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오른팔이 아프더라고요.
아마도 원인은 직업상 오른팔을 자주 쓰는데, 스마트폰하고 마우스를 너무 많이 써서 그런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별 생각없이 버티컬 마우스를 샀어요.
그 때 산 것이 이 아이, 로지텍 MX 버티컬. 쇼핑몰에서 실수로 싸게 올려서 사게 됐지요.
새벽에 제가 사자마자 품절시키고 쿠폰 적용이 안되게 막던데, 로지텍 공식이라서 그런지 그냥 보내주더라고요.
살짝 큰 느낌이긴 한데, 모든 버튼에 손가락이 닿으니까 큰 문제는 아니었어요.
단지, 가격이 꽤 나가는 물건인데 무한휠조차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쉽더라고요.
거기에 수신기도 볼트가 아니었고요.
단지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손 통증이 없어진다길래 샀는데 오히려 더 무리가 오더라고요.
제가 판단을 잘못한 것이, 그 사람들은 수근관 증후군 쪽인데 뭉뚱그려서 손통증으로 말했던 것이었어요.
수근관 증후군의 경우 마우스를 손목으로 움직이니까 손목에 무리가 온 것인데, 버티컬 방식을 쓰면 손목을 안 쓰고 팔과 어깨를 사용해서 마우스를 움직이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팔뚝이 아픈 저는 쓰면 안됐던 물건이었어요. 거기에 이 마우스는 크기가 크다보니 무거워서 더 부담을 주는 형태였고요.
그러니 두 가지 선택지가 남았지요. 초경량 마우스를 사거나, 왼손 마우스로 전향하던가요.
그래서 임시로 나을 때까지만 쓰자는 생각으로 왼손 마우스로 전향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왼손 마우스가 거의 없더라고요. 버티컬을 살 생각은 없었는데, 그냥 왼손용이 없어요. 양손용이라고 나온 것들도 버튼이 왼쪽에 달려 있어서 왼손으로는 못 쓰더라고요. 그래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서 저렴한 코시 모델을 샀어요.
그런데 금방 고장이 나 버렸어요...접촉 불량에 더블클릭 증상까지, 진짜 너무하더라고요.
반년 정도는 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고장날 줄이야...배터리 소모량도 너무 크고요.
정말이지, 버튼 하나를 누르면 다른 버튼도 같이 동작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로지텍에서 신형 마우스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로지텍 볼트가 비싸니까 거기에 돈을 좀더 얹는다는 느낌으로 하나 샀어요.
7만원대라서 MX 버티컬보다 훨씬 싸더라고요. 거의 절반 수준이니까요. 볼트도 포함이고요. 블루투스로도 연결이 된다고 수신기를 포함하지 않고 파는 물건들이 많아졌더라고요.
크기는 확실히 작네요. 동양인에 알맞은 크기라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MX 버티컬과 비교해보면 일단 버튼만 제외하고 전부 우레탄으로 감싸인 MX와는 달리 후면에만 있더라고요.
그리고 버튼이 MX보다 조용하고 부드러워졌어요. 버티컬은 클릭 소리가 전혀 가려지질 않았거든요.
휠도 움직임이 확실히 부드러워요. 좀더 고급스럽다는 느낌인데, 이번에도 무한휠이 아니라서 실망이 크네요.
아, 그런데 휠버튼 압력이 좀 많이 강한 느낌이라 누르기가 MX보다 힘든 것 같아요. 그리고 마우스가 작아진 것은 좋은데 사이드 버튼의 크기도 줄여놓아서 MX보다 누르기가 좀 불편해졌고요. 대체 사이드 버튼은 왜 줄여놓은 걸까요...
무게는 리프트가 MX보다 10g 정도 더 가벼운데, 충전식인 MX와는 달리 건전지가 들어가서 그런지 무게중심이 낮아서 좀더 책상에 붙어있단 느낌이 들더라고요. 버티컬 방식의 경우 버튼을 누를때 바닥이 지지해주는 일반 마우스와는 달리 엄지손가락으로 지지해야 하는데 무게 중심이 낮아서 그런지 엄지손가락에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이더라고요. 보통 버티컬을 처음 쓰는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의 힘이 약해서 지지를 못하다보니까 마우스가 흔들려 어려워하는 걸 생각하면 이건 좋은 것 같네요.
사용 프로그램은 MX와는 달리 옵션+인데, 옵션+에는 구형 제품들을 등록할 수가 없어서 불편하긴 하네요. 프로그램을 두개나 써야 되니까요.
어찌되었건 앞으로 버티컬 마우스는 리프트만 쓰게 될 것 같네요. 굳이 비싼 MX버티컬을 살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 무게 중심을 못 잡아서 버티컬은 도저히 못쓰겠던데... 적응하면 또 편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