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확인해 보니 구입한 지 약 50 일이 지났네요. 이 정도 썼으면 후기 써도 될 것 같아 글 적어 봅니다.
로지텍 제가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PC방 G1으로 시작해서 G502 Proteus Spectrum을 9.9만 원 주고 샀고, 부친께도 G402를 추천해서 2개 구입을 하셨고 G304와 G502 X LIGHTSPEED를 부친께서 사용 중이시고, RX250 G100 G100s도 보유 중입니다.
키보드는 타사 제품을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클릭 스위치를 좋아했지만 보유 중인 기계식 키보드들이 죄다 문제가 있어 지인에게 얻은 DT35로 바꾸어 수 년간 사용하다, 일렉트로마트 전시품 처분 매대에서 K835를 접했고 타건해 보니 마음에 들어 다음 날 바로 가져왔습니다.
50 % 할인 가격이어서요. https://brand.naver.com/logitech 에서도 6.49만 원인데 일렉트로마트는 0.5만 원을 더 붙여서 팔더군요. 뭐,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요.
들고 와서 가장 먼저 한 건 키 테스트였습니다. 구입할 때 문제 있으면 환불해 주니 일주일 안에 가져오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로지텍은 보증기간 내 이상은 신품 교환으로 대응하니까요.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며칠 쓰면서 걱정한 것이, 숫자 입력을 잘 해낼 수 있을까였습니다. 랩톱으로도 불편했기 때문에요. 그러나 며칠 써 보니 적응이 되었습니다. 요새 여행기를 안 쓰는 것도 영향이 있겠네요. 뭐 나중에 필요하면 다른 키보드 꺼내면 되니까요.
TTC라는, 생소한 회사의 스위치를 채택하였다고 하던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르면 바로바로 눌리는 느낌이 참 좋아요. 지금은 키압 낮은 것에 익숙해서 다시 DT35 돌아가면 손이 아픕니다. 한때는 맥스틸 G610K도 손 아파서 못 쓸 정도였으니까요. 키감은 뭐랄까... 누르면 바로 눌리고, 누른 만큼 튀어오르는 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키감 말로 표현하기가 참 애매하네요. 부드럽긴 하지만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은 아닙니다. 30만 원 넘는 고가 키보드 중에는 아무 반발력 없이 누르는 대로 눌리는 모델도 있던데 그 정도는 아니나, 적당한 반응이 있는 이 정도가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동시 입력은 방금 확인해 보니 50 키 넘게 됩니다. 양손으로 눌러야 50 이상이 나와서, 스크린샷은 36만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게임용으로도 적합하지 싶습니다.
인터넷 뱅킹을 하지 않아 보안 프로그램 충돌 부분은 확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Alt+PrtScn, Win+Pause 단축키 잘 먹습니다.
저는 일부 키의 키캡을 뒤집어서 씁니다. 스페이스 바 뒤집어서 쓰면 더 편하다길래 해 보니 정말이더군요. 이후 이것저것 배열 바꿔 보고 가능한 한 전부 뒤집습니다. 그런 점에서 K835는 좋다고는 못 하겠습니다. 최하단 열은 뒤집었을 때 사용하기가 지나치게 불편합니다. 뭐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고, 아래쪽이고 하다 보니 그냥 최하단 열만 다른 키 키캡 뽑아다 쓰는 것으로 타협을 봤습니다.
50 일 써 보니 어떠냐? 고 묻는다면, 전시품이기에 더욱 만족한다고 답을 하겠습니다. 풀 박스 신품 샀으면 처음에는 만족했겠지만, 비싸게 샀다며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중고 시세가 3.5~5만 원 정도이고, 병행수입이 5만 원대 초반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정식 수입품은 TTC 적축 고정이지만, 병행수입품은 TTC 청축도 선택할 수 있어요.
무선 버전인 K855도 있습니다. 웬만하면 이걸 추천합니다. 신품 가격이 10만 원에 육박하나 Logi Bolt, Bluetooth 무선 연결에 더해 색상도 흑/백/적/청으로 더 다양(K835는 흑/백)하고, 보증기간도 배로 길기 때문(K835 1년 K855 2년)입니다. 한/영 키와 한자 키가 없어 스페이스 바가 더 길기도 합니다.
구입하실 생각 있으시다면 꼭 타건해 보세요. 국내 정식 수입품이라면 K835 K855 모두 스위치 동일합니다.
'아! 이거다' 싶은 키감은 아니지만 무난해요.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 입니다. 고장 없이 오래오래 쓰기는 바라지도 않고, 고장 나더라도 적당한 때에 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