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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M8

 

라이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카메라 브랜드입니다. 그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반드시 세계 최고 성능이라는 건 아니지만)의 카메라나 렌즈를 오랜 세월동안 계속해서 만들어 왔다는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카메라 시대인 지금 라이카가 그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라이카가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틀림 없습니다. 파나소닉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봐도 이것을 알 수 있지요.

 

여기서는 라이카 카메라의 변천과 라이카 렌즈를 소개하 렌즈와 이름의 유래를 정리했습니다. 렌즈 출시년도는 자료에 따라 다른 경우가 있으며 한정 제작한 특수 렌즈는 여기에 넣지 않았습니다.

 

라이카는 렌즈를 소중히 여기고 특별한 지위를 주는 회사입니다. 이것은 각각의 렌즈에 다른 이름을 붙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독일의 렌즈 제조사는 렌즈에 이름을 따로 메기는 편입니다만.

 

반면 일본의 카메라-렌즈 제조사의 렌즈 이름은 회사 이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타쿠나 같은 렌즈도 있었고, 최근에도 주이코(올림푸스), 니코르(니콘), 후지논(후지필름) 등의 렌즈명은 남아 있습니다만, 이것 역시 렌즈 전체의 총칭으로 쓰이고 있을 뿐입니다. 예외가 있다면 코시나. 포익트랜더 렌즈에는 고유 이름을 짓고 있지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예전보다 렌즈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라이카 M8로 디지털 신시대를 맞이하는 라이카 렌즈군의 발전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해 봅니다.

 

 

라이카의 탄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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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바르낙

 

라이카를 생산하는 에른스트 라이츠(Ernst Leitz)사의 창립은 1849년에 이뤄졌습니다. 라이츠가 태어난 독일의 Wetzlar는 18세기 초부터 광학 관련 산업이 모이던 곳입니다. 라이츠는 처음에 현미경 등의 광학기기를 제조하던 회사였습니다. 현재도 라이카 마이크로 시스템즈(라이카 카메라가 아님)는 고성능 현미경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라이카를 만든 사람은 오스카 바르낙(Oskar Barnack, 1879〜1936)입니다.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근교에 태어나 의무교육을 마친 후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 몇 개의 공장에서 수련을 했습니다. 그리고 1902년 당시에 최첨단의 광학 기술을 가지고 있던 예냐의 칼 짜이스 재단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건강 문제 때문에 10년 동안 일했어도 정직원이 되진 못했다네요.

 

1910년에 라이츠는 새로운 기술자를 필요로 하고 있었는데, 바르낙을 아는 사람이 에른스트 라이츠 2세(1871〜1956)에게 그를 소개했고, 짜이스에서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한 바르낙은 1911년 1월부터 라이츠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바르낙은 사진촬영이 취미였는데 병약한 몸으로 대형 뷰 카메라를 옮기는 고생을 피하기 위해서 영화용 필름을 사용하는 소형 카메라를 고안했다고 합니다. 도 짜이스도 소형 카메라 개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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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 라이카

 

바르낙은 100% 금속 재질의 고형 카메라를 1913년에 3대 만들었는데 이것이 나중에 우르 라이카라고 불리는 물건입니다. 더블사이즈라 불리는 영화 2프레임 분의 화면 크기(24x36mm)를 가지고 있으며, 필름을 한장 보내면서 동시에 포컬 플레인 셔터를 올리는 방식을 채용, 현대의 소형 카메라의 기본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필름을 암실에서 넣어야 했고, 필름을 감을 때는 반드시 렌즈에 뚜껑을 덮어 빛을 막아야 했습니다.

 

그 후 독일은 제 1차 세계대전을 시작했고 바르낙은 우르 카메라의 개량을 계속했습니다. 선명도가 높은 이미지를 얻기 위한 렌즈를 만들기 위해 1912년에 라이츠에 입사한 Max Berek(1886~1949)의 도움으로 1920년엔 3군 4장의 엘마 타입의 특허를 내고, 3군 5장의 시험 제작기인 라이츠 아나스틱매트 렌즈(나중에 엘 막스라 불림)를 개발합니다.

 

최초의 라이카 A(1925년)과 다음 모델인 B(1926년)은 렌즈 고정식으로 아직 교환 렌즈를 쓰는 기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A의 렌즈는 라이츠 아나스틱매트 50mm F3.5를 썼으나 나중에는 엘 막스 50mm F3.5로 바꿉니다. 에른스트 라이츠와 Max Berek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렌즈 교환 방식을 쓰기 전까지 엘마는 C.P. 게르츠의 신형 글래스를 써서 초점거리가 조금 짧고 이 때문에 후기형보다 길이가 짧습니다. 이것은 구 엘마라 불립니다. 이후 렌즈 공급처가 재료를 바꾸면서 약간의 설계 변경이 이루어져 신 엘마가 나옵니다.

 

 

렌즈 교환식 라이카의 탄생

 

1930년 초에 렌즈 교환식인 라이카 C가 등장합니다. 이 때 처음으로 지름 3.9mm, 피치 약 0.977mm의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나중에 L 마운트로 불림)가 정해집니다. 그러나 처음 나왔을 때는 마운트 면에서 필름 면 까지의 거리-플렌지백-이 정해져 있지 않아, 이 때문에 카메라마다 렌즈를 조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교환 렌즈로는 표준 렌즈인 엘마 50mm F3.5 외에 광각 엘마 35mm F3.5, 망원 엘마 135mm F4.5가 나왔습니다. 또 보다 밝고 선예도가 뛰어난 표준 렌즈로 헥타 50mm F2.5가 개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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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마 50mm F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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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마 35mm F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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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타 50mm F2.5

 

그러나 바디 사이에 렌즈의 호환성이 없는 건 대단히 불편해서 나중에는 플렌지백이 28.8mm로 규정됐는데 이건 1931년의 일입니다. 이것에 의해 어떤 바디에 어떤 렌즈를 마운트해도 초점이 맞게 된 것입니다. 이를 구별하기 위해 마운트 면과 렌즈에 O 마크를 각인합니다.

