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igglehd.com/gg/3472703
아이패드 6세대를 산지 대충 3년이 좀 넘었네요. 제가 아이패드로 하는 일이라곤 필기 조금이랑 유튜브 머신정도니 사실 성능은 충분한데, 필기 할때 사용하는 굿노트가 램이 부족한 것 때문인지 잘 튕기는게 문제였습니다. 저렴한 아이패드에도 3기가 램을 넣어주는 마당에 2기가였으니 당연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슬 새 패드를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예전 리뷰에서도 썼지만, 제 불만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1. 라미네이팅 (개인적으로는 저반사도 중요하지만 필기할때는 라미네이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2. 당시 기준으로도 아슬아슬했고 지금은 너무나도 작은 램 용량
일단 8세대는 펜슬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라미네이팅이 없고, 게다가 32GB는 모자라니 128GB로 한 급 올리면 쿠팡에서 떨어내던 에어4 64GB랑 가격 차이가 크질 않으니까 패스, 그래서 에어를 보자니 128GB는 없어? 64 256이 끝인데 256은 필요도 없는데 90을 태우라고? 펜슬도 바꿔야하는데 이럼 맥북 에어 쿠팡에서 떨어내는것보다 비싸네? 그래서 9월 애플 이벤트만 오매불망하며 기다렸습니다. 당시 루머로 엔트리 아이패드에도 폼팩터가 변경되며 더 얇고 가벼워진다는 얘기가 있었거든요.
https://gigglehd.com/gg/10741296
당시 루머글
아무튼 행복회로를 활활 태우면서 새벽 이벤트를 직관했는데 결과는 뭐 아시다시피...
https://gigglehd.com/gg/10896277
(10.2인치 아이패드, 아이패드 미니, 애플 워치 시리즈 7, 아이폰 13 시리즈 발표)
네! 어림도 없죠! 프로세서만 변경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울궈먹기였습니다. 트루톤 하나 들어가긴 했네요...
하긴 뭔가 폼팩터가 바뀌는게 사실이라면 케이스라던지 금형이라던지 미니6처럼 뭐라도 유출이 됐어야 했는데 없었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저 폼팩터는 한 10세대까지는 우려먹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결국 프로를 샀습니다...그래도 에어4 256GB보다 싸게 샀으니까 내가 이긴거다...
외관은 뭐 다들 아실겁니다. 지난번 나온 11인치 프로 2세대와 똑같아요, 12.9인치는 mini-LED도 들어가고 M1도 들어가고 그러면서 두꺼워지고 그랬는데 11인치는 M1이 들어간 걸 제외하면 똑같습니다. 그래서 묻혔죠, 유튜브에도 변변찮은 개봉기 하나 찾기 어려울 정도니까요.
(왼쪽이 6세대, 오른쪽이 프로)
반사율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이야, 정말 디스플레이 하나는 저같이 막눈도 감탄하게 만들더군요, 빛샘 하나 없이, 밝기는 더욱 올라가고, P3니 HDR이니 뭐 다 지원하는데다가 저반사, 라미네이팅, 120Hz까지 전부 들어가있죠.
근데 사실 방금 말한 것들은 프로 2세대를 쓰시던 분들이라면 이미 다 써보신 거죠. 그럼 뭐가 달라졌나?
(위 - 6세대 | 아래 - 프로)
바로 성능입니다. A14에 코어를 더 넣고 클럭을 더욱 올린 그 M1칩이 들어가면서 성능이 팍팍 올라갔죠. 애플이 참 말을 잘하는 것 같아요. 작년 WWDC에서 아이패드에 들어가던 A12X를 맥에 넣어서 시연을 하며 야! 잘 돌아간다! 우리가 패드에 들어가는 걸로도 PC를 돌릴만큼 강력한 걸 만들어냈다! 이렇게 어필하면서 그 해 겨울에 M1을 공개하고, 그걸 다시 아이패드에 넣었죠. 아이패드에 들어갔던게 맥으로, 맥에 들어갔던 칩이 다시 아이패드로 들어가면서 사람들에게 PC에 들어가는 칩이 "프로"에 들어갔다. 이거 진짜 대단하다는 식으로 어필을 했죠. (사실 A~~X의 성능향상 추이를 보면 사실 A14X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하지만) 뭐 자기네들이 프로 처음 나올때부터 아이패드 프로는 컴퓨터야 컴퓨터야 노래를 불렀으니 슬슬 실천한 거라고 봐도 되려나요?
여튼 대단합니다. 뭘 해도 빠르고 특히 램이 8GB로 늘어난게 아주 커요, 앱이 죽질 않으니까...아마 16GB 사신 분들은 더 하시겠죠.
6세대보다 양은 적지만 배터리도 확실히 오래가고요.
애플펜슬 1은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많았다면 2는 확실히 좋다는 걸 느낍니다. 착 붙고, 페어링이 간편하고 더 이상 뚜껑을 분실할까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생펜촉+생패드 조합이면 필기할 때는 여전히 불편하고, 알리에서 펜촉을 사던 펜팁을 끼우던 뭘 해야지만 필기할 때 그나마 종이와 비슷한 마찰력이 나오는게 불만이긴 하네요.
그리고 여전히 기기가 휘는 문제가 있던데, 뭐 애케플 들긴 했지만 그래도 기기값 100만원부터 시작하는 물건인데, 100만원이 뉘집 개이름은 아니잖아요? 언제 고칠거에요? 영어 잘하면 고쳐줄건가요?
결론은 이유없이 싼 물건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원가절감 없이 다 들어있어요, 아직 새 기기 뽕이 덜 빠져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건 사실이에요. 다만 애플이 말하는 PC랑은 아직까진 거리가 먼 것 같긴한데, 여전히 애플이 말하는 프로의 범위는 아직은 좁다고 생각해요, 램 제한도 최근에나 풀어줬고, 여전히 문서작업 같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작업은 일반적인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에 비하면 편하다고 보긴 어렵잖아요? iPadOS 특성상 파일관리가 그렇게 편한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그 뭐냐, 컴퓨터처럼 써보겠답시고 키보드니 뭐니 액세서리를 덕지덕지 갖다 붙이면 맥북보다 비싼 것도 사실이고요.
iPadOS가 업데이트 되면서 차차 나아지겠지만 지금은 작업을 시도해 보다가 불편해서 컴퓨터를 켜고, 비싼 프로는 넷플릭스 머신으로 전락할 건데, 그래도 쿼드 스피커라 엄청 빵빵하고 HDR을 지원하는 고오급 디스플레이니 더 재미나게 볼 수는 있겠지만요. 언젠가는 저도 PC처럼 쓸 수 있는 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