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초반부터 인터넷을 써오신 분들이라면 익숙할 만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 속도 패치]라는 물건입니다. TCP/IP 등과 관련된 레지스트리 설정 따위를 건드려서 인터넷 사용시 체감속도 등을 향상시켜준다는 물건이지요.


며칠 전 저녁에 문득 인터넷 속도를 향상시킬 방법에 대해 생각하다가 이것의 존재를 떠올리고는, 바로 몇 가지 인터넷 속도향상 프로그램이나 레지스트리 모음 등을 구해서 제 컴퓨터에다가 적용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 번씩 재부팅을 해가며 인터넷 체감속도에 어떤 변화가 있나 살펴봤지요. 여러 번 삽질한 끝에, 설정 하나를 엉터리로 하는 것만으로도 인터넷 성능이 반토막이 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인터넷 속도패치를 두세 가지 정도만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모든 속도패치는 무설치가 기본입니다.

  1. TCP Optimizer
    http://www.speedguide.net/downloads.php

    이 프로그램은 SpeedGuide.net이라는 해외 웹사이트에서 배포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TCP/IP나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과 관련된 윈도우의 몇몇 설정값을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설정값을 바꾸고 나면 자동으로 이전 설정값을 백업하는 기능이 있어 편리합니다. TCP/IP와 관련된 레지스트리를 직접 보고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나 MTU값을 찾아주는 기능 등도 덤으로 붙어 있지요. 저는 다른 속도패치를 적용한 뒤 몇몇 설정값을 바꾸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사용했습니다. 레지스트리 편집기나 netsh 커맨드를 쓰면 수동으로 할 수 있는 설정들이었지만, 그걸 간편하게 해 준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입니다.


  2. TCPIP Tuning : 국내외 인터넷 속도 향상 패치
    http://bittalk.org/threads/140075/ (다운로드: http://windowsforum.kr/data/3236758)

    이건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터넷 속도향상이나 시스템 성능과 관련된 각종 튜닝 팁 및 그 팁을 레지스트리에 쉽게 적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reg 파일 등을 묶은 압축 파일입니다. 출처가 출처라 그런지 주로 토렌트를 주고받는 시스템을 위한 전반적인 튜닝인 듯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나오는 튜닝 중 일부는 설명이 약간 애매한 데가 있는데다가 함부로 적용했다가는 오히려 인터넷이 느려지거나 특정 상황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ECN을 활성화(이 기능은 TCP Optimizer에도 있습니다)하면 특정 웹사이트(예를 들면 아프리카TV)의 접속이 대단히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iVelocity
    http://www.parkoz.com/zboard/view.php?id=my_tips&no=15169

    제가 사용해본 인터넷 속도패치 중 가장 체감성능 향상이 뛰어났던 물건입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의 모든 프로필을 선택해 놓고 최대 대역폭을 적용한 뒤, TCP Optimizer로 몇몇 값만 살짝 바꿔서 사용하고 있지요. 이 프로그램이 건드리는 레지스트리 값을 잠깐 살펴본 적이 있는데, 건드리는 레지스트리도 많을 뿐더러 대단히 공격적인 설정값을 사용하는 듯 합니다. 예를 들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최대 커넥션 값이 무려 64(!)로 바뀝니다. 아, 물론 [최대 대역폭] 기준으로요. 참고로 이 프로그램의 [Network Tuning] 기능을 사용하려면 먼저 [기부정보]를 확인해야만 할 겁니다.


다음은 제가 현재 사용중인 설정값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iVelocity 설정값
TCP Optimizer [General Settings]
TCP Optimizer [Advanced Settings]


다른 건 인터넷 속도패치 프로그램이 설정해준 대로 놔두되, [TcpAckFrequency]와 [TcpDelAckTicks]만을 default값으로 바꾸어 레지스트리에서 삭제하고 [MaxConnectionsPer…] 값을 64에서 8로 줄였을 뿐입니다. Gaming Tweak과 관련된 값들은 마비노기를 하는 제 동생을 통해 실험해본 결과 오히려 미묘하게 반응속도가 떨어진다고 하여 수정하였고, Internet Explorer의 최대 커넥션 값은 너무 높아봤자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아 8~16 정도로 줄였습니다.


이렇게 설정한 결과, 제 경우에는 실제로 어느 정도의 인터넷 체감속도 향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벤치비의 [웹 접속 테스트]를 돌려본 결과,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모두 평균 0.5초 내로 로딩된다는 결과가 나오더군요. 이 정도면 인터넷 속도패치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지 않나요?


벤치비 웹접속테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