 

L 마운트는 스크류 마운트이기 때문에 렌즈가 고정되는 위치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즉 렌즈의 지표가 위쪽으로 오면 됩니다. 약간 삐뚤어져도 바디와 거리계의 연동은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카메라와 렌즈의 조합이라면 조리개 링을 돌리면 거리계가 부드럽게 움직이고, 측거했을 때 렌즈의 무한대 위치에서 파인더의 이중상이 일치할 것입니다.

 

1932년에는 렌즈와 연동하는 거리계를 내장한 라이카 D II가 등장해 라이카의 성능은 다른 모든 소형 카메라와 비교해서 압도적인 우위를 서게 됐고 전세계 소형 카메라 제조사의 목표가 됩니다.

 

하지만 이 때 최대 라이벌도 등장합니다. 당시 세계 최대의 카메라 제조사였던 짜이스 이콘이 라이카의 성공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고, 35mm 필름을 사용하는 라이카 크기의 렌즈 교환식 최고급 카메라 콘탁스를 출시한 것입니다.

 

카메라의 성능을 보면 1/1250초의 고속 셔터와 일안 파인더를 채용해 라이카 D II를 넘어서고, 렌즈는 당시 세계 최고의 밝기를 자랑하는 조나 50mm F2와 조나 50mm F1.5를 내놨습니다. 칼 짜이스의 천재 벨 텔레가 만든 조나는 밝을 뿐만 아니라 높은 선예도와 콘트라스트 등의 뛰어난 묘사 성능을 앞세워, 기업으로서 규모나 광학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라이츠는 큰 위협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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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마랏 50mm F2

 

1933년에 슬로우 셔터를 갖춘 라이카 D III가 나오는데 이 때 라이츠 최초의 F2급 대구경 렌즈인 즈마랏 50mm F2가 등장합니다. 즈마랏은 사우스 타입의 4군 6장 구성을 했으며 콘탁스 조나 50mm F2와 경쟁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조리개 개방 시 선예도는 조나보다 떨어졌습니다. 조나에 대항할 수 있는 고성능 렌즈를 쓰기 위해 사람들은 즈미크론을 기다려야 했지요.

 

1935년에 콘탁스에 맞서 1/1000초의 셔터 스피드를 갖춘 라이카 IIIa가 나왔고 렌즈군도 짜이스를 염두에 두고 더욱 보강했습니다. 우선 짜이스 텟사 28mm F8에 대항해 라이카 최초의 28mm 급 광각 렌즈인 헥타 28mm F6.3(3군 5매)가 나와 밝은 조리개 값으로 짜이스에 우세를 보였습니다. 특수한 용도의 부드러운 묘사를 목적으로 한 Thamber 90mm F2.2(3군 4장)도 나왔는데 짜이스에 이런 렌즈는 없습니다. 또 본격적인 망원 렌즈로  Telyt 200mm F4.5가 나왔습니다. 카메라에 내장된 거리계는 정확하게 초점을 잡을 수가 없어 SLR 형식인 비저플렉스와 같이 사용합니다. Telyt는 매우 선예도가 뛰어난 망원 렌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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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미크론 50mm F2

 

제 2차 세계대전 후 에른스트 라이츠의 경영이 안정되면서 바르낙 라이카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라이카 IIIf가 1950년에 나왔는데 그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1953년에는 지금도 명렌즈로 유명한 표준 렌즈의 결정판 즈미크론 50mm F2(6군 7장)이 나옵니다.

 

1957년에는 바르낙 라이카의 최종형으로 라이카 IIIg가 나옵니다. 이 라이카 IIIg에 맞춰 새로 개발한 표준 렌즈가 엘마 50mm F2.8(3군 4장)입니다. 이것은 L 마운트용으로 개발한 마지막 렌즈가 됩니다.

 

 

M형 라이카와 라이카 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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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M3

 

1954년에는 성능과 기능을 완전히 혁신한 신형 라이카 M3이 나옵니다. M3는 이전까지의 바르낙 라이카보다 덩치가 상당히 커졌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바르낙 라이카의 조작이나 성능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 세계적인 큰 성공을 거둡니다. 라이카 M3은 라이츠의 절정기에 제조된 카메라며 그 품질은 수많은 카메라 중에서 세계 최고로, 라이츠의 카메라 중에서도 최고라고 말하는 라이카 애호가와 클래식 카메라 수리 장인이 상당수입니다.

 

라이카 M3 이후 카메라의 크기가 커지면서 기존의 렌즈도 디자인이 바뀌어 M형 라이카에 맞추게 되고, 렌즈 마운트는 M 마운트가 됩니다. M 마운트는 이전가지 쓰던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에 대해 상위 호환되며 M 바요넷 어댑터 링을 장착하면 기존의 렌즈도 기능적인 제한 없이 쓸 수 있습니다.

 

L 마운트로 나왔던 렌즈를 M 마운트로 바꾼 렌즈는 즈마론 35mm F3.5(디자인 변경), 엘마 50mm F3.5(디자인 변경), 즈미크론 50mm F2(침통식), 즈마랏 50mm F1.5, 엘마 90mm F4(디자인 변경과 침통식), 헥타 135mm F4.5가 있습니다. 또 라이카 IIg용으로 1957년에 L 마운트로 나온 엘마 50mm F2.8은 1958년에 M 마운트로도 나왔습니다.

 

또 M형 라이카가 출시된 후 새로 등장한 렌즈는 엘마 50mm F 2.8을 기반으로 해서 M 마운트로 만든 것으로, 외형은 라이카 M형에서 사용을 전제로 한 디자인이 됩니다. 그러나 바르낙 라이카 사용자의 요청에 의해 외형은 바꾸지 않고 마운트만 스크류 마운트로 바꾼 렌즈도 나왔습니다.

 

1972년에 라이카는 미놀타 카메라와 제휴해 미놀타가 제조한 라이카 CL을 1973년에 판매합니다. 이 카메라는 일본에서 라이츠 미놀타 CL이라는 이름을 붙여 미놀타가 판매했습니다. 이 CL 다음에 새로 개발한 렌즈가 즈미크론 C 40mm F2(4군 6매 구성)과 엘마 C 90mm F4(4군 4매 구성)으로, 카메라에 맞춘 작은 크기가 특징입니다.

