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트로 

예전에 저는 CAD$399.00 짜리 노트북의 리뷰를 적은 적이 있습니다.[1] 당시 기준으로는 일부 넷북 말고는 그런 가격의 제품이 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혁신적인 가격이었습니다. 거기서 조금 더 과거로 올라가 보면 하시의 제갈량이나 소텍의 100만원 미만 노트북의 가격을 보고 놀라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물론 저렴한 핸드헬드 기기나 노트북 비스무리한 제품들은 있었지만 대부분 기능이 제약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휴대용 컴퓨터의 가격이 굉장히 많이 내려 150불에도 노트북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소형화의 댓가로 온보드 램,드라이브와 수리하기 곤란한 설계가 따라오긴 했습니다만 어차피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도 합니다. 하이센스 C11 크롬북은 그러한 저가형 컴퓨터 중 하나로, 정가 149$에 리퍼가는 80불 중후반대인 제품입니다. 



2.하드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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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To-be-filled-by-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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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2: //who c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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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3: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저 ARM스티커는 원래 붙어있던 것은 아닙니다. 전에 어떤 분께 받은 명함 잘라서 만들었습니다.


하이센스 11크롬북은 중국의 하이센스사에서 나온 크롬OS기반 컴퓨터로, 다음과 같은 사양을 갖습니다:

-Fig.1 ~ Fig.3 에서 보이는 것 처럼 모 회사의 노트북을 따라하고 싶어 안달난 듯한 디자인과 설계.

-RK3288 1.8Ghz Cortex-A17 쿼드코어

-16GB 플래시 메모리 / 2GB 램

-1366x768 11.6" 저질 디스플레이

-USB 2.0 2개 / HDMI (Full) 1개 / 3.5mm Audio 1개 / MicroSD슬랏 1개

-약 11 뉴튼 가량의 무게 (고도 0미터 기준. 1.1~1.2kg가량의 질량)

-약 8.5시간의 구동시간.

. [2][3]


RK3288 기반 크롬북 플랫폼인 "Veyron"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비슷한 사양의 다른 회사 제품과 커널 호환성 등이 있습니다. 뭐, 그래봐야 리눅스 설치시는 크롬OS의 커널을 꺼내다 쓰기 때문에 실 사용자 입장에 있어서는 큰 차이는 없습니다.


또 한, 스펙상의 사용시간은 8.5시간이지만 실사용시 배터리시간은 6시간하고 조금 더 나오는 정도로, 스펙대로의 시간을 뽑으려면 굉장히 정적인 사용패턴이여야 합니다. (pdf등을 띄워놓고 어쩌다 한번 움직이는 정도라면 클럭이 120mhz대까지 내려갑니다. 거기에 액정 밝기를 약간 낮추면 스펙대로의 시간도 나옵니다.) 이 크롬북을 구매한 이유가 기존에 쓰던 c710크롬북의 너무 짧은 배터리시간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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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4: 0xdeadbe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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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lp0 on fire.


확장포트는 Fig 4와 Fig 5에 흐리멍덩하게 보이는 것 처럼 좌측에 USB 하나와 HDMI하나가 위치하고 우측에 USB하나, MicroSD슬랏 1개, 그리고 3.5mm 사운드 잭이 위치합니다. 좌측에 보이는 또 다른 동그라미는 충전 포트로, 12V 2A 아답타를 장착하며 3.5mm가량의 외구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데에 쓰려고 만든 아답타를 재활용한 것 같습니다.) 아답타랑 이어폰 잭 크기가 비슷해서 헷갈리는 것을 빼면 크게 문제는 없는 배치이며 그래도 두께다 두께다 보니 원가절감한다고 한쪽에 다 박아넣거나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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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n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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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 (temporary fig title)


충전 아답타는 상당히 부실한데, 뭐 충전 자체는 잘 되지만 Fig6-7에 보이는 것처럼 딱 봐도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물건은 아닙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구경도 작고 이어폰이랑 헷갈립니다. 게다가 접지때문에 꽂는 방향이 고정되어 있는데 이것 때문에 다른 기계들과 같이 꽂기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뭐, 배터리가 오래 가니 어느정도 봐 줄수는 있는 부분입니다. 애초에 안 꽂고도 오래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고장나면 저 미묘한 구경과 전압(12V 2A)때문에 구하기는 조금 더 귀찮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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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  == Figure 010 :


