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쓰던 케이스가 아마도 2011년쯤 장만한 듯 싶습니다. 여기 달아둔 부품은 2012년 초에 한 차례 교체한 바 있으니 그리 오래 된 건 아닙니다만, 소음과 발열 처리에 대해서 매번 반복적으로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쓰리알시스템에서 나온 X210 마끼아또 SE USB 3.010여년 전 접해본 바 있는 이른바 밥통 케이스를 닮았습니다. 당시 커다란 보드와 수많은 하드디스크를 달 수 있도록 고안한 케이스 형태를 지금의 PC 형태와 규모에 접목시켰을 때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그래서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 사실은! (?!?!?!)


작년 말 퇴사하면서 남아버리게 된 하스웰 i3와 H87 메인보드, 256GB SSD 등등과 더불어 최근 꼬일대로 꼬여 동작이 이상해져가고 있는 3년 묵은 데스크톱 PC를 갈아엎어야 하는데 귀찮던 차, 남아버린 부품으로 데스크톱 PC를 새로 맞추고 통으로 갈아치우자는 얄팍한 계획에서 시작된 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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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바꿔치기 할 거면서 3TB 하드디스크와 R9 그래픽카드, 전원공급장치를 새로 장만한 까닭은 뭐... 욕심이죠. -_-;;



각설하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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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놈입니다.

사진으로만 봐선 크기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한 미니타워형 케이스로 보이기도 합니다. 5.25형 베이가 가로 형태로 들어가는 전형적인 케이스로 마이크로ATX 폼펙터만 적용할 수 있는 미니타워 케이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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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오면서 이렇게 각종 스위치나 단자가 케이스 상단으로 올라간 것들이 주류를 이루는 듯 합니다. 특히 이 X210 마끼아또 SE USB 3.0은 높이와 깊이가 거의 같아서 조립 후 세우면서 앞면와 윗면을 헛갈려 하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단자가 위에 달린 걸 선호하는데요, 제가 PC를 책상 아래 바닥에 내려두고 쓰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렇다보니 케이스를 훌륭한 발 받침대로 쓰기도 합니다만, 전원 및 리셋 스위치마저 위에 달려 있을 경우라면 아무래도 위험 부담이 있겠죠? 전원 스위치는 윗면 하우징 높이와 같기 때문에 쉽게 눌리는 일은 없겠습니다.

 

사진에서 보듯 전면 스피커 단자 및 마이크 단자는 고무 마개로 막혀 있습니다. X210 마끼아또 SE USB 3.0은 이 뿐 아니라 전면 USB 단자 마개도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들 전면 단자를 쓰지 않을 경우 먼지 유입 등을 막고자 하는 배려입니다. 제 경우 전면 USB 단자는 자주 쓰지만 사운드 관련 단자는 별도 외장 장치를 쓰기 때문에 전혀 활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개로 막아뒀죠.



(리뷰도 아닌데 사진이 좀 안 어울리잖아?!)


: 그래도 조립하는 과정은 생략합니다. 사진 찍으면서 조립하긴 귀찮;; -_-;;



우선 원래 쓰던 시스템 사진. 뭐..... 너저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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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뵈도 3년밖에 안 썼어요. -_-; (사방에 지저분한 먼지는 살포시 무시해주세요 -_-; )

나중에 설치한 저 SSD는 3.5형 가이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찮다는 이유(같지않은 이유;;; )로 그낭 매달아놨습니다.

이번에 바꿔치기 하지 않았다면 저건 평생 매달려 혹사당하다 생을 마감했겠죠? -_-;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저는 따로 케이블 정리라는 걸 하지 않습니다. (네. 압니다. 못 하는 거예요 -_-; )

그놈의 귀차니즘은 쓰지도 못하는 테라텍 6Fire를 아직도 꽂아둔 채 쓰게 만들죠. ㅡㅡ;;

(어차피 64비트 운영체제에서 쓰지도 못해요. 일전에 프로디지 장만했다고 쓰면서 언급한 적 있어요.)