 

즈미크론 C 40mm F2의 설계 그대로 일본에서 미놀타가 생산한 렌즈는 M.로커 40mm F2입니다. 엘마 C 90mm F4는 라이츠가 M.로커 90mm F4라고 이름을 붙인 렌즈를 만들었고, 이를 미놀타가 수입해서 판매했습니다. 이 C 렌즈는 거리계 연동부가 경사진 캠으로 구성되어 있어 카메라 바디 내장 연동 거리계와 조합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 CL 외에 다른 바디에서 사용할 경우 거리계 연동 전밀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렌즈 뒤에 C가 붙은 건 이거 두개 뿐입니다.

 

 

SLR 라이카 R의 등장

 

에른스트 라이츠가 라이카 SLR 카메라를 내놓은 시기는, 다른 주요 카메라 제조사와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것입니다. 이것은 2차 세계대전 후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 특히 1954년에 등장한 신형 라이카 M3와 그 후의 M2가 매우 잘 나갔기 때문에 굳이 SLR 카메라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 수출의 일등 공신 중 하나였던 일본 카메라 업계는 라이카 M3의 고품질과 성능에 충격을 받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지만 앞으로 장래도 괜찮았던 SLR 카메라의 개발에 주력했으며, 그 결과 일본은 지금까지도 카메라 업계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재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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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미크론 R 50mm F2

 

라이츠 최초의 SLR 카메라 라이카 플렉스는 1965년에 등장했습니다. 같이 등장한 렌즈는 4개. 표준 렌즈는 즈미크론 R 50mm F2, 4군 6매 구성의 가우스형 렌즈입니다. 이 렌즈는 조리개 개방에서 배경 흐림이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초점이 맞은 부분의 이미지는 날카롭게 나오는 훌륭한 렌즈닝비낟.

 

지금도 라이카의 SLR 카메라 바디 성능은 별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렌즈 성능에 대한 평판은 좋습니다. 또 여러 제조사의 렌즈를 만드는 설계자 사이에서도 평가가 좋습니다.

 

라이카 플렉스의 광각 렌즈는 엘마릿 R 35mm F2.8인데 레트로포커스형 5군 7매 구성입니다. 망원은 엘마릿 R 90mm F2.8이 가우스형 4군 5매 구성이고 엘마릿 R 135mm F2.8은 조나 타입의 4군 5매 구성입니다. 135mm 렌즈는 당시의 일본 렌즈보다 근접 촬영 거리가 짧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또 라이카 M 시스템보다 근접 촬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SLR 시스템의 장점을 라이츠도 이해는 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레인지파인더 라이카에서 카메라를 SLR 식으로 바꾸는 비조플렉스라는 액세서리는 내놓았던 만큼, 어떤 의미에선 당연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 나온 렌즈는 4가지 종류밖에 없었지만 이 비조플렉스용 렌즈는 어댑터를 통해 라이카 플렉스에서 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근접 촬영용 엘마 65mm F3.5나 400mm까지의 망원 렌즈 등을 쓸 수 있었습니다.

 

1968년에는 라이카 플렉스의 개량 버전인 라이카 플렉스 SL이, 1974년에는 라이카 플렉스 최후의 모델 라이카 플렉스 SL2가 나왔습니다.

 

1976년에는 라이카 플렉스 시리즈를 벗어난 새 SLR, 라이카 R3이 나왔습니다. 일본 미놀타와 기술 협력에 의해 전자 제어 미놀타 XE 바디를 쓰고, 측광은 라이카의 독자적인 스팟 측광과 평균 측광의 두가지를 쓸 수 있었습니다. 마운트의 연동 캠도 추가됐습니다.

 

라이카 R형 SLR의 마운트는 라이카 플렉스부터 지금의 R9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형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디 내장 노출계와 연계 시스템이 점진적으로 개량됐기 때문에 호환성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R 마운트는 1캠, 2캠, 3캠, R전용, 롬 내장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어느 바디에 쓸 수 있는지는 따로 확인해 봐야 합니다.

 

그러면 각각의 렌즈마다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를 볼까요.

 

 

라이츠 아나스티그마트(Leitz Anatigmat)

 

에른스트 라이츠의 직원인 오스카 바르낙(Oskar Barnack, 1879〜1936년)이 라이카에 연결하는 우르 카메라의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을 때, 여기에 장착하는 렌즈는 막스 베렉(Max Berek, 1886〜1949년)이 만들고 있었습니다. 베렉은 1920년에 3군 4매의 엘마 타입으로 특허를 얻었고, 라이카 시험 제작기에 3군 5매의 라이츠 아나스티그마트를 개발해 도입했습니다.

 

아나스티그마트는 비점수차보정 렌즈라는 의미로, 비점수차를 Astigmatism라고 부르는데(의학에서는 난시), 이를 부정하는 전치사 An을 넣어서 만든 이름입니다. 비점수차는 렌즈의 수차 중 하나로 렌즈를 통해 점을 모아 상을 맺었을 때, 점 모양이 되지 않는 수차를 가리킵니다. 이 시대에 아나스티그마트라는 이름을 가진 렌즈는 많이 존재하는데, 라이츠 아나스티그마트는 어디까지나 라이츠'의' 아나스티그마트 렌즈라는 의미입니다.

 

최초의 라이카 A형(1925년)과 B형(1926년)엔 렌즈가 고정식이었지만, 라이카 A형의 초기 모델에 장착된 렌즈가 라이츠 아나스티그마트 50mm F3.5였습니다. 이 종류의 라이카 A형은 150대 정도만 출시된 희귀한 물건으로 지금 가치가 500만 엔 정도는 하지만 가짜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 렌즈의 디자인은 침통식.

 

 

엘 막스(Elmax)

 

라이카 A형의 첫번째 렌즈, 라이츠 아나스티그마트 50mm F3.5는 곧 이름이 엘 막스 50mm F3.5로 바뀝니다. 렌즈 자체는 같습니다. 이 이름은 에른스트 라이츠와 막스 베렉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엘 막스가 부착된 라이카 A형은 700대로 이 역시 수가 많지 않으며 가격은 2백만 엔 이상 나가는데 마찬가지로 가짜가 많습니다. 이 렌즈 역시 침통식입니다.