또한 키보드의 조금 특이한데, 나름 크롬북에 맞춘답시고 레이아웃이 꽤나 조절되었습니다. Super키에 해당하는 검색버튼이 캡스락 위치에 올라갔으며 F1-F10대신 전용 기능키들이 들어갔습니다. 이 전용키들은 원격머신이나 리눅스 부팅시 f1-f10에 할당됩니다. 리눅스 부팅시 잘 안쓰는 펑션 키 (딜리트 등)를 리매핑해볼 여지가 있습니다만 크롬OS상에서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키감은 별로입니다만 오타가 나거나 타속이 느려질 정도는 아닙니다.


3. 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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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それは鯉よ、グレゴリオ


Cortex-A17 쿼드코어와 2GB의 램은 분명 풍족한 사양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노트북의 본연의 목적인 인터넷 서핑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사양이기도 합니다. 플래시 게임이나 영상 시청, 가벼운 웹서핑 등은 전부 문제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보이는 것 같이 초기 상태에서 웹페이지를 두 개 정도만 띄운 상태에서의 램 점유율은 500메가 가량입니다. 물론 업데이트 중 혹은 작업이 좀 빡센 경우에는 꽤 높게 올라가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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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0: in decimal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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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1 : 11월 11일은 세계 1차대전 종전기념일입니다. 과자에 놀아나지 맙시다. 딱히 개인적인 감정은 이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본 상태에서 낮게 나오는 램 점유율은 chroot를 이용해 리눅스를 올려도 크게 부담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윗 이미지들처럼 Crouton을 이용해 Ubuntu trusty + enlightenment 데스크탑을 설치하고 각종 필요한 앱을 설치한 상태에서도 드라이브 용량은 5기가 이상 남았으며 램도 절반 이상 확보되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선 대부분의 ARM용 우분투 리눅스가 지원하는 앱을 정상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크롬OS에서 추출된 플래시 플러그인을 이용해 플래시를 재생하는 것도 가능합니다.[4] (굳이 크롬OS를 오가고 싶지 않을 때에는 편리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공장초기화하거나 chroot이미지만 밀고 다시 작업하면 되니 딱히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전체적인 리눅스 체감은 쾌적하나 OpenGL ES가속이 잘 지원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들이 있곤 해서 그런 소프트웨어들은 가속 없이 써야 합니다. 요컨대, 이러한 가속 문제가 있는 소프트웨어나 x86전용 소프트웨어가 아닌 다른 자유 소프트웨어로 커버 가능한 작업은 이 컴퓨터로도 전부 무리없이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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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2: N/A

또한, chroot환경이 아닌 아치 리눅스 설치도 가능합니다. 보통 크롬OS용 커널과 모듈들을 추출해서 아치 리눅스 루트 파일시스템에 강제이식하는 식으로 설치하게 되며 usb나 sd카드상에서 동작하게 됩니다. 속도는 나쁘지 않으나 매뉴얼대로 따라하면 그래픽이 풀 가속 상태가 아닌 프레임버퍼 모드로 동작하게 됩니다. 크롬OS쪽에서 일부 드라이버를 추출해올 수 있으나 그래픽드라이버도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크롬OS쪽에 들어가는 GUI환경은 표준 X11이 아니라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제 경우에는 crouton으로 만족할 만한 환경을 구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고치지 않고 그냥 crouton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4. 개인적인 소감과 결론


사실 아수스나 에이서 등지에서 나오는 x86노트북도 비슷한 가격에 리퍼가 풀리고 있어 딱히 이 제품이 대단히 가성비가 좋거나 하지는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단 될 것은 다 되며 가볍게 크롬OS도 체험해보고 ARM기반 컴퓨터도 체험해보기엔 이 하이센스 노트북도 괜찮지 않냐는 것이 개인적인 소감이었습니다. 특히, 웹서핑 등 간단한 작업만 할 거라면 뭐 액정 품질같은게 좀 떨어지는 걸 빼면 맥북에어같이 비싼 기기를 사는 것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역시 엔지니어는 RISC워크스테이션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_^ 타넨바움 교수님도 말씀하시지 않으셨던가요? 한 20년쯤 전에.. 미래는 RISC와 마이크로 커널이라고. 마이크로 커널은 아닙니다만 RISC는 들어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