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세계의 특징을 보면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와 그의 종족 아랍인 대신 노예들이 권력을 장악하죠. 왜 그럴까요. 처음에는 이슬람 제국은 자기 종족, 즉 아랍인을 군인으로 썼는데 문제가 있어요. 정규군들이 자기 종족, 가문, 종파 등에 따라서 똘똘 뭉치고 심지어는 반역을 일으키는 등 칼리프(지도자) 말을 안 듣더라는 겁니다.
이 때 이걸 해결할 아이디어로 노예를 군인으로 훈련시켜 군사력을 맡겨버렸죠. 주로 그 노예들이 투르크족에서 많이 충원됩니다. 이러한 노예병들을 맘루크라고 합니다. 노예들은 군인이 되면 출세하고 잘 살 수 있었고, 칼리프 입장에서는 저 노예들은 빽이 자기밖에 없으니 배신을 못할 거라 본 거죠.
처음 몇백년은 그 계산은 정확히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결국 맘루크가 아랍 세계의 군인 계층을 대체해버렸죠. 정규군은 사라지다시피 합니다. 하지만 맘루크가 무력을 독점하면서, 그들이 하극상을 일으키는 결과가 일어납니다. 결국 그들은 오스만 제국 등장 전까지 이슬람 세계를 쥐락펴락 하게 되었고, 오스만 제국 이후로도 19세기까지 이집트 등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게 됩니다.
비슷한 현상은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용병대장 프란치스코 스포르차가 밀라노를 차지해 버리고, 일본도 사무라이가 관군과 조정을 눌러버리는 조큐의 난 등으로 재현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 현대 정부는 문민통제와 군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죠. 그리고 용병이나 사설 군대도 거의 안 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