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장거리 출장 나갔다가 사무실 들어오는 길에 미국복권을 전문으로 하는 복권방을 봤습니다. 그것도 어디 조그맣게 '미국복권' 이렇게 써져 있는것도 아니고 한 몇백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만큼 외관을 파워볼, 메가밀리언 로고로 덕지덕지 떡칠을 해놓으니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살다살다 로또방이야 흔히 봤지만 수도권에서도 못본 미국복권 전문점을 황량한 시골 촌구석 허허벌판에 덜렁 있는게 그저 신기하기도 하고 비용이 저렴하면 사무실 직원들한테 재미로 하나쯤 줘볼법도 할 뿐만아니라 당첨금 3000억 이라는 소리에 혹하는 마음도 있어서 한번 들어가봤습니다.
들어가기 전만 해도 비좁고 음습한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고 넓직한 모습이더라구요. 그리고 로또방 마냥 기계로 즉석으로 뽑아주는 형태가 아니라 미리 지정된 어플을 다운한 후 키오스크로 요금을 지불하고 번호를 선택하면 자신이 구매한 게임 내역이 어플로 날아오고 미국 현지 법인이 복권 실물을 구입하는 형태라네요. 물어보니 미국 현지 법에 따라 복권 실물을 미국 영토 밖으로 가지고 나가면 불법 및 무효가 된답니다.
그래서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1등 당첨되면 어떻게 되냐니까 한국에서 상주하고 있는 직원들이 직접 에스코트 해서 미국에 있는 주(州) 복권국으로 가서 당첨금을 수령한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1~3000억이면 사장이 먹고 튈것같다는 생각밖엔 나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대놓고 이 소리를 하니까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해놓고 점포만 수십개가 넘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는데 뭐 사기치는 사람들이 이런걸 언제 따졌습니까. 조희팔도 사업자등록 하고 지점을 수십개씩 굴려가며 사기를 쳤는데요 뭐(...) 어차피 게임 비용도 꽤 비싼 편이라(1게임 5500원) 안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와서 월급루팡짓을 하는 와중에 심심하기도 하고 뭔가 아쉬워서(?) 미국복권을 좀 찾아봤는데.....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047257
http://news.imaeil.com/Yeongcheon/2021080417381179119
......
진짜 로또 1등은 1등 당첨자가 아니라 로또방 주인이라고 하는 말이 틀린건 아니지 싶습니다. 참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서 그렇지. 그리고 어지간해선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저 자신도 "억 억"이 아닌 "천억 천억" 하니 순간 솔깃하는 모습을 보이는걸 보면 사기에 온전히 안전한 사람은 몇 없는게 맞는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덧: 그래도 1분동안 행복했습니다. 회사 때려치고 반포자이 입주하는 생각 하고 있었어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