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citation needed]. 이불 안에 박혀서 컴퓨터를 하는 것으로 허술하게 옷을 입고 돌아다니거나 이불 밖에서 데스크탑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 보다 감기 등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확률이나 교통사고 등에 휘말릴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불 안에서 노트북을 할 경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또한, 노트북이 직접 이불에 닿을 경우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해 노트북에 열이 누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이불 안에서도 안정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베이에서 15불에 파는 노트북 책상을 구매했습니다. 노트북 책상이라고 반드시 이불 위에서 안정적인 자세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광고내에서 침대 위에서 사용하는 예시 이미지가 나왔기 때문에 믿고 구입했습니다. 박스샷도 찍어뒀으나 컴퓨터의 SD카드 리더기가 반항하는 고로+상자는 받자마자 버려버린고로 생략합니다. 또한, 그 덕에 화질 허접한 폰카사진뿐입니다.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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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 책상은 접이식입니다. 배송시에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 이렇게 접혀서 오며 사용 후 보관을 위해 얼마든지 접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제멋대로 펴지지 않게 만들어져 있어 저 구석의 검은 버튼을 눌러야만 펼 수 있습니다.

재질은 흔한 저가형 플라스틱으로, 꼬꼬마 시절 쓰던 리틀타익스 책상이 생각나는 촉감입니다. 하지만 그 책상처럼 튼튼할 거 같지는 않습니다. 25kg까지 버틴다는데 실제론 별로 그럴 것 같은 느낌은 아닙니다.

앞의 피규어는 크기 비교용으로  대략 6인치의 높이입니다. 기글이니까 기글러가 흔히 가지고 있을 만한 물건을 선택했습니다.


그럼 책상을 펼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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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펼치면 이렇게 됩니다. 왼쪽이 노트북 놓는 자리이며 팬을 위한 구멍과 추가적인 열 배출을 위한 구멍이 보입니다. 오른쪽 위는 컵과 볼펜 홀더가 있으며 밑에는 마우스패드가 접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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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으면 이렇습니다. 딱 봐도 연약해보이는 다리가 달려 있는데, 그래도 높이 조절은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외에도 USB팬이 달려 있어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쿨링을 제공해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USB케이블은 찰탁가능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USB-A타입 커넥터입니다. 그러니까 저 케이블은 양쪽이 다 USB-A타입입니다. 높이를 줄이기 위한 설계 같은데 솔직히 저런 설계는 비표준이어서 USB-B타입을 쓰는 게 옳았다고 봅니다. 그거라도 충분히 들어가게 할 수 있었을거 같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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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불 위에 올리면 이런 느낌입니다. 이불 디자인이랑 상태 구린건 넘어갑시다 (..) 다른 사람한테 얻어온 거라..


저 상태에서 밑으로 이불을 꺼내서 몸에 덮은 상태로 사용해도 충분히 안정감 있게 유지됩니다. 물론 그래도 겁나서 음료는 못 마시겠습니다만.. 충분히 목적대로 쓸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 단가절감이 눈에 띄는 테이블 답게 그리 무거운 노트북을 얹은 게 아닌데도 테이블이 밑으로 조금 쳐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망가질 정도의 느낌은 아닙니다만 굉장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입니다.


올려둔 컴퓨터는 IBM X40입니다. 옆에는 뱀부450.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원하는 각도가 안 나올 수 있는데, 그래서 노트북 부분만 높이를 따로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올려두면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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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에서 노트북을 얹으면 이렇게 됩니다.20160116_213834.jpg


각도를 적당히 조절하면 굉장히 편한 각도가 나옵니다. 또한,이러니 저러니 해도 여전히 충분히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해 줘서 침대 위에서도 편하게 컴퓨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위에 몇 번 말한 것 처럼 이 책상은 굉장히 내구성이 허접해 보입니다.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침대 안에 박혀있기 위해 요구되는 기능이 다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적어도 망가지기 전 까지는) 필요한 역할을 다 해줄 것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다른 침대용 노트북 책상들이 판매되는 것 같은데, 기능은 더 단순하지만 목제로 더 튼튼하게 설계된 제품들도 있는 것 같으니 내구성이 걱정이시라면 그러한 것을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적절히 활용될 경우 이러한 책상들은 바깥 세계로 나갈 일을 줄여줘서 더욱 더 사용자의 생활을 안전하고 평화롭게 만들어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