 

 

엘마(El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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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마 50mm F3.5

 

엘 막스의 성능은 라이카가 당시 내세웠던 '35mm 판형에서 선명한 사진을 찍는다'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지만, 3장의 렌즈를 서로 붙여야 해서 생산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1926년에는 3군 4매의 엘마 50mm F3.5로 바뀌게 됩니다. 엘마 50mm F3.5 렌즈는 이후 35년 동안 생산이 계속돼 라이츠의 대표적인 표준 렌즈가 된 아주 희귀한 명품 렌즈입니다. 상태가 좋은 엘마 렌즈는 코팅이 되지 않은 구형이라도 개방 조리개에서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엘마는 3군 4매의 구성으로 칼 짜이스의 우르 루돌프가 1903년에 발명한 20세기 최고의 걸작 렌즈, 테사와 같은 구성으로 만들어졌지만 엘마는 조리개의 위치가 G1(가장 앞부분)과 G2(중앙) 사이에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테사는 G2와 G3/G4의 사이). 엘마 타입의 렌즈 구성은 앞서 쓴데로 베렉이 1920년에 독일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엘마의 이름은 엘 막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엘마 50mm F3.5는 라이카 C형 시대에 독립된 교환 렌즈가 됐고, 이후 몇 가지 종류가 있지만 마지막까지 침통식 디자인을 지켰습니다. 지금까지 37만 개 이상이 생산됐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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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마 65mm F3.5(비조플렉스 사용)

 

이 다음에 나온 3군 4매 구성의 엘마 타입 렌즈 중에는 엘마 35mm F 3.5(1930년), 엘마 135mm F 4.5(1930년), 엘마 90mm F4(1931년), 엘마 105mm F 6.3(1932년), 엘마 50mm F 2.8(1957년), 엘마 65mm F 3.5(1960년)이 있지만, 1960년에 등장한 엘마 135mm F4은 4군 4매 구성이 됐습니다. 나중에는 렌즈 타입에 상관없이 SLR용까지 포함해서 개방 조리개 값이 F3.5에서 F4인 렌즈는 엘마라고 불리거나 이름에 엘마가 포함되게 됐습니다.

 

예를 들면 M용 렌즈인 텔레 엘마 135mm F4(1965년)나 초점거리를 3개로 바꿀 수 있는 뉴 엘마 M 28-35-50mm F4(1998년), SLR 카메라인 라이카 R용 매크로 엘마 R 100mm F4, 슈퍼 엘마 R 15mm F 3.5, 엘마 R 180mm F4등이 있습니다. 예외는 1995년에 재출시된 엘마 M 50mm F 2.8 뿐인데, 이 렌즈는 조리개가 F2.8이지만 예전에 같은 스펙의 렌즈가 나왔기 때문에 엘마라고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의 규칙만 따진자면 엘마릿 M 50mm F2.8이 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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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마 90mm 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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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엘마 R 100mm F4

 

 

헥타(Hektor)

 

라이카 A형 시대에 들어서면서 엘마 50mm F 3.5보다 밝은 렌즈를 원하는 수요에 따라 등장한 것이 헥타 50mm F 2.5입니다. 헥타는 3군 3매의 트리플렛을 기본으로 각각 렌즈군을 2장씩 서로 붙인 3군 6매의 구성으로 수차를 보정해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헥타 렌즈가 바디에 고정된 라이카 A형은 약 1300대로, 이후 렌즈가 따로 떨어져 교환 렌즈가 된 헥타 50mm F 2.5은 약 10600개 만들어졌습니다.

 

헥타라는 이름은 이 렌즈를 설게한 막스 베렉이 키우던 개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헥타는 그리스 신화의 트로이 전쟁에 등장했던 영웅의 이름이었으니 막스 베렉의 개는 대단한 존재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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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타 73mm F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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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타 28mm F6.3

 

헥타라는 이름이 붙은 렌즈는 이후 헥타 73mm F 1.9(1931년) 3군 6매 구성, 헥타 135mm F 4.5(1933년) 3군 4매 구성, 헥타 28mm F 6.3(1935년) 3군 5매 구성, 헥타 125mm F 2.5(1954년) 3군 4매 구성 등이 있습니다. 모두 3군 트리플렛을 기본으로 렌즈가 구성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마(Sum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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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 50mm F2

 

처음으로 저속 셔터를 갖춘 라이카 D III형이 나온 1933년, 라이츠의 표준 렌즈 중 처음으로 F2의 조리개를 갖춘 주마 50mm F2가 등장했습니다. 1932년에는 칼 짜이스가 짜이스 이콘의 최고급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인 콘탁스용으로, 자존심을 건 초 고성능 렌즈 조나 50mm F2와 조나 50mm F1.5를 내놨기 때문에, 라이카도 콘탁스에 대항할 대구경 렌즈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주마는 4군 6매 구성의 가우스 형으로 초기 모델은 고정 경통이었지만 곧 침통식으로 바구비니다. 외관은 니켈 도금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크롬 도금이 됩니다.

 

주마의 이름은 라틴어의 Summa, '최고의 것'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 외에 주마라는 이름을 가진 렌즈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마는 그 이름대로 라이카를 대표하는 대구경 표준 렌즈지만 조리개를 열었을 때는 부드러운 묘사가 특징입니다. 주마를 소프트 포커스 렌즈로 분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당시의 광학 설계 기술력이나 쓸 수 있었던 재료를 고려해 볼 때, 가우스 타입에서 이 정도 성능이 고작이었으며 소프트 포커스용으로 설계한 것은 아닙니다. 갠관적으로 말하면 조리개를 개방했을 때의 선명도는 짜이스의 조나 50mm F2보다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조리개를 주요 수차를 줄이면 주마도 충분히 선명합니다.

 

참 재밌는 건 지금 나오는 대구경 표준 렌즈의 대부분이 가우스 타입을 쓰고, 조나 타입은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칼 짜이스의 ZM 마운트 조나 50mm F1.5(오리지널 조나 타입, 3군 6매 구성)과 미야자키 R&D의 MS-MODE-S 50mm F 1.3(변형 조나 타입 4군 5매 구성)이 등장하긴 했지만요.

