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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소개부터 하죠, This War of Mine는 11 bit studios라는 곳에서 제작된 인디게임입니다. 장르는 서바이벌 입니다. 

굳이 비슷한 게임을 비교하면서 말하자면 아주 암울한 분위기의 심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 전쟁으로 인한 재난 경험담 글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게임이라고 합니다. 
판매되기 시작한지 2일만에 투자비 본전을 뽑았다고하는 게임이기도하죠.

그 글은 국내에도 번역된바가 있습니다. 꽤나 재미있으니 읽어볼만 할겁니다.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knife&no=48504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knife&no=48505
구체적으로 1992~1995년 사이에 있었던 보스니아 내전때 어느 도시가 1년여간 포위되었던 시절에
전기, 수도, 가스, 식량공급등의 모든것이 끊기고 경찰이나 공권력들도 완전히 무력해진 시기를 겪었을때의 글이죠.

반면 이 게임도 비슷한 설정입니다. 가상의 도시 Pogoren에 완전히 모든 공급이 끊긴 상태에서 알아서 생존하는 게 목표인 게임이죠.
플레이어가 공략집을 꼼꼼히 읽은뒤에 최대한 이상적으로 플레이하지 않는 이상, 필요한 물자들은 부족해지기 마련입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꽤나 적나라합니다.
'너님 주변에서 전쟁이 나면 누가 고달퍼요? 너님이 고달퍼요." 이런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굳이 더 하자면
"너님이 전쟁일어나면 영화주인공이나 전쟁 게임의 주인공처럼 무쌍찍을수 있을꺼같아요? 그런거 안됨니당.
될꺼같아영? 한번 전쟁에서 일반인관점에서 살아보셈요 ㅇㅇ' 라는거죠.

일반인이 주인공인 게임은 많지만, 이 게임만큼 일반인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 게임에선 일반인이라는것은 
문자 그대로 일반인입니다. 일반인의 탈을 쓴 굇수들이 아니죠. 무슨 물리학자주제 빠루 한자루로 외계인 대군을 처리하는 고든 프X먼인지 
뭐시기하는 아저씨가 아니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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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파브레Pavle가 스타 Football 플레이어랍니다. 축구선수를 말하는것인지 미식축구선수를 말하는것인지 헷갈리지만, 유럽이 배경이니 축구선수인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지금은 그냥 난민일 뿐...


제목이 뭔가 어색해보일수 있지만, 이런 메세지를 감안하고 읽어보면 제목이 전달하는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 of Mine 이라는 일상적으로는 잘 안쓰는 표현을 쓴 이유는 전쟁War을 나Mine의 앞에 배치함으로서 War를 보다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즉, '나'라는 존재는 '전쟁'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왜소하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표현이 될만한 The 대신 This를 쓴 이유 역시 War를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봐야겠죠.

국내에서는 '이 나의 전쟁' 이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번역해버리면 '나'를 앞에 두고 '이 나의' 라는 표현을 쓰는 배치로 인해서
원문이 전달하고자하는 본래의 뉘앙스를 180도 바꿔서 전달하는 오역이 되어버립니다.(...)


시작할때 보이는 인트로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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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이 일어나면 당신은 납득가는 이유 없이 개처럼 죽을겁니다.' 라네요







- 생존

생존에 필요한것은 많습니다. 일단 기본인 식량이 있지요. 물은 따로 마시지 않는 대신에, 요리를 할때 물이 있어야 요리가 가능하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두번째는 병이 걸리거나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경미한 부상이나 경미한 병이 아니면 약이나 붕대등이 필요해집니다.

그것 말고도 밤마다 침입자가 침입해 들어올 가능성이 있기때문에 집을 지켜야합니다. 그런데 집이 제대로 보수되어있지 않으면 침략빈도가 크게 높아집니다. 잘 지키지 못하면 집안에 있던 멤버가 부상을 입게되거나, 물자를 뺐기는 문제가 있지요. 덕분에 집을 보수해야하는데 자재가 필요해집니다. 그 이외에도 겨울되면 온도가 떨어져서 장작이 필요합니다. 온도가 떨어지는것을 내버려두면 병걸리게되죠. 뭐 이런식입니다.

