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경은 밤에도 일하는 이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집니다. 저 역시 추석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출근하느라 쉬는 날이 없습니다. 접종은 했지만 코로나도 조심해야 되고, 점점 친척들 보는게 힘들어집니다.
출장을 참 많이 다닙니다. 그 와중에 매일매일 컴퓨터 짊어지고 다니느라 피곤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가능한 한 잠을 잘 자는 거랑 무게를 줄이는 정도겠죠.
그래서 엊그제 새벽에 사고 싶었던 키보드를 무지성 지름했습니다. 레노버의 씽크패드 트랙포인트 키보드 2입니다.
이 특유의 박스는 IBM 시절부터 달라지지 않네요.
품질 보증서도 붙어있습니다. 뭐 아무것도 안 써있긴 하지만요.
내용물은 본체와 설명서, 케이블만 있는 단촐한 구성입니다.
마치 씽크패드 노트북을 절반 뚝 떼어서 파는 모양새입니다. 오히려 생각한 그대로의 모습이라 마음에 듭니다.
건전지와 크기 비교. 들고 다니기에 적당한 사이즈입니다.
빨콩, 씽크패드 마크, 좌/우클릭 버튼까지 노트북에 있던 것들 그대로 다 있습니다.
덕분에 키 배열에 익숙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키캡 근접 촬영. 품질도 좋습니다.
표면에 에칭이 되어 있고 인쇄된 글자가 닳지 않게 코팅이 한번 더 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쓰는 메인 키보드와 크기 비교. 가로는 짧고 세로는 팜레스트 때문에 조금 깁니다.
우측면에 전원 버튼이 달려 있습니다.
중요한 버튼은 상단에 전부 달려 있습니다. 블루투스 전환 스위치, OS 전환 스위치, USB 동글.
무엇보다 충전 포트가 C타입. 요즘에는 기본이지만, 기본도 안 지키는 물건이 참 많죠.
리얼포스를 치워두고 30분 정도 사용해 봤습니다. 오랜만에 레노버 노트북 쓰는 기분으로 회귀했습니다.
장점
+ 무선이라 선에 걸리적거릴 일이 없습니다.
+ 빨콩은 언제나 편리합니다.
+ 정숙합니다. 토프레 무접점 키보드보다도 조용합니다. 물론 제 것은 윤활을 하지 않은 순정이기도 합니다만.
+ 마우스 버튼의 키감이 생각보다 너무 좋습니다. 눌리는 느낌이 맥북 프로의 그것과 흡사합니다.
+ 플라스틱 하우징이라 혹시 통울림 등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런 점도 없습니다. 맨바닥에서 두드려 봐도 오직 타이핑 소리만 들립니다.
단점
- 다나와 기준으로 13만원 정도 합니다.
-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려고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무게가 좀 됩니다. 대충 휴대폰 2개분 정도 하는 것 같아요.
- 전용 파우치 없음. 이건 제 욕심일수도 있지만, 이동 중 사용을 전제한다면 어떻게든 흠집이 나게 됩니다. 하나 정도는 넣어주는게 좋지 않았나 싶어요. 이래뵈도 꽤 비싼 키보드인데.
이상으로 간략한 사용기를 마칩니다. 이제 사무실에서 눈치 안 보고 마음껏 타이핑 할 수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