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라이젠 7 5800X3D의 성능에 대해 논하는 것도 대단히 새삼스러운 일입니다. 왜냐면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거든요. AMD의 전작인 라이젠 3000 시리즈는 물론이고, 경쟁 상대인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L3 캐시를 갖춘 젠3 아키텍처에, 64MB의 3D V 캐시를 추가해 데스크탑 CPU 중에선 이례적인 96MB의 대용량 캐시를 더한 CPU가 라이젠 7 5800X3D입니다. 그리고 그 효과는 확실합니다. AMD는 라이젠 7 5800X3D가 최고의 게이밍 CPU라 자부하고 있지요.
이 자부심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닙니다. 호칭에 맞는 성능을 갖추고, 경쟁 상대보다 우월한 모습을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인정을 받게 되지요. 아무런 실력도 없는데 그렇다고 주장해봤자 비웃음만 살 뿐입니다. 그리고 라이젠 7 5800X3D는 이미 그 성능을 이미 증명한 바 있습니다. 경쟁사인 인텔의 최고급 모델인 코어 i9-12900K와 비교해서 게임 성능만큼은 조금 더 앞서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https://gigglehd.com/gg/12127797 그래서 최고의 게이밍 CPU라는 주장엔 반박이 나올 수가 없지요.
물론 이 '최고'라는 위치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입니다. 라이젠 7 5800X3D의 성능은 그대로여도 이를 능가하는 다른 제품이 나온다면 1위 자리를 바로 내어줄 수밖에 없는데요. 5800X3D가 본격적으로 선보인 게 올해 4월이고, 그 후로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이를 위협할 제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텔과 AMD 모두 차세대 제품은 올해 4분기는 되야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 알려져 있으며, 그 게임 성능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하게 알려진 건 없으니 5800X3D의 위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라이젠 7 5800X3D의 게임 성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그 성능이 변하지도 않았으며, 그 자리를 위협할 만한 새로운 제품이 나온 것도 아닌데 5800X3D에 대한 글을 다시 쓰는 이유는 가격 때문입니다. 지난 4월에 5800X3D는 70만 원 초반의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됐습니다. 그때도 최고의 게임용 CPU긴 했지만 게임 하나를 위해 그래픽카드도 아닌 CPU에 70만 원이 넘는 돈을 써야 했으니 아무나 살 만한 물건은 아니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60만원의 벽을 깨고 58만원 선에 팔리고 있습니다.
성능은 그대로지만 가격이 10만원 이상 떨어지면 제품에 대한 느낌이 달라질 수밖에 없지요. 70만 원 대의 CPU는 정말 큰 맘을 먹어야 살 수 있는, 다소 매니악한 제품이었습니다. 좀 속되게 표현하면 정말 게임에 환장한 사람이나 살 만한 물건이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50만 원 대라면 욕심을 조금만 더 내서 손을 뻗어볼 만한 가격이거든요. 가성비로 따지자면 5600X나 5800X의 인기가 높지만, 오직 게임에만 집중하겠다면 5800X3D도 노려볼 만한 가격까지 왔습니다.
라이젠 7 5800X3D를 재평가하게 만드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경쟁 상대의 가격입니다. 라이젠 5000 시리즈가 꾸준히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반면, 경쟁사인 인텔은 무슨 배짱인지 몰라도 가격을 꾸역꾸역 올리고 있습니다. 제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코어 i7이나 코어 i9 같은 고급형 제품들은 올해 초부터 봄 사이에 최저가를 찍은 후로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이들 CPU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CPU는 그대로인데 가격만 오르고 있습니다.