너무 자세한것은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다른것도 쓸말이 많고, 이 게임 리뷰지 공략이 아니니까요.






- 게임 시스템



기본적으로 물자들을 어떻게 구하고 어떻게 관리하냐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핵심이 됩니다.
특히 어떻게 구하냐가 문제가 되지요.

게임은 낮과 밤 두가지 페이즈로 나뉩니다. 낮시간에는 음식을 먹고, 부상을 입었는데 붕대같은게 있다면 부상을 치료하고,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만들고 하는 시간입니다. 물론 꼭 그런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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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의 낮시간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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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이런저런것들을 만들수 있습니다.

스나이퍼와 포격사이를 재주껏 피해서 거래하러 종종 찾아오는 Franko와의 거래(게임 내의 모든 거래는 현금이 아닌 물물교환이며,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물건 가치 변동이 심합니다)라던지, 이웃을 돕는다던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낮시간에는 바쁠땐 하루가 모자랄수가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도 많은 시간은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낮의 시간은 무언가를 만들게 시키는데 쓰게되는데, 만드는 명령을 내려놓고 기달리는 시간이 됩니다.
재미있게도, 이런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할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의 경우엔 독특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서문에 써놓았던 링크의 보스니아 내전에서 살아남았던 사람의 경험담에서 처럼 낮에는 밖에 못나갑니다.
왜냐면 스나이퍼랑 전쟁의 포화에 웅크리고 숨어있다가 그나마 안전해지는 밤에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천천히 가는 시간은 긴 시간동안 집안에서 박혀있어야하는 생존자들의 생활상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비교적 다른 침입자들에겐 안전한 낮 시간대 + 비교적 안전한 자기 셸터내의 미묘하게 모순적인 분위기와 텐션을 느끼게합니다.

밤에는 수면을 취할 멤버는 수면을 취하고, 집을 지킬 멤버를 골라서 지키게 할수도 있습니다. 밖으로 Scavenge(수색/잡동사니수거/약탈)을 나갈 멤버를 1명 고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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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서 밤으로 넘어갈때, 수색 나갈 멤버와 지킬 멤버, 수면을 취할 멤버를 정하고 수색나갈 지역을 정하는 창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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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후반부 창이죠. 


아예 안나갈순 있지만 2명 이상은 못내보냅니다.
수면도 침대위에서 수면과 그냥 수면이 있는데요. 침대 위의 수면이 무조건 낫습니다. 
침대가 부족하거나 없는데 꼭 재워야하는 멤버가 있다면 어쩔수 없이 침대없이 자야합니다만.
집을 지킬 멤버를 여러명 고를수도 있으므로 가드를 여러명 세워도 됩니다. 
밤에 집을 지키게 한 멤버는 그 다음날 아침에 무조건 피곤함Tired 상태이상이 뜨게됩니다. 
여기서 하루동안 더 안재우면 Very Tired로 떨어지고 이동속도 저하, 사기 저하, 병걸릴 확률 상승등 나쁜효과를 이것저것 우르르 받게됩니다. 피곤함 이외에도 병 걸리는 상태이상이 있고, 부상을 입는 상태이상이 있고, 배고픈 상태 이상이 있고, 

사기가 떨어질수도 있습니다. 사기 시스템은 이 게임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데요.
좋은 상태인 Content도 있긴 하지만, 나쁜 상태가 훨씬 더 치명적입니다.

