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틀어주던 방송만 보여주던 시절, 리모컨이 하던 일은 대충 이랬습니다. 우선 전원을 켜고 그 다음 채널을 바꾸며 가끔 볼륨을 조절합니다. 별거 없군요. 하지만 나중에 시청자 입맛대로 컨텐츠를 골라 보는 IPTV나 OTT 서비스가 나오자 리모컨의 고생이 늘었습니다. 화면에 띄워진 목록의 마지막 페이지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화살표를 연타하거나, 컨텐츠 이름을 직접 검색하기 위해 가상 쿼티 키보드를 이리저리 오가며 입력하는 노가다를 하게 됐지요. 여기까지는 귀찮더라도 리모컨으로 가능한 일이라 칩시다. TV에 컴퓨터를 연결해 쓴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저 컴퓨터에 저장된 영상을 TV로 보려는 것일 뿐인데 리모컨 가지고는 어림도 없고, 키보드와 마우스가 꼭 등장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아이콘을 선택해야 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따로 챙기는 일이 귀찮아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지요. TV의 화면은 대체로 큰 편입니다. 따라서 시청자와 TV 사이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기 마련이죠. 이와 대조적으로 컴퓨터는 TV 가까이에 둘 수밖에 없습니다. 컴퓨터와 TV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의 길이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마찬가지 이유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역시 컴퓨터 가까이에 놓게 됩니다. 그러니까 컴퓨터를 켜고 영상을 골라 재생하는 간단한 조작을 위해 TV와 컴퓨터 앞까지 가고, 끝나면 자리까지 다시 오는 일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걸 운동으로 여기는 긍정적인 사람이라면 모르겠으나 썩 편한 일은 아니죠.
그래서 TV와 연결하는 컴퓨터, 통칭 HTPC에는 터치패드나 트랙볼같은 마우스의 대체제까지 포함된 무선 키보드가 필수나 다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TV 리뷰를 위해 터치패드가 달린 키보드를 몇 개 써 봤는데 한결같이 덩치가 크더라고요. 물론 풀사이즈 키보드보다는 작고, 그 옆에 터치패드가 달려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이만큼 큰 키보드가 꼭 있어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영상 시청용 HTPC에서 조작하는 내용이라고 해봤자 잠깐의 커서 이동과 클릭, 그리고 가끔 하는 로그인 뿐입니다. 단지 이걸 위해 크고 거추장스러운 키보드까지 꺼낼 이유는 없습니다. 현아이디어 ARK-1000 정도면 충분하지요.
제품명 |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 |
터치패드 | 2점 정전식 터치패드 |
키 배열 | 92키 표준 배열 |
연결 방식 | 2.4GHz, USB 수신기 |
최대 연결 거리 | 10m |
전원 | AAA 건전지 2개 |
동작 전압 | 50mA |
절전 모드 전압 | 1mA 이하 |
전원 수명 | 최장 1년 |
크기 | 146.5x97.5x19mm |
무게 | 106g(건전지, USB 수신기 포함) |
절전 기능 | 3분 이상 조작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대기 모드 전환 |
호환 기기 | USB 포트가 달린 각종 TV와 셋탑박스, PC, Xbox 360 이상, PS3 이상 |
구성품 | 본체, USB 수신기, 사용 설명서, AAA 건전지 2개 |
참고 링크 | http://prod.danawa.com/info/?pcode=15303632 |
가격 | 17,880원(2021년 11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스마트폰만큼 작고 그보다 가벼운 키보드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의 핵심 스펙은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입니다. 크기가 146.5x97.5x19mm라고 쓰면 감이 잘 안 오시려나요? 제가 지금 쓰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이 144.9x70.4x7.8mm더라고요. 평범한 스마트폰보다 폭이 좀 넓을 뿐, 길이는 오히려 짧다는 소리입니다. 이 정도 크기라면 성인 남성 손바닥 위에 충분히 올라갑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무게도 가볍습니다. 작동에 꼭 필요한 건전지까지 다 넣어도 100g을 조금 넘는 수준이죠. 앞서 말한 갤럭시 S10가 157g이니까 평범한 스마트폰보다도 가볍다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보관하기 편하고 손에 들고 쓰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양손으로 잡고 쓰기 딱 좋게 생긴 인체공학 디자인은 그립감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가볍게 두드리다 소파나 방석 위에 가뿐하게 내려두세요.
키보드의 크기를 줄이려면 키의 크기 역시 줄여야 합니다. 그리고 키 스위치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기계식은 무슨 스위치가 좋다느니 펜타그래프 중에서는 뭐가 제일이니 운운하며 키감을 따지던 사람들이 보기에, 마이크로 스위치를 기판 위에 붙인 후 그 위에 실리콘 돔을 씌운 이 키보드가 양에 찰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의 목적은 최소한의 입력을 최소한의 크기로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이걸로 대하 소설을 집필하거나 모든 글에 리플을 남기겠다는 거창한 목표는 알맞지 않겠지만, 컴퓨터를 켜고 영상 플레이어를 골라 재생하고 웹사이트 로그인과 컨텐츠를 검색하는 등의 단순한 조작이라면 이만큼 편리한 것도 없습니다. 이런 단순한 작업에 거창한 키보드를 동원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욕심이 지나친 겁니다.
박스 전면
박스 뒷면
박스 측면
키보드, 설명서, 건전지를 줍니다.
키보드의 기능 설명. Fn 키와 조합한 멀티키 기능과 터치패드의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설명서를 정독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보면 다 알거든요.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의 앞면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의 뒷면
뒷면. 왼쪽에 전원 키보드 스위치가 있습니다.
크기 146.59mm
두께 19mm
성인 남성 손바닥 위에 올라가는 크기지요.
