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의 메모리 용량

 

SK 하이닉스는 다른 회사보다 먼저 차세대 광대역 DRAM인 HBM(High Bandwidth Memory)을 시장에 출시하려 합니다. SK 하이닉스는 HBM 제품을 우선 2G-bit 칩으로 만들며 2세대로 8G-bit 칩을 출시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그럼 왜 2G-bit와 8G-bit 사이에 4G-bit가 빠진 것일까요? 그것은 처음 시장에서 HBM의 용량 수요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1.jpg

 

HBM의 스택 DRAM 아키텍처

 

2.jpg

 

HBM의 아키텍처

 

3.jpg

 

HBM의 샘플

 

메모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은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의 경우 최대한 대용량의 메모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반면 그래픽 분야의 경우 메모리 용량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됩니다. 그보다 제조 원가가 더 중요하다고 보지요. 이는 네트워크나 임베디도 마찬가지. 이렇게 시장의 요구가 다르기에 HBM 제품도 대용량과 소용량의 2가지로 나누게 됩니다.

 

HBM은 메모리 모듈화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HBM의 메모리 용량을 따로 늘리긴 어렵습니다. HBM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은 칩 1개의 용량x스택 수가 됩니다. 이중 스택 레벨 수와 스택 자체의 수는 메모리 대역과 연동됩니다.

 

HBM의 메모리 스택은 기본은 4개의 DRAM을 적층합니다. 현재 SK 하이닉스의 스펙에선 4스택 이상이 아니면 최대 대역이 나오지 않습니다. SK 하이닉스에선 8-Hi 스택의 HBM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2레벨(1채널에 2다이)이 됩니다. 즉 HBM DRAM의 다이 자체는 같으며 각각의 HBM 메모리 채널에 2개의 DRAM 다이가 연결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키텍처 때문에 HBM의 칩 당 용량에 따라 시스템 메모리 용량이 결정됩니다. 스택 당 메모리는 2G-bit HBM의 경우 4-Hi(4층)에서 1GB, 8-Hi(8층)에서 2GB가 됩니다. 4개의 스택을 사용하는 GPU는 각각 4GB와 8GB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저가형 위주이니 4GB가 표준이 될 것 같습니다. 임베디드 용으로 사용한다면 1스택 1GB입니다. 한편 8G-bit HBM는 스택 당 메모리는 4-Hi(4층)에서 4GB, 8-Hi(8층)에서 8GB입니다. 4스택을 사용하는 GPU를 가정하면 각각 32GB와 64GB의 메모리가 나옵니다. 서버 CPU 수준의 메모리가 되는 셈입니다.

 

4.jpg

 

HBM의 용량

 

5.jpg

 

 

HBM의 대용량화

 

 

29nm 공정으로 제조를 시작하는 SK 하이닉스의 HBM

 

SK 하이닉스는 29nm 공정에서 HBM의 제조를 시작합니다. 29nm 공정은 반도체 업계에서 2x nm(27~29nm)로 부르는 세대로, SK 하이닉스는 2016년부터 생산하게 될 8G-bit에서 2z nm 공정으로 건너갑니다. 2z는 20nm 급 다이의 전반(20~24nm)에 해당하는 공정입니다.

 

6.jpg

 

HBM의 다이

 

7.jpg

 

TSV의 로드맵

 

8.jpg

 

1세대 HBM

 

현재 29nm 공정의 2G-bit HBM은 다이 크기 5.10×6.91mm이며 면적은 35.2제곱mm입니다. 20nm 다이의 프로세스에서 2G-bit 다이는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TSV에서는 TSV 홀의 형성과 웨이퍼 가공 등의 공정이 늘어나기에 제조 단가 역시 비싸지지만, 그래도 다이가 작으니 다이 당 제조 단가는 나름대로 억제될 것입니다. 2z nm의 8G-bit 제품 역시 과거의 하이엔드 DRAM보다는 크기가 훨씬 작을 것입니다. 8G-bit 제품으로 이행도 수요를 생각해 보면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HBM의 미세화에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최첨단 프로세스 노드에 TSV 기술을 적용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DRAM의 미세화 자체가 한계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DRAM 제조 노드의 미세화에서는 DRAM 제조사의 2대 강자 중 삼성이 SK 하이닉스보다 앞섰지만, 삼성도 미세화가 순조롭게 진행되진 않습니다.