이제 새로 교체하는 PC로 넘어가겠습니다.

(학살 따위 주문은 어울리지 않으므로 생략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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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주제에 배경 누끼 딴 건 오죽하면 그랬겠냐며 넘어가 주세요 -_-;;


이 사진이라면 케이스 외관 사진으로 일으킬 수 있는 오해(?)를 풀기에는 가장 좋은 사진이겠죠? 들어 있는 메인보드는 풀 사이즈 ATX입니다. 흔히 겪을 수 있는 미니타워 케이스가 아닌 셈이죠. 그런데 케이스 측면 사진에서 보통 볼 수 있는 드라이브 베이와 전원공급장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게 바로 X210 마끼아또 SE USB 3.0의 핵심입니다. 앞서 밥통 케이스를 언급한 까닭도, 제가 X210 마끼아또 SE USB 3.0을 차기 케이스로 고른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이 사진에서 보면 흔히 볼 수 있을, 여기저기 어지러운 케이블이 극히 일부만 보이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선 정리를 잘한 게 아닙니다. X210 마끼아또 SE USB 3.0은 메인보드에 얹는 CPU, 메모리, 각종 확장카드 등을 설치하는 공간과 각종 드라이브, 전원공급장치를 설치하는 공간을 나누어 놨습니다. 풀 사이즈 ATX 메인보드를 쓰는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첫 사진에서 미니타워형 케이스로 보였던 까닭은 이렇게 둘로 나뉜 공간으로 인해 가로 폭이 넓기 때문입니다. 풀 사이즈 ATX 메인보드 뿐 아니라 최대 290mm에 달하는 대형 고성능 그래픽카드까지도 달 수 있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모든 케이블은 드라이브 설치 공간으로부터 격벽 사이사이 구멍을 통해 건너옵니다. , 케이블을 연결하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구멍을 통해 케이블을 통과시키면 메인보드 설치 공간에는 극히 일부 케이블만 남게 되죠. 이런 구성은 PC 본체 발열을 효과적으로 순환시키기 위한 구조를 확보하는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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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메인보드 설치 공간에는 전면, 하단, 후면, 그리고 사진에는 없는 상단에 각각 대형 냉각팬을 달아놨습니다. 이들 냉각팬을 통해 케이스 안에서 발생한 열을 바깥으로 효과적으로 뽑아낼 수 있습니다. 특히 상단 냉각팬은 그래픽카드로 막힌 확장슬롯 공간의 열을 식히는데 효과적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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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에보가 뜬금없이 840프로로 바뀐 까닭은 앞에서 설명했으니 태클은 참아주시고;;;


반대편인 드라이브, 전원공급장치 설치 공간은 SSD로 넘어가고 있는 저장장치 트랜드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2개의 2.5형 드라이브 베이를 갖추고 있는데요, 몇 천원 차이일 뿐이지만 3.5형 가이드를 제공하지 않는 SSD 상품이 꽤 많이 있습니다. 따로 3.5형 가이드를 사는 것도 번거롭다보니, 반드시 고정시켜놔야만 하는 게 아닌 SSD 특성 상 그냥 케이스 바닥에 고정시키지 않은 채 두거나 빈 공간에 매달아두기도 합니다......만 저만 그런가요? ㅡㅡ; 여하튼 이제는 이렇게 따로 베이가 있으니 이제 고정해두고 쓰면 되겠습니다.


(실은 이쪽 공간은 드라이브를 그냥 내동댕이쳐두기엔 이래저래 여의치 않아요. 제목 첫 부분을 기억해두세요.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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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2.5형 베이가 2개 있다는 확인용입니다

(그냥 조립하는 중에 옆에서 굴러다니는 저용량 2.5형 하드디스크가 눈에 띄어서 꽂아만 두고 찍어봤어요. -_-; )

실제로 3.5형 하드디스크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2.5형 하드디스크를 데스크톱 PC에서 쓰는 일은 잘 없겠죠. 그보다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용량 대비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SSD 2개를 레이드 레벨 0로 묶어 쓰기 위한 공간 정도로 활용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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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브, 전원공급장치 설치공간 전체는 이렇습니다. 메인보드 설치 공간과는 대조적으로 꽉차는데다가 케이블도 어질어질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메인보드 설치 공간에서 거의 보이지 않던 케이블 뭉치가 어딘가에는 자리잡아야 하니까요.