 

 

탐바(Tham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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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바 90mm F22

 

탐바 90mm F 2.2은 1935년에 등장한 소프트 포커스 렌즈입니다. 라이카의 수많은 렌즈 중에서도 대단히 특별한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속 렌즈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렌즈 구성은 헥타 타입의 3군 4매인데, 중앙부에 빛을 통과하지 않는 증착 막이 붙은 전용 필터가 있어, 이걸로 소프트 포커스 효과를 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 전용 후드와 캡도 있습니다. 제주 수량은 3천 개밖에 안되며 가격도 비싸지요.

 

탐바는 그리스어 Thambos(놀람)에서 유래됐습니다. 그 효과를 보면 놀라게 된다는 이야기겠지요. 이 독특한 묘사를 활용하면 대단히 특별한 사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습니다.

 

 

텔릿(Telyt)

 

1935년에 출시된 라이카의 첫번째 200mm 망원 렌즈에는 텔릿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망원 렌즈는 telescopic lens라고 쓰는데 여기서 원거리를 의미하는 접두어 tele를 가져오고,  elyt는 프랑스어가 기원이지만 독일어에도 있는 엘리트-Elite-에서 가져왔습니다.

 

텔릿 200mm F 4.5은 바디의 거리계가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전용 미러 박스(비조플렉스)를 써서 SLR처럼 초점을 맞춥니다. 4군 5매의 텔레타입 렌즈 구성으로 선예도가 높습니다. 최단 촬영 거리는 3m.

 

이후 라이츠의 200mm 이상 망원 렌즈는 렌즈의 밝기와는 관계 없이 텔릿이란 이름이 붙게 됩니다. 예외가 있다면 R용 어포인트먼트(appointment) 텔릿 180mm F 3.4(1975년), M용 어포인트먼트 텔릿 135mm F 3.4(1998년)입니다. 또 200mm 이상의 망원랜즈에도 어포인트먼트 텔릿이 몇 종류 있습니다. 이 어포인트먼트는 appointment chromatic, Apochromati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제논(Xe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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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 50mm F1.5

 

1936년, 당시 세계 최고의 조리개를 자랑한 칼 짜이스의 콘탁스용 조나 50mm F1.5에 대항하기 위해, 슈나이더의 협력을 얻어 개발/제조한 것이 제논 50mm F1.5입니다.

 

슈나이더는 높은 기술력을 가진 독일의 렌즈 제조사로, 제논은 슈나이더의 F2.8 이상 조리개를 가진 가우스 타입 대구경 표준 렌즈에 붙이는 이름입니다. 제논 50mm F1.5는 5군 7매 구성으로 조리개 개방 상태에선 플레어가 많지만 선예도는 높습니다. 제논의 어원은 그리스어 Xenos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지 않은/진귀한'이란 의미입니다.

 

라이츠는 나중에도 선진적인 광학 기술이 필요한 렌즈 중, 자사의 힘만으로 개발이 어려울 때는 다른 광학 제조사와 협력해서 제품을 내놓게 됩니다. 제논의 후속작은 주마릿 50mm F1.5가 되기 때문에 라이카용 렌즈 중 제논은 이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주미타(Summ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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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타 50mm F2

 

라이카 IIIb가 출시되고 그 다음해인 1939년, 주마를 바꾼 새로운 대구경 렌즈인 주미타 50mm F2가 나왔습니다. 주미타는 가우스 타입 4군 7매 구성으로 주마보다 색수차를 잘 잡아냈으며, 주변부 광량도 늘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컬러 필름의 사용이 늘어난 것에 대응한 개량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주미타는 상당히 성능이 괜찮은 렌즈이며, 생산된 수가 많아 가격도 싸고 입수하기도 쉽습니다.

 

외장은 크롬 처리한 침통식 경통이지만 나중에는 코팅이 들어가는 등 작은 변화가 여러가지 있었습니다. 주미타라는 이름은 주마처럼 라틴어 Summa, 최고의 것이라는 데에서 가져 왔습니다. 주미타란 이름이 붙은 라이카 렌즈는 이것 뿐입니다.

 

 

주마렉스(Summarex)

 

1943년에 출시된 대구경 망원 렌즈가 주마렉스 85mm F1.5입니다. 라이츠의 초점거리 85mm 짜리 렌즈는 이거밖에 없습니다.

 

렌즈 구성은 5군 7매의 가우스 타입. 초기엔 검은색 도장을 하고 거리계엔 크롬 처리를 한 라이츠의 일반적인 마무리 작업이 들어갔지만, 나중에는 렌즈 몸통 전체가 크롬 도금이 된 데다가, 원래 덩치가 큰 렌즈다보니 대단히 호화스럽게 보이게 됐습니다. 후드나 캡은 전용 제품이 따로 있습니다.

 

주마렉스라는 이름은 주마처럼 라틴어의 Summa 최고의 것, Rex 왕, 이 두개를 따 온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35mm 판형 망원 렌즈 중에선 세계에서 제일 조리개 값이 밝았던 것도 있어, 망원 렌즈의 정점에 선 렌즈라는 의미가 됩니다.

 

 

주마론(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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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론 35mm F3.5

 

성능을 높여 엘마 35mm F3.5를 대체하게 된 새 35mm 렌즈는 주마론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1946년에 등장해 4군 6매 구성의 가우스 타입 설계를 썼으며,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외장은 크롬 도금 처리를 했고, 조리개 링이 경통 옆에 있어 조작성도 대폭 향상했습니다. 성능은 주변부 화질이 크게 늘어나 평가가 좋습니다.

 

주마론이란 주마처럼 라틴어 Summa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주마론이란 이름이 붙은 렌즈는 이것 외에도 1955년에 등장한 주마론 28mm F 5.6(빨간 주마론이라고도 부름), 주마론 35mm F 3.5을 개량한 주마론 35mm F 2.8(1958년)의 3개 뿐입니다.

 

 

주마릿(Summa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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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릿 50mm F1.5

 

제논을 개량해서 성능을 향상시킨 대구경 렌즈가 주마릿 50mm F1.5(1949년)입니다. 렌즈 구성은 5군 7매로 제논과 배치가 비슷하지만, 새로운 규소 재료를 써서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조리개의 모양도 원형에 가깝게 바뀌었습니다. 디자인은 제논과 비슷합니다.

