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게 가득 쌓여 있을 때 뭐를 해야 합니까?
저처럼 게을러 터진 사람은 딴짓을 합니다.
파워PC 맥 다시 써보기 -1 https://gigglehd.com/gg/10712515
이 글에서 이어집니다. 2번이라고 썼지만 일단은 여기서 마무리할 것 같아요. 왜냐면 지금 상황에선 뭘 더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도란스가 왔습니다. 1KWA, 2KWA, 3KWA의 가격 차이가 얼마 안 나길래 그럼 뭐 게이지도 달려 있는 3KW짜리로 하지.. 했더니 엄청나게 크고 무거운 게 왔네요. 택배 상자만 보고 도란스가 아니라 옥상 밭에 쓸 15m짜리 호스가 온 줄 알았어요?
하나하나 켜 보기로 했습니다.
CRT에 전원을 넣으면 덩~ 하는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거의 15년만에 기억해 낸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살았을 때 이후로 CRT를 써본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안 켜집니다. 뒤에 전원 스위치를 올렸는데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다른 전원 버튼은 없고요.
그래서 뜯어봤습니다. 안은 깔끔하네요.
이 상태에서 전원을 넣어 봤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습니다.
다른 곳에 전원 버튼이라 할만한 것도 찾지 못했고요. 일단 넘어갑시다. 다른 것도 켜 봐야 하니까요.
두번째로 큰 거.
나 이거 화면 켜진걸 보니 울거같애.
근데 진짜 울거 같네요. 왜냐면 저기서 화면이 더 넘어가지 않거든요. 마우스 커서는 움직이는데 디스크만 주구장창 띄우고 있습니다.
디스크 트레이도 빠지고 전원 불도 켜지지만 그 이상의 반응은 없습니다.
이거는 도대체 어떻게 뜯어야 할지 감도 안오네요. 나사 몇개 풀어보고 포기했습니다.
왜 이렇게 포기가 빠르냐고요? 하나 더 남았거든요.
짜잔.
마지막에 이상하게 껐다고 하는군요. 셧다운을 눌러서 끄랩니다. 잘 보고 배워두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왜냐면 저기서 멈췄거든요.
다시 껐다 켜 보니 이젠 그 전단계에서 멈추네요.
어딘가 고장이 난 건 분명한데(그러니까 안 썼겠죠), 지금 상황에선 더 알아보기가 어렵네요.
그래서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이것도 분해는 좀 요상하군요.
위에서. 맥이 부팅할 때 저 스피커에서 청량한 소리가 난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맥뽕이 차네요.
옆에서.
다른쪽.
안을 봐도 별다른 건 없군요. x86이라면 아무리 오래된 기종이어도 어떻게 덤벼 보겠는데(xt까지는 커버할 수 있습니다), 이건 어지간한 부품이 다 붙어있고 호환 부품을 과연 구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라.
그리고 한번 뜯었다가 다시 조립하니 플라스틱 걸쇠들이 떨어집니다. 오래되서 어쩔 수 없나봐요. 부러진 채로 걸쳐져 있던 전원 버튼도 완전히 떨어져 나갔고요.
다음번에는 정말 큰 맘을 먹고 뜯어야겠습니다.
일단은 창고의 기저귀 아래에다 모셔두는걸로... 나중에 한가해지면 다시 꺼내봐야겠습니다. 딴짓을 이 만큼 했으면 지금 해야 하는 일을 해야겠죠.
마지막으로, 나눔해주신 보람님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