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코라이베리(高麗縁)라는 문양입니다.
한자만 봐도 알 수 있지만 한반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죠.
이것이 바로 코라이베리입니다.
이러한 화려한 문양은 멀리는 예맥족, 그리고 그들의 후예인 고구려와 백제의 각종 유물에서 보이곤 합니다.
이건 중국에서 기록한 백제와 고구려 사신의 모습으로 옷에 저런 화려한 문양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고분 벽화와 문양 등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그러면 계속해서 일본의 코라이베리를 보도록 하죠.
일본의 궁궐 교토어소에는 천황을 알현하기 전 신하들이 대기하는 방이 있는데 신분으로 구별이 됩니다.
먼저 공경대신이 머무는 토라노마, 전상가가 머무는 츠루노마, 그리고 그 이하가머무는 사쿠라노마가 있죠.
이 중 토라노마와 츠루노마의 사이에 깔린 다다미에 바로 이 코라이베리가 사용된 것입니다. (위의 사진 오른쪽 아래)
이 방들은 각자 정해진 신분만이 사용할 수 있었으며 다다미의 마감재의 사용까지 철저히 구분되어 있죠.
그리고 그 방들에서 사용되는 코라이베리들도 각각 신분에 따라 구별이 됩니다.
이러한 코라이베리는 일본 귀족과 사무라이 가문의 문장인 가몬에 응용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게 다케다 신겐의 마름모 가몬입니다. 다케다 신겐은 미나모토노 요시미츠의 후예인데, 그는 신라와 연관이 있어 신라사부로라고 불리기도 했고 미나모토씨는 일본 황실의 후예기도 합니다. 즉 다케다 신겐은 이 가몬을 사용하면서 황실과의 연관성을 은근히 자랑한 거죠.
이런 무늬들은 또한 중요 행사 등에서 쓰이는 다다미와 의자, 병풍 테두리를 장식하기도 했으며
초상화에도 초상화의 인물의 지위 등을 알려주는 소품으로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애스 초상화인데 둘 다 태정대신에 올랐기에 가장 최상급의 코라이베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태정대신에 오르지 못했던 오다 노부나가와 모리 모토나리 초상화는 한단계 낮은 수수한 코라이베리를 사용했죠.
이렇게 한반도에서 이어진 문양 코라이베리는 일본에서 높게 평가받고 귀족과 황실의 지위를 상징하는 소품으로 지금도 흔히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흔적을 통해 고대 한반도의 문화의 흔적을 엿볼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