 

주마릿은 주마처럼 라틴어 Summa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주마릿이라는 이름이 붙은 라이카용 교환 렌즈는 이것밖에 없지만, 나중에 라이카의 컴팩트 카메라 미니룩스로 주마릿 40mm F2.4가 나옵니다.

 

 

주미크론(Summic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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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크론 50mm F2

 

1953년에 주미타를 개량한 신형 표준 렌즈, 주미크론 50mm F2가 등장합니다. 라이츠의 걸작 렌즈로, 주미타의 앞부분 2개 렌즈군을 분리하고 새로운 규소 재료를 써서 대폭으로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초기형 주미크론은 가이거 카운터에서 방사선 누출을 탐지할 수 있는 '아톰 렌즈'입니다. 조리개 F2 개방일 때 중심부 해상력이 1mm당 250을 넘고, 조리개 F4에서 최적의 묘사를 그려냅니다. 초기형 주미크론 50mm F2는 모두 선예도에선 조나를 능가하며 화질의 균일성도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외형은 침통식에 크롬 도금 처리, 필터 구경은 라이츠 표준인 39mm입니다. M마운트로도 1956년에 나왔지만 이건 고정 경통이지요. 이 때 렌즈 구성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나중에 L 마운트로 1960년에 나왔지만 그 수는 매우 적습니다. 그 밖에 근접 촬영 대응 DR 주미크론, 경통을 검은색으로 도장, 렌즈 셔터를 내장한 버전 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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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크론 50mm F2(M 마운트. 고정식 경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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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주미크론 50mm F2

 

주미크론의 어원은 주마처럼 Summa...는 이제 다들 외우셨을테고, 라틴어의 MIcron-작다-를 조합한 것으로 보입니다. 렌즈 크기가 작은 건 아니니까 여기선 이미지를 세밀하게 분석해 낸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이 이름에 잘 어올리는 고성능 렌즈입니다.

 

이후에 조리개 F2짜리 렌즈는 몇 가지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주미크론이란 이름이 붙게 됩니다. 주미크론 35mm F2, 주미크론 90mm F2, 주미크론 R 50mm F2, 어포인트먼트 주미크론 M 90mm F2, 어포인트먼트 주미크론 M 75mm F2, 어포인트먼트 주미크론 R 180mm F2 등입니다.

 

 

스테마(Stemar)

 

1954년에는 캐나다 라이츠에서 스테레오 촬영용 스테마 33mm F3.5 렌즈가 출시됐습니다. 3군 4매 구성 렌즈가 2개 병렬로 들어 있고, 라이카 판형의 크기에 2장의 사진을 동시에 찍을 수 있습니다. 이걸 전용 뷰어로 보면 입체 사진이 됩니다. 원거리를 촬영할 때 쓰는 프리즘 부속이나 전용 파인더, 후드가 셋트로 출시됐습니다.

 

스테마는 Sereoscopic camera-'스테레오' 카메라와 3군 4매의 '엘마'를 붙여서 만든 이름입니다.

 

 

슈퍼 앙굴론(Super Angulon)

 

1958년에는 라이츠 최초의 21mm 초 광각 렌즈, 슈퍼 앙굴론 21mm F4가 나왔습니다. 이 렌즈는 제논처럼 슈나이더의 협력을 통해 개발한 렌즈입니다. 라이츠가 이런 '특수' 렌즈를 자력으로 개발하지 못하는 상황은 전쟁 후에도 계속됐던 셈입니다.

 

앙굴론은 1930년에 슈나이더가 개발한 광각 렌즈로, Goerz의 걸작 렌즈인 Dagor를 개량해서 구경의 영향을 줄인 것입니다. 그러나 슈퍼 앙굴론은 앙굴론을 개량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로지노프가 1946년에 취득한 특허를 발전시킨 대칭형 초광각 렌즈입니다. 나중에 라이카 R 등이 SLR에 대층형이 아닌 레트로포커스 타입 슈퍼 앙굴론이 나왔기 때문에, 이름만으로 렌즈를 구분할 순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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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앙굴론 21mm F3.4

 

이 M용 슈퍼 앙굴론 21mm F4는 4군 9매의 대칭형 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이 라이카용과 같은 대칭형 렌즈 구성을 가진 슈퍼 앙굴론은 지금도 광각용 렌즈로 견재하며, 왜곡이 없는 선명한 묘사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슈퍼 앙굴론은 개량형인 21mm F3.4난 R용 21mm F3.4, 21mm F4(레트로포커스), PC 슈퍼 앙굴론 28mm F2.8 등이 있어, 라이츠에게 있어 슈나이더는 없으면 안되는 협력사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라이카가 혼자서 개발한 21mm 이하의 초 광각 렌즈 개발은 1980년까지 기다려야 나오게 됩니다.

 

앙굴론의 어원은 라틴어 Angulus-모서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슈퍼가 뭔지 설명할 필요는 없지요?

 

 

주미룩스(Summil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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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룩스 50mm F1.4

 

1959년엔 주마릿을 개량한 대구경 표준 렌즈, 주미룩스 50mm F1.4가 나왔습니다. 가우스 타입의 5군 7매 구성으로, 1966년에 성능을 약간 개량한 버전이 나오긴 했지만, 최근에서야 등장한 비구면 렌즈를 쓴 신형 주미룩스 50mm F1.4가 나올 때까지 40년 이상 생산이 계속됐습니다. 그래서 주미크론과 더불어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라이카를 대표하는 대구경 표준 렌즈가 됐습니다.

 

이후에는 F1.4의 렌즈는 주미룩스라는 이름이 붙게 됩니다. 주미룩스 M 35mm F 1.4, 주미룩스 M 75mm F 1.4, 주미룩스 R 50mm F 1.4 등입니다.

 

주미룩스 역시 Summa라는 라틴어에, 독일어의 Luxus-호화, 혹은 라틴어의 Lux-빛이라는 단어를 더해 만든 이름입니다. 최고로 호화스러운 렌즈, 최고의 빛을 얻는 렌즈. 둘 다 맞는 말이네요.