라이젠 7 5800X3D가 막 나왔을 때 코어 i9-12900K와 비교했었는데요. 그 때만 하더라도 12900K의 가격은 70만 원 대 초반이었습니다. 5800X3D의 초기 가격과 비슷했으니 경쟁 상대로 간주하고 비교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5800X3D의 가격이 60만 원 아래로 떨어질 동안 12900K의 가격은 오히려 더 올라 이제는 70만 원 후반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12900K 뿐만이 아닙니다. 12900KF, 12900, 12900F 같은 하위 모델들을 다 가져와서 비교해도 여전히 5800X3D보다 비쌉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이제는 5800X3D를 12900K가 아니라 12700K와 비교해야 맞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12700K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48만 원이었지만 이제는 50만 원 중반까지 올라왔거든요. 5800X3D가 이보다는 살짝 비싸긴 하지만 크게 차이나진 않으며, CPU 외에도 메인보드나 DDR4/DDR5 메모리까지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른 부품의 가격까지 따져봐야 하지요. 이런 점들을 감안한다면 5800X3D와 12700K는 거의 같은 가격에서 경쟁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젠 7 5800X3D의 가격은 내리고, 코어 i7-12700K의 가격은 오르면서 두 제품이 경쟁하게 됐지만 게임 성능에선 5800X3D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5800X3D가 게임 성능에선 12900K보다 한 수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던 제품임을 감안한다면, 12900K의 하위 모델인 12700K와 게임 성능 대결에선 질 수가 없다고 단정해도 섣부른 결론은 아니겠지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게임 벤치마크를 진행하긴 했지만 사실 이걸 보지 않아도 결론은 이미 나온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인텔
CPU: 코어 i9-12900K, 코어 i7-12700K
메인보드: MSI MPG Z690 포스 WIFI https://gigglehd.com/gg/11458013
쿨러: MSI MEG 코어리퀴드 S360 https://gigglehd.com/gg/11198436
DDR5-4800MHz 16GB 메모리 x2
윈도우 11
AMD
CPU: 라이젠 7 5800X3D
MSI MEG B550 유니파이 https://gigglehd.com/gg/9497905
BYKSKI B-FRD 360 RBW https://gigglehd.com/gg/5761047
DDR4-3200MHz 16GB 메모리 x2
윈도우 10 20H2
그래픽카드: MSI 지포스 RTX 3080 Ti 슈프림 X D6X 12GB 트라이프로져2S https://gigglehd.com/gg/10215298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가이던즈 오브 더 갤럭시 DXR
F1 22
사이버펑크 2077
사이버펑크 2077 DXR
더트 5
더트 5 DXR
포르자 호라이즌
호라이즌 제로 던
배틀그라운드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DXR
토탈 워: 워해머 3
로스트 아크
오버워치
레드 데드 리뎀션 2
보더랜드 3
파 크라이 6
파 크라이 6 DXR
디비전 2
현 세대 최강의 게임용 CPU라는 라이젠 7 5800X3D의 위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바뀌면서 현 시점에서 재평가가 필요한 CPU가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코어 i9-12900K와 견줄 만한 다소 높은 가격 때문에 최고의 게이밍 시스템을 쓰고 싶다는 확고한 목표를 지닌 매니아가 쓸법한 제품이었다면, 이제는 5800X3D 자신의 가격 인하와 더불어 경쟁 상대의 가격이 뛰면서 보다 코어 i7-12700K 급의 보다 현실적인 가격에 접할 수 있는 CPU가 됐습니다. 물론 그 게임 성능은 변함이 없고요.
인텔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4분기부터 CPU 가격을 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2분기 실적도 적자를 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아직 3분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가격 인상이 미리 반영된 것인지, 아니면 인텔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한국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판매되는 CPU 가격이 오른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오른 CPU보다 높은 게임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춘 라이젠 7 5800X3D 같은 CPU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거란 생각이 드네요.
GPU 거품이 빠져서 상대적으로 비싸져보이는건지 ( 최고 게이밍 cpu에 맞는 브가가 150만원할때랑 상대적체감이)
젠4에서는 30만원짜리 R5만되도 게이밍이 더 좋지않을까 하는 기대감때문인지
좀더 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