 설치가 가능하고, 측면에 120미리 또는 140미리 팬 두 개가 설치 가능합니다. 그리고 하단의 파워 덮개 속에 120미리 팬 하나가 설치 가능합니다. 투 챔버 형태의 어항 케이스에 비하면 설치 가능한 팬의 갯수는 많이 적은 편이니 시원한 시스템을 추구한다면 적당하지 않겠습니다. 저 파워 덮개는 분리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쪽이 완전히 뚫려 있어서 작업은 그 쪽으로 하게 됩니다.
저장장치 설치 공간이 심하게 부족합니다.
달랑 2.5인치 두 개 또는 3.5인치 한 개입니다. 전 달아야 할 장치가 많아서, 저 밑에 보이는 하단팬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 알리에서 주문한 2베이 3.5인치 HDD 케이지를 하단팬 자리에 양면 테잎으로 붙여서 고정했습니다. 크기는 딱 맞습니다.
특징이라면, 기본 구성품에 라이저 키트 포함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글카는 무조건 라이저 키트를 사용해서 세워야만 한다는 점과 라이저 키트를 사용하면 다른 PCIE 슬롯이 사용불가가 되는 다른 케이스들과 달리 글카를 세운 후에도 하프 사이즈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이건 HYTE 케이스에는 공통되는 부분이네요. 그런데 요즘 세상에 하프 사이즈 카드로 용도가 있는게 랜카드 말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뭐, M2 SSD 어댑터도 하프 사이즈가 있긴 하겠네요.
화이트 케이스이긴 하지만, 보시다시피 케이스 일부와 라이저 키트만 화이트라서, 화이트 부품을 써도 어울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검은색 부분과 더 어울립니다. 왜 전체를 화이트로 만들지 않았냐는 화이트 성애자들의 아우성을 공홈에서 보긴 했지만, 전 화이트도 적당히 블랙도 적당히 어울리는 이런 배색이 더 좋습니다. 다만 파워 덮개는 화이트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은 듭니다.
파워가 메인보드 뒤로 설치되어서 케이스 아래쪽에는 팬 말고는 달리는게 없는 투 챔버 형태와는 달리, 파워가 케이스 아래쪽에 설치가 되므로, 파워 부분을 가리는 덮개가 케이스 아래쪽을 차지하게 되는데 그걸 최대한 가리기 위함인지, 강화유리가 많이 어둡습니다. 그래서 RGB를 안쓸거면 부품이 잘 보이지 않아서 그리 권할만한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급스럽다면 고급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보다시피 상당히 어둡습니다.
학살! 을 외치고 조립을 해보았습니다. 죄송하지만, 조립 중에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상단에 360미리 라디에이터를 설치하니, 높이면에서 후면팬과 램의 일부를 덮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케이스 높이를 약간만 높였으면 이런 문제가 없을 터인데, 이 부분은 설계의 잘못으로 느껴집니다. 보면 라디에이터 팬과 후면팬이 거의 붙어 있는데, 제 경우 AIO의 라디에이터 길이가 394미리인데, 400미리 넘는 일부 360 AIO의 경우 호환성을 따져보거나, 슬림팬이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 램 높이의 경우는 50미리로 제한된다고 서린에서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메인보드 상부를 AIO가 덮음에도 보드 윗면에 핀을 꽃는데도 큰 어려움은 없는데, 그건 케이스 타공 덕분입니다.
저 부분이 뻥 뚫려 있거든요.
조립을 하다보면 투 챔버 형태에 비해 보드 뒷공간이 좁은 데다가 측면 팬이 자리를 차지하니 선정리 공간이 많이 빡빡한 점이 느껴집니다.
(저도 선정리를 잘 하고 싶습니다. ㅜㅜ 그래도 뭐, 보이는데만 정리하면 됩니다.)
요즘 케이스라면 다 그렇듯이, 보드 뒷면에 창을 크게 내서, 쿨러 조립, 분해와 관련해서 메인보드를 들어낼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하단팬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2베이 하드 케이지를 넣은데다가, ARGB 컨트롤러까지 쓰는 바람에 선 정리가 더 나락으로 갔습니다. ARGB 컨트롤러는 어디 달 곳이 없어서 2.5인치 SSD를 달아놓은 자리에 양면 테잎으로 붙여놨습니다. 그리고 선정리할때 ARGB 케이블들은 정말 극혐입니다.
먼지 필터는 하단필터는 쉽게 필터만 제거할 수가 있습니다.
그 외에 측면이나 상단 필터는 필터만 분리할 수는 없고, 옆판에 고정입니다.
다만 옆판이나 상판을 분리하는데 나사가 필요하지 않고, 그리 힘주지 않고 쉽게 분리가 가능해 필터 청소에 어려움은 없겠습니다.
다 조립하고 전원을 켜봅니다.
사진 실력이 일천하여, 영롱함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게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