 

 

엘마릿(Elma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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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마릿 90mm F2.8

 

1959년에 엘마릿 90mm F2.8이 출시됩니다. 90mm의 엘마(F4)와 주미크론(F2) 사이를 채우는 렌즈로, 크기와 조리개의 균형이 잘 맞아 쓰기 좋은 중망원 렌즈입니다. 렌즈 구성은 3군 5매.

 

엘마릿은 엘마에서 유래된 이름이지만, F2.8 조리개의 렌즈는 비조플렉스를 쓰는 망원계를 가져오면서 엘마릿이라는 이름을 쓰게 됩니다. 엘마릿 M 21mm F 2.8, 엘마릿 M 28mm F 2.8, 엘마릿 90mm F 2.8, 엘마릿 135mm F 2.8, 텔레 엘마릿 90mm F 2.8, 매크로 엘마릿 R 60mm F 2.8 등입니다. 예외라면 앞서 쓴대로 1995년에 복각된 엘마 M 50mm F2.8이 있습니다.

 

 

녹티룩스(Noctilux)

 

1966년에는 라이츠의 렌즈 중 최고의 밝기를 자랑하는 렌즈가 등장하는데, 바로 녹티룩스 50mm F1.2입니다. 이 렌즈는 라이츠에서 만든 렌즈 중 처음으로 비구면 렌즈를 광학계에 썼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습니다. 렌즈 구성은 4군 6매의 가우스 타입, 생산한 물량이 많지 않아 매우 비쌉니다.

 

녹티룩스는 '밤'을 의미하는 라틴어 접두어 Nocti, Lux는 앞에서 말했지요.

 

녹티룩스는 1976년에 50mm F1로 개량되서 줄곧 이어져 내려오지만, 여기에 비구면 렌즈를 쓰진 않았습니다. 렌즈 구성은 6군 7매.

 

 

텔레 엘마릿(Tele-Elma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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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 엘마릿 90mm F2.8

 

엘마릿 90mm F2.8을 개량하고 텔레타입 광학계를 써서 길이를 대폭 줄인 텔레 엘마릿 90mm F2.8(5군 5매 구성)이 1963년에 등장했습니다. 크기가 작아 휴대는 편리하고 표현은 날카롭습니다. 초기형은 크롬 처리, 1966년부턴 블랙 크롬 처리입니다. 이 렌즈는 접사에 쓸 순 없어 엘마릿 90mm F2.8도 한동안 같이 판매됐습니다.

 

텔레는 원거리를 가리키며 망원렌즈에 자주 쓰는 말이지만, 이 렌즈는 엘마릿 90mm F2.8이 있으니까 '텔레타입' 렌즈 구성의 컴팩트한 렌즈라는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텔레 엘마릿이란 이름이 붙은 렌즈는 이외에도 텔레 엘마릿 180mm F2.8이 있습니다.

 

 

텔레 엘마(Tele-El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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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 엘마 135mm F4

 

1965년에 엘마 135mm F4를 개량해 텔레타입 광학계로 길이를 짧게 줄인, 텔레 엘마 135mm F4(3군 5매 구성)이 출시됐습니다. 최단 촬영 거리는 1.5m며 선예도가 뛰어납니다. 렌즈 헤드를 떼서 비조플렉스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것도 특징. 이 렌즈는 오랫동안 생산을 계속하다 1985년에 생산을 중단하지만, 1993년에 외관 디자인을 크게 바꿔 다시 출시(렌즈 구성은 그대로)해 1998년까지 계속 나왔습니다.

 

렌즈 이름의 유래는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텔레 엘마라는 이름을 가진 렌즈는 이것 뿐입니다.

 

 

매크로 엘마(Macro-El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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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엘마 R 100mm F4

 

1968년의 포토키나 전시회에서 매크로 엘마 R 100mm F4가 등장했습니다. 이 렌즈는 벨로즈 전용 렌즈로, 벨로즈에 연결해 무한대에서 등배율까지의 촬영이 가능합니다. 렌즈 구성은 3군 4매. 이 벨로우즈용 매크로 엘마는 1978년에 헬리코이드를 내장해 렌즈만으로 촬영이 가능한 매크로 엘마 R 100mm F4 렌즈가 나올 때까지 벨로우즈 유닛과 같이 공급됐으며, 2000년에 생산이 중단됩니다.

 

매크로라는 접두어는 그리스어의 Macros-큰, 길다-에서 유래된 것인데, 일반적으로 매크로 촬영이라 하면 10배 정도까지의 확대 촬영을 가리킵니다. 이보다 확대율이 높을 때는 현미경 사진이 되지요. 매크로 촬영에 쓰는 렌즈는 매크로라는 이름이 붙는 게 일반적. 매크로 엘마도 매크로 촬영용의 엘마(F3.5 이하의 렌즈)라는 의미입니다. 2004년에는 M용 렌즈로 매크로 엘마 M 90mm F4가 새로 나왔습니다.

 

 

크루타곤(Cultagon)

 

1969년에 라이카 R용 교환 렌즈로 등장한 것이 PA 크루타곤 35mm F4입니다. 이 렌즈는 좌우 시프트, 위로 라이즈, 아래로 풀, 즉 상하좌우 네방향으로 렌즈를 움직일 수 있는 시프트 렌즈입니다. 6군 7매의 레트로포커스형 렌즈로, 시프트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 일반 렌즈보다 이미지 써클이 넓다는 게 특징입니다. 광각 왜곡에 취약한 건축 사진을 찍을 땐 꼭 필요한 렌즈입니다.

 

지금도 R용 시프트 렌즈는 슈나이저에서 공급하고 있는데, PC 슈퍼 앙굴론 R 28mm F2.8로 1988년부터 판매중입니다.

 

크루타곤은 라틴어의 Culto-짧게 하다-, Gon-모서리-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PA는 Perspective Adjustment 입니다.

 

 

앙제뉴-줌(Angenieux-Zoom)

 

1969년에 라이카 최초의 줌렌즈가 등장했습니다. 라이카 R용 앙제뉴-줌 R 45〜90mm F 2.8 입니다. 이 렌즈는 프랑스의 유명 렌즈 제조사인 앙제뉴에서 공급을 받은 것으로 10군 15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시 라이츠는 줌렌즈를 개발할 능력이 없었거든요. 이 렌즈는 라이츠 독자 개발 줌렌즈인 바리오 엘마 R 35-70mm F3.5가 1983년에 나올 때까지 계속 판매됐습니다.