 

사진에서 보듯 전원공급장치는 세로 형태로 세워져 있습니다. 격벽으로 나눈 두 공간을 나란히 갖추고 있는 케이스지만 전원공급장치를 세로 형태로 세워 가로폭을 되도록 줄이고자 한 건데요, 이런 공간에 확장성까지 확보하려다보니 좁아지는 건 어쩔 수 없었겠습니다. 특히 제 경우 1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블루레이 드라이브까지 달아놨으니 가뜩이나 좁은 공간이 더 좁게 되어버렸습니다.

 

왼쪽에 가로 방향으로 세워진 하드디스크 위로 SSD 설치 공간이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확장성을 부여하기 위해 모든 저장장치는 세워서 들어갑니다. 3.5형 하드디스크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은 최대 3곳입니다만, FDD 설치 공간으로 확보한 1곳은 드라이브 고정 방식을 확인 못해 쓰지 못했습니다. 더 필요한 디스크 공간은 NAS로 대체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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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볼까요? 제목에 '천국과 지옥 사이'라고 썼습니다. 정말정말 쾌적한 메인보드 설치 공간, 각종 드라이브, 전원공급장치로 가득한데 케이블까지 잔뜩 들어찬 드라이브, 전원공급장치 설치 공간. 심지어 절대 부피도 메인보드 설치 공간이 훨씬 넓어요. 


좌 천국.....

우 지옥.....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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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D 베이와 FDD 베이는 쓰지 않을 때 가릴 수 있도록 개폐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외관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제 사실상 안 쓰는 FDD 대신 하단 FDD 베이에는 카드리더기를 달았으면 좋겠군요.


(2015년에 FDD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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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덮개는 다른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서로 바꿔 달 수 있습니다. 한쪽은 스모크 처리한 투명 플라스틱으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들었고, 다른 한쪽은 타공망을 달아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드라이브, 전원공급장치 설치 공간을 투명 플라스틱 덮개로 달았는데요, 한편으로는 상하좌우로 냉각팬이 달려 있는 메인보드 설치 공간에 비해 열은 발생하지만 전원공급장치에 달려있는 냉각팬에만 의존해야 하는 드라이브, 전원공급장치 설치 공간에 타공망 덮개를 달아주는 편이 열 관리에 효율적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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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설치 완료. 여전히 청소 상태는 -_-;;; 쩝;; 그냥 넘어가죠? ㅡㅡ;


상대적으로 공간 효율이 좋아지긴 했는데요, 케이스 위에 올려두고 쓰던 NAS는 이제 다른 자리로 위치를 옮겼습니다. 케이스 윗면에 냉각팬은 물론 각종 스위치와 단자까지 있는데다가, 전에 쓰던 마이크로닉스 클래식 케이스와 달리 윗면이 라운드 처리되어 있어 무언가를 올려두기 마땅치 않아서 그렇습니다. 외장 사운드 장치도 책상 위로 올렸습니다.

 


X210 마끼아또 SE USB 3.0은 멋드러진 외관을 강조한 이른바 패션 케이스로 볼 수 없습니다. 공간을 재배치해 수납 효율과 냉각 문제를 개선한 케이스입니다. 특히 메인보드 수납 공간에서 공기흐름에 대한 케이블의 간섭을 극소로 억제한 점은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길이가 긴 그래픽카드 등 보통 대형화되곤 하는 고성능 부품을 설치하는데도 넉넉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가 되겠네요. 이전에 쓰던 케이스가 단종된 뒤로 새로운 케이스를 고를 때마다 뭔가 아쉬운 점이 튀어나오곤 했습니다만 X210 마끼아또 SE USB 3.0은 오랜만에 꽤 만족스러운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