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하던 DP케이블이 모가지가 부러져서 결국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잠시 묵념)


그래픽카드에 케이블을 연결하고 바로 90도로 꺾어서 뒤로 빼는 FT-02 (속칭 영희) 케이스의 특성상 케이블 모가지를 꺾어놔서 그렇게 되었는데요.


뭐 어찌됐건 모니터는 써야하고, DVI로 연결하면 자잘한 문제가 많거니와, HDMI는 모니터 입력이 QHD를 지원을 안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DP 케이블을 주문했습니다.


마침 너나와에서 DP 케이블의 목록을 보고 있는데, 낄댄이 일전에 리뷰하신 케이블이 상위 랭크가 되어있어서 조금 비싸지만 구매해봤습니다.

(낄댄의 리뷰 http://gigglehd.com/zbxe/13201054 )


근데 어짜피 DP 자체가 워나게 마이너하고 인기없는 규격이라서.. 케이블 가격은 항상 비싼걸 감수합니다. 다만 문제 안생기고 오래오래 쓰기만을 바랄 뿐인데. 생각보다 이놈이 잘 끊어진다는게 문제였지요.


일단 도착했으니 패키징을 봅시다. 딴트공인가 딴트콩인가 하는 수염난 아저씨 캐릭터가 보입니다. 이 캐릭터에 너무 집착하는거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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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엔 DP포트에 관한 설명이 써있습니다. 얼마나 마이너한 규격이면 포트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자세하게 적어놨겠습니까.

그와중에 HDMI와 비슷한 모양이나... 부분이 마음아픕니다.


첨언하자면 DP 포트 자체의 체결력이 약하기때문에 설명과 같은 고정핀이 존재합니다. 


HDMI는 왠만해선 그냥 꽂아놓으면 흔들리거나 빠지는 일이 없이 잘 체결되지요. DP는 HDMI와는 다르게 버튼을 눌러서 잡아당기는것도 은근히 귀찮고, 눌러서 뺀다고 해도 파손되는 경우도 있고.. 하튼 울며 겨자먹기로 써야하는 규격이라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다음에 모니터를 바꿀때는 기필코 HDMI로 QHD 입력이 가능한 모니터를 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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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의 종이를 옆으로 빼서 내부 무지상자를 열수 있습니다. 다행히 여기는 수염난 아저씨 얼굴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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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열어봤습니다. 여기서 다시 수염난 아저씨가 절 맞아주네요. 케이블은 사진과 다르게 코팅된 철사줄 비슷한걸로 묶여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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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터 부분입니다. 재질은 꽤 괜찮습니다. 싸구려틱하지 않고 부들부들합니다. (PBT 재질로 된 키캡과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케이블의 연성도 만족스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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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 이렇게 연결합니다. 제거할때는 사진상 삼각형 모양이 그려져있는 부분을 누르고 잡아당기면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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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GA쪽에는 이렇게 연결합니다. 케이스를 영희에서 H440으로 바꿨기 때문에 모가지가 부러질 일은 더이상 없을거같습니다.

이 태그를 제거하면 A/S를 받을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경고 문구가 붙어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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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하고 약 1일정도 사용해본 결과 (당연히 그래야겠지만) 노이즈나 번쩍거리는 현상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케이블의 장단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장점-

1. 케이블 몸체와 커넥터 부분의 재질이 꽤 고급스러움, 다른 DP 케이블은 몸체가 아주 뻣뻣한데, 이녀석은 어느정도 연성이 있는게 맘에 듬.


2. 보통 DP케이블의 분리 버튼이 누르기 힘들거나 아주 뻑뻑한데. 이녀석은 누르기도 꽤 편하고 부드러워서 탈착이 아주 수월합니다. 이게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3. DP 케이블 자체가 워낙 마이너한 시장이라 독과점이 심해서, 고를 수 있는 케이블 후보가 2~3개밖에 없어 여러모로 울며 겨자먹기로 맘에 안드는 제품을 살수 밖에 없었는데, 기존 사용하던 제품의 1.7배 가격에 훨씬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보여주니 훌륭합니다.


4. 별로 중요한건 아니지만, 나름 고급스럽게 만든 케이스에 담겨서 오니 기분이 좋습니다.




단점-

1. 보기 예쁘지도 않은 수염난 아저씨 캐릭터에 왜 저리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좋게 말하면 유머러스한거고 나쁘게 말하면 똘끼...


2. 커넥터 손잡이부분이 상당히 길쭉합니다. 현재 저의 사용환경에서라면 문제가 없지만, FT-02 케이스를 사용했었다면 예전 쓰던 케이블보다 더 목이 심하게 꺾여서 일찍 죽었을걸로 예상됩니다. 이게 제일 큰 단점입니다.


3. 케이블에 A/S 보증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스티커를 꼭 달아둬야 했었나 싶습니다. 덜렁덜렁하니 별로 보기 좋은건 아닌데 말이에요.


4. 저는 2m 모델의 길이가 딱 맞았지만. 사용 환경이 다양할수 있는 만큼 1미터나 3미터 모델로 길이 라인업을 다양화 했으면 합니다. (공식 답변으로는 2M를 넘어가면 안정성이 떨어져 발매할 계획이 없다고는 합니다)


5. 제품 설명 페이지가 위트있는 부분도 있는데, 특정 부분은 케이블만 바꾸면 엄청난 효과를 얻는듯이 약을 파는(...) 부분이 있는건 거슬립니다.





제가 어디서 꽁자로 제공받은것도 아니고, 돈받는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내서 자잘한 물건의 상품후기까지 쓴건 또 처음인거같습니다.

그만큼 DP 케이블 시장이 열악하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DP-DP 케이블은 선택권 자체가 현재 몇종류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느낀 DP케이블의 수명 경험상, (써보진 않았지만) 케이블계의 끝판왕이라는 Molex제 3만원짜리 제일 비싼 녀석을 사시거나. 그게 아니라면 이녀석을 사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이녀석이랑 비슷비슷하게 생긴 만원 내외의 물건들이 많이 있지만. 제가 썼을땐 대체로 품질이나 수명이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겁나 비싼 몰렉스제 케이블 사실만큼 넉넉하신 분이 아니라면, DP-DP 케이블중에서는 제일 살만하다 싶은 녀석이 생겨서 만족스러웠다는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