 

앙제뉴는 프랑스의 렌즈 설계자 폴 앙제뉴(Paul Angeniuex)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줌은 원래 의성어인데, 비행기가 급상승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사진 분야에선 연속 가변 초점 렌즈를 가리킵니다.

 

 

바리오 엘마(Vario Elmar)

 

1969년에 라이카 플렉스용으로 라이카의 첫번째 방원 줌인 바리오 엘마 R 80-200mm F4.5가 나왔습니다. 이 렌즈는 일본 미놀타에서 공급을 받은 것입니다. 렌즈 구성은 10군 14매.

 

1978년에 이 렌즈는 바리오 엘마 R 75-200mm F4.5로 개량됐습니다. 렌즈 구성은 9군 12매로 전보다 적어졌으며, 이 역시 미놀타에서 만들었습니다. 이후 바리오 엘마라는 이름이 붙은 줌 렌즈는 여러가지가 나오게 됩니다.

 

바리오는 Vario-바꾼다-에서 따온 것으로 렌즈의 초점 범위를 바꾼다는 의미로 줌렌즈를 가리킵니다. 줌이 되는 엘마 렌즈(F3.5 이하)라는 것입니다. 독일의 줌 렌즈로 바리오를 사용하년 예에는 칼 짜이스의 바리오 조나, 바리오 핀콜라, 바리오 프랙티카 등이 있습니다.

 

 

El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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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can 50mm F2

 

1972년에 미 육군에 라이카 M4를 기반으로 한 군용 모델, 라이카 KE-7A가 공급되는데, 이 군용 카메라를 위해 새로 개발된 표준 렌즈가 Elcan F2로 4군 4매 구성입니다.

 

이 이름의 유래는 에른스트 라이츠 캐나다(Ernst Leitz CANada)의 머리 문자를 따서 만든 것입니다. 이 KE-7A 카메라와 Elcan 렌즈 셋트는 군에 납품하고 남은 게 일반 시장에도 팔렸다고 합니다. Elcan 렌즈는 66mm나 90mm도 있습니다.

 

 

홀로곤(Hologon)

 

1973년에 M용 교환 렌즈 중 제일 광각인 홀로곤 15mm F8이 나옵니다. 이 렌즈는 짜이스 이콘의 초고급형 SLR 카메라, 콘타렉스의 바디를 기초로 해서 제작한 초광각 전용 카메라, 홀로곤 울트라 와이드(1958년)에 장착됐던 렌즈를 라이카 M 마운트용으로 빼낸 것이며, 제조는 칼 짜이스에서 했습니다.

 

홀로곤은 유래없던 3군 3매의 광학 계통에, 조리개는 없고 F8 고정이 됩니다. 선예도는 뛰어나나 주변부 광량 저하가 심합니다. 이를 보정하는 센터 필터가 있으나 이걸 쓰면 F16이 되버립니다. 거리계 연동은 안되고 눈으로 대충 봐서 초점을 맞추지만, 피사계 심도가 엄청나게 깊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안됩니다. 전용 광각 파인더도 있습니다.

 

홀로곤은 그리스어의 Holo-모두-와 모서리를 의미하는-Gon-을 붙인 것입니다. 보이는 것 모두를 찍는 렌즈라는 소리겠군요.

 

 

아포 텔릿(Apo-Tel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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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 텔릿 R 180mm F3.4

 

1975년에 라이츠로선 처음으로 어포인트먼트(appointment)라는 이름을 쓴, 아포 텔릿 R 180mm F3.4를 출시했습니다. 4군 7매 구성으로 아포크로맷(apochromat) 구성입니다. 선예도가 뛰어난 망원 렌즈입니다.

 

어포인트먼트는 Apochromatic를 가리킵니다. 원래 아포-Apo-는 그리스어지만. 나중에 아포 텔릿이라는 이름을 붙인 렌즈는 제법 많이 나오게 됩니다.

 

 

슈퍼 엘마(Super Elmar)

 

1980년에 슈퍼 엘마 R 15mm F3.5가 나왔습니다. R용 렌즈 중에선 지금까지도 화각이 가장 넓으며, 4종류의 필터가 내장된 것이 특징입니다. 또 렌즈 후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름의 유래는 설명할 것이 없고, 이것 외에 슈퍼 엘마라는 이름이 붙은 렌즈는 없습니다.

 

 

아포 매크로 엘마릿(Apo-Macro-Elmarit)

 

1988년에 매크로 엘마 100mm F4가 된 새로운 망원 접사 렌즈, 아포 매크로 엘마릿 100mm F2.8이 나왔습니다. 6군 8매 구성이며, 이름대로 성능이 매우 높습니다. 최단 촬영 거리는 45cm.

 

매크로 촬영용, 엘마릿(F2.8) 렌즈면서 아포. 알기 쉬운 조합입니다. 이 이름이 붙은 렌즈는 이것 뿐입니다.

 

 

아포 주미크론(Apo-Summicron)

 

1994년에 아포 주미크론 R 180mm F2.8이 나왔습니다. 6군 9매 구성, 가장 앞부분에 보호용 평면 유리가 있고 초점은 이너 포커스입니다. 이후 아포 주미크론 M 90mm F2, 아포 주미크론 M 75mm F2등의 렌즈가 나오게 됩니다. 이름에 대해 설명할 건 없네요.

 

 

슈퍼 엘마릿(Super Elmarit)

 

2001년에 슈퍼 엘마 R 15mm F3.5의 후속작으로 슈퍼 엘마릿 R 15mm F2.8이 나옵니다. 10군 13매 구성, 저분산 유리와 비구면 렌즈 사용. 슈퍼 엘마릿 렌즈는 성능보다는 가격이 월등한데, 무려 91만 5600엔입니다. 이 이름이 붙은 렌즈는 이것 뿐입니다

 

 

출처

http://dc.watch.impress.co.jp/cda/special/2006/12/19/5199.html

http://dc.watch.impress.co.jp/cda/special/2006/12/19/5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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