 

 

DRAM의 수익 확보와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DRAM을 도입

 

개발력이 있는 DRAM 제조사들은 수익이 많지 않은 DDR 계열 DRAM의 비율을 낮추고 수익이 높은 DRAM 기술로 가려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은 모바일계열의 DRAM 기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모든 종류의 DRAM을 만들지만 특히 모바일 계열의 DRAM에서 강합니다. 또 PC 계열의 DRAM에서 벗어나는 속도가 가장 빠른 것 역시 삼성입니다. 그에 비해 SK 하이닉스는 모바일도 하긴 하지만 삼성과 차별화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그래픽 계열의 DRAM에 주력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아래 슬라이드는 1년 전의 Compuforum에 나온 것으로 DRAM의 종류별 비율을 알 수 있습니다.

 

9.jpg

 

회사별 생산 상황

 

현재 DRAM 제조사들은 DRAM의 차별화를 용량과 가격이 아니라 용도에 따라 DRAM을 특수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PC와 서버용으로 개발된 DRAM 하나로 모든 DRAM 시장을 독점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앞으로는 그것이 더욱 진행되고 더욱 다양해질지도 모릅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HBM 뿐만 아니라 역시 스택 DRAM 중 하나인 모바일 와이드 I/O 2나 GDDR5에서 파생된 메모리 모듈 전용인 GDDR5M이 나옵니다. GDDR5M은 메모리 대역과 메모리 증설 모두가 필요한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를 목표로 합니다. 또 마이크론이 주도하는 Hybrid Memory Cube(HMC)도 서버 시장의 침투를 노리고 있습니다.

 

10.jpg

 

DRAM의 기술 동향

 

다만 이 정도로 DRAM이 생존할 만한 시장이 있는지가 의문입니다. 단일 규격의 DRAM이 나오던 시절엔 가격이 저렴해, 다른 규격의 DRAM이 가격으로 맞설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DRAM이 다양해졌지만 DRAM에 적용되는 경제 법칙은 일부 남아 있습니다. 충분한 경제적인 규모가 시장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그 DRAM은 비싼 솔루션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에서 의문이 생기는 HBM 솔루션

 

현재 HBM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의문도 바로 그것입니다. HBM은 결과적으로 로직 다이와 TSV 실리콘 인터넷포저가 필요한 규격입니다. TSV를 사용하는 특수한 DRAM 칩 뿐만 아니라 로직 다이와 TSV 인터포저의 단가가 HBM에 추가되는 것입니다. TSV 인터포저는 트랜지스터를 형성하지 않는 배선층만으로 이루어진 실리콘 칩으로, 65nm라는 구세대 공정에서 제조되지면 만드는 데 돈이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HBM은 GDDR5와 비교해 저전력 광대역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비용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11.jpg

 

TSV에 의한 DRAM의 스택

 

12.jpg

 

2.5D와 3D의 차이

 

그 때문에 GDDR5를 사용하는 기기 중에서도 저가형 제품에는 HBM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하이엔드는 되지만 미들레인지 아래는 어려우며 메인스트림은 더더욱 힘듭니다. 다만 HBM의 가격 계산은 더 오를 것인지 줄어들 것인지 모릅니다.

 

HBM은 그 동안의 GDDR 계열 DRAM과 다르게 DDR 시스템 메모리와 인터페이스가 호환되지 않습니다. GPU/CPU/SoC를 설계할 때 GDDR5은 저가형 DDR3과 호환되는 인터페이스를 써서 DRAM을 고를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HBM은 그게 어렵습니다(HBM과 GDDR/DDR의 두 인터페이스를 탑재할 수 있긴 하지만 그게 어렵습니다). 때문에 저가 제품에서 HBM의 대응은 더욱 어렵습니다.

 

시장 규모가 한정되면 개발 투자나 반도체 Fab에서 라인을 확보하는 비용을 감당할만한 매출이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GDDR5는 제조 단가를 낮춰 시장의 볼륨을 확대했습니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전에는 DDR 시스템 메모리를 탑재한 메인스트림 카드도 지금은 GDDR5를 탑재합니다. HBM이 그만큼 보급형 라인까지 갈 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CPU의 경우 DDR 시스템 메모리를 탑재한 다음에 광대역 메모리인 HBM을 넣는 방식이 됩니다. 이 경우에도 가격은 큰 문제가 되며 특히 CPU에 HBM 인터페이스를 구현해야 하니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GDDR5M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그것으로, DDR4 대신 GDDR5M을 쓰면 1세대 앞의 메모리 대역을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DRAM의 미래는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13.jpg

 

기술의 트렌드

기글하드웨어(http://gigglehd.com/zbxe)에 올라온 모든 뉴스와 정보 글은 다른 곳으로 퍼가실 때 작성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번역한 뉴스와 정보 글을 작성자 동의 없이 무단 전재와 무단 수정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