사기저하 효과로는 가장 가벼운것으론 슬픔Sad이 있고, 그 아래로 낙담함Depressed이, 그 밑으론 완전 멘붕상태인 Broken이 있습니다.
Sad까진 괜찮지만 Depressed부턴 내버려뒀다간 아주 곤란해집니다. 특히 Broken이 되면 치명적이구요.
낙담함Depressed일때는 일을 시키면 일을 하다 수시로 멈추곤 합니다. 일을 시키면 한곳에 진득히 박혀있어야하는데 
이 효과가 떠버리면 사실상 낮에는 거의 써먹기 힘든 상태나 다름없지요. 
자원관리가 핵심인 이 게임에선 시간 역시 자원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게 좋습니다.
자원 낭비나 다름없죠. 회복시켜줄려면 위로시켜주거나 술을 먹이고 한숨 재우는게 가장 빠른데, 
위로도 꽤나 시간이 소진되는 행동이고, 술 먹이고 재우는것도 
술먹으면 술취한 상태가 되는 관계로 결국 하룻밤은 걸리게 되고, 술부터가 값진 자원입니다.

Broken이 되면 아주 치명적인데, 일단 거의 움직이질 않는데다가 이걸 최대한 빨리 대처해서 Depressed나 Sad로 올리지 않으면 
자살하거나 멤버에서 이탈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멤버에서 이탈하게되는 경우엔 사실상 죽은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멤버들의 사기에도 크게 악영향을 주고, 
때로는 물품을 들고 이탈하는데, 대부분 엔딩을 볼때 나오는 행적에서 죽었다는 표현이나 암시가 나오게됩니다.



낮에 꽤나 많이 박살난 집에서 시작하게됩니다. 등장인물들의 집이 아니라, 이전의 거주자들이 도망친바람에 비어버린 집인듯합니다. 
잡동사니를 헤집어서 별것 없는 집에서 그나마 필요한 자재들을 건져야합니다. 옷장이나 서랍등을 뒤져서 물건들을 수거해야하구요 이게 초기 자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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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집안의 잡동사니를 뒤져서 아이템을 획득하는 중입니다.




튜토리얼같은건 없습니다. '실전에서 튜토리얼이 있을꺼같음?' 이라는 제작사의 메세지를 느낄수 있습니다.
귀찮아서 안만든것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게임 전체가 워낙 적나라하게 메세지를 전하는게 느껴지다보니 진짜 제작사의 의도가 그렇다고 느껴집니다.. 
조작은 쉬운편이라 크게 애먹을것은 없고, 딱히 튜토리얼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마우스 클릭으로 원하는 케릭터 골라다가
버튼이 나와있는곳을 누르면 달려가서 일을 하기 시작하니, 별 달리 특별한 조작이 필요없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이지요.
하지만 무언가 하기 위해서 조작하긴 쉽지만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건 난감한 부분입니다. 

물론 처음에 만들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다보니 처음에는 만들었던것을 또 만드는게 아니라면 왠만하면 쓸 아이템이 만들어지게됩니다만,
개중에서 당장 필요없는 물건이 없는것도 아니다보니 자원낭비로 이어질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자원 낭비는 적극적으로 피해야하는 부분이구요.



Scavenge는 사실상 이 게임에서 자원을 수급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며, 이 게임의 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부분입니다. 
수색이라고 부르겠습니다만, 플레이어가 하는 행동이나 상황에 따라 수색/잡동사니 수거가 될수 있고, 거래가 될 수 있고,
도둑질이 될수 있고, 강도질이 될수 있고, 살인+강도질이 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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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수색하는 중입니다. 초반부이기때문에 아직까진 사람도 없고 안전한 지역이라 마음놓고 수거해올수 있습니다.


수색 나갈 멤버마다 인벤토리 사이즈가 다르기때문에, 누구를 수색내보내냐에 따라 들고올수 있는 물건의 양이 결정되기때문에, 
가급적이면 인벤토리 용량이 큰 케릭터를 데리고 가는게 기본적으로 좋습니다. 
인벤토리 사이즈는 케릭터에 따라 적게는 8칸부터, 많게는 17칸을 보유한 케릭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10~12칸 정도의 인벤토리를 보유하고있는것이 보통입니다. 
12칸보다 더 많은 인벤토리를 보유한 케릭터는 12명중 2명밖에 없습니다. 
17칸이란 사기적인 규모의 인벤토리를 보유한 보리스Boris의 경우엔 발을 다쳤다는 
설정때문에 빨리 뛰지 못하며, 이동시에 막대한 소음을 일으킵니다. 
위험한 지역에 은밀하게 잡동사니를 수거하러 보내기엔 적합하지 않은 케릭터지요.