다른 키보드와 비교하면 그 휴대성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비교 대상을 키보드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두께 역시 크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습니다.
배터리와 수신기까지 포함한 무게는 106g입니다.
편리한 기능키와 RGB LED
터치패드의 면적이 넓진 않지만 프로게이머처럼 감도를 심각한 수준까지 낮춰두고 쓰지만 않는다면 마우스 커서를 옮기기에는 충분합니다. 터치패드는 클릭, 우클릭, 스크롤의 세 가지 기능을 지원합니다. 펑션키와 함께 터치패드 아래를 스크롤하면 RGB LED의 색상이 바뀌며, 특수 키를 조합해 끄는 것도 가능합니다. 터치패드 양 옆에는 멀티미디어 재생을 비롯한 여러 단축키가 있는데 미디어 재생과 방향키처럼 자주 쓰는 버튼들은 게임 컨트롤러처럼 생긴 원형 버튼으로 따로 뺐습니다. 그 중에서도 좌/우 클릭과 페이지 업/다운처럼 정말 자주 쓰게 되는 특수 키들은 키보드 양 옆에 자리를 따로 마련해 모셨습니다. 그래서 양 손으로 키보드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마우스 커서를 옮기며 왼손으로 버튼을 누르는 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긴 문서를 아래로 스크롤하거나 이미지 페이지를 넘길 경우 오른손만으로 키보드를 잡고 페이지 업/다운이나 방향키만 누르면 됩니다.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가 목표로 삼은 가장 큰 시장은 PC, 그것도 TV에 영상 소스를 공급하는 HTPC 쪽입니다. 하지만 그곳 외에도 활용처는 넓고도 많습니다. TV에 이 키보드를 직접 연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USB 포트가 달려 있으면서 키보드 조작을 지원하는 제품이라면 말이죠.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TV라면 다 된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안드로이드 기반 셋탑박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게임기도 됩니다. Xbox는 360 이상, PS는 3 이상 버전부터 이걸 연결해서 조작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수명의 경우 키보드를 실제로 쓰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제조사 표기로는 최장 1년입니다. 이런 제품들의 소비 전력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며, 3분 이상 아무런 조작이 입력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저전력 모드로 바뀝니다.
7가지 색상의 RGB LED를 내장.
좌측 원형 버튼 아래에 전원, 배터리, 입력 상태를 표시하는 상태 표시 LED가 있습니다. 왼쪽 옆에는 마우스 좌/우클릭 버튼이 있습니다.
터치패드와 그 옆의 특수 기능키. 로고만 봐도 무슨 역활을 하는지 알 수 있기에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터치패드를 한 번 누르면 좌클릭, 두 손가락으로 스와이프하면 스크롤, 세 손가락 터치는 우클릭입니다. 터치패드 아래 부분을 좌우로 슬라이드하면 RGB LED 색이 바뀝니다.
키보드 입력 영상
윈도우 시스템에서는 HID 표준 키보드로 인식합니다. 드라이버 설치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죠.
USB 키보드를 지원하는 TV에서도 따로 설정할 건 없습니다. 그냥 연결하면 끝나거든요. 검색 같은 입력을 TV 리모컨으로 하려면 귀찮지만, 이런 키보드라면 훨씬 빠르게 입력할 수 있지요.
키보드 동시 입력 테스트
군더더기 없어 더 믿음가는 구조
이 가벼운 키보드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서 뜯어보았습니다. 구조는 별거 없네요. 키 수만큼의 접점이 달린 한 덩어리의 실리콘 시트가 키보드의 키감과 반발력을 결정합니다. 마이크로 키 스위치와 터치 패드는 한 장의 기판 위에 통째로 달려 있습니다. 오랫동안 강한 힘을 주어 키를 계속 누른다면 기판에 충격이 가겠지만, 그럴려면 이 키보드로 대장경이나 성경을 베껴야 할 겁니다. 그 정도까지 가지 않는다면 이걸로도 충분해 보입니다. 또 기판은 케이스와 꽉 물리는 고정 장치가 있기에 오래 조작한다고 해서 어긋나거나 손상을 크게 입진 않을 걸로 보입니다. 기판 뒷면에는 통합 컨트롤러 칩 하나가 있네요.
뒷면 커버를 열면 AAA 배터리 2개와 USB 수신기를 넣는 칸이 있습니다.
나사를 풀면 기판이 나옵니다.
스위치가 납땜된 기판과 실리콘 패드
메인 컨트롤러 칩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가 특징인 무선 키보드입니다. 스마트폰 수준의 크기에 무게는 스마트폰보다도 더욱 가벼워, 가벼운 느낌으로 쥐고 쓸 수 있습니다. 로그인에 필요한 ID와 비밀번호, 재생하길 원하는 컨텐츠를 검색하는 게 키보드가 하는 일의 전부라면 이것만으로 충분할 겁니다. 오히려 이런 키보드가 휴대성을 극대화해 더욱 편리한 사용 환경을 구축해 준다고 할 수도 있겠죠. TV에 연결해서 쓰는 HTPC처럼 키보드를 자주 쓰긴 해도 많이 쓰지 않는다면 이만한 키보드가 없습니다.
리플 다신 분 중 5명을 추첨해 이 글에서 소개한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를 드립니다. 신청하실 분은 [현아이디어 ARK-1000 무선 키보드 이벤트 신청]을 넣어 리플을 달아 주세요. 접수는 11월 10일까지, 발표는 11월 11일입니다. 선정되신 분은 발표 후 3일 안에 이름/주소/전화번호의 배송 정보를 보내주시고 수령 후 5일 안에 인증샷을 꼭 올려 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