수색 내보낼때 지역에 아무 사람도 없으면 그냥 필요한 자원이나 값진/귀한 자원위주로 빠르게 쓸어오면 됩니다. 
갔던 지역에 한번만에 맵 전체에 있는 필요한 물건을 다 쓸어오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보통 적어도 3번 이상은 가야합니다.
맵 안 깊숙이 들어가서 도둑질이나 강도질, 살인+강도질 할 마음이 전혀 없이 입구 주변같이 잘 검사 안하는데 널부러져있는
잡동사니만 수거해서 돌아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1번만에 맵 전체에 있는 자원을 다 쓸어오긴 불가능합니다.
큰 인벤토리를 지닌 생존자가 있다면 보통 3~4번이면 다 쓸어올만합니다.

지역에 누군가가 있을때 일이 복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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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빨간색 동그라미는 소리가 난다는 증거입니다. 사람일수도 있고, 그냥 쥐 한마리가 돌아다니는것이거나 창문이 열려서 바람나는 소리일때도 있습니다. 저런 마크를 보고 미리 파악해서 사람을 피해다니는게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다만 이 경우엔 초반부의 가장 안전한 필드라 저건 쥐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거주민인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거주민은 접근한다고 적대하진 않고, 때에 따라선 거래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건물 깊이 들어왔을때 상대 시야에 들어온 경우 대부분 나가라고 경고하며,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있으면 전투가 벌어집니다. 손바닥 표시가 아니라 보석 줍는 
표시가 되어있는 훔치는 판정이나, 문을 따는 행위등이 발각되면 바로 적대하기 시작하고
한번 적대하기 시작하면 그 지역에는 들어가자마자 바로 전투가 벌어지게 되므로 조심하는게 좋습니다.
바로 적대하는 거주민들도 있습니다만, 이러한 거주민이 있는 지역은 보통 Danger등의 표시가 
미리 떠있는식으로 미리 언질이 되어있는편입니다.

그 이외에도 군대나 반군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군대나 반군은 바로 적대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는데, 무장이 잘되어있고, 여럿이 다니는 경우도 많아서
죽이기 힘들지만, 그 대신 보통 죽여도 큰 패널티가 없는편입니다. 둘다 설정상 나쁜놈들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느낌이라서요.
그 이외에도 우호적인 약탈자들이 있습니다. 가령 플레이어가 약탈하는데, 무기를 지녔지만 '여기에 니가 가져갈 물건도 있음(우리가 다 못가져감)' 하면서 안 싸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엔 안 싸운다는것은 좋지만 맵에 있는 자원이 빠르게 동납니다(...)

전투는 가급적이면 최대한 피하는게 이 게임의 요령인데, 전투 시스템 자체는 쉽습니다. 무기 착용하고, 근접무기를 쓰고 싶으면 가까이 다가간뒤 때리고 싶은 적을 클릭하면 되고, 총을 쏘고 싶으면 착용한 상태에서 (총알이 남아 있다면) 사거리가 안에 들어와있다면 맞추고 싶은 적을 클릭하면 되거든요. 다만 함부로 무쌍찍는 것은 거의 되지 않는 게임입니다. 정확하게 공략법을 알거나 어떻게 싸우는지 알고 있고, 무장을 아주 단단히 갖추고 있다면 혼자서 여럿을 상대하는 무쌍이 가능하긴 해요. 다만 일단 서로 맞쏘는사거리 안에서 비슷한 장비를 갖춘 플레이어와 적들이 마주쳤는데, 적이 플레이어보다 숫자가 많다면 싸울생각은 버리는것이 좋습니다. 거의 무조건 필패합니다.  사실 상대한테 맞거나 때리거나 쏘고나서 재공격 딜레이에 재공격을 먼저 성공하냐 안 성공하는가는 랜덤성이 관여되다보니 재수 좋으면 1:1은 거의 안맞고 이기는 경우도 나옵니다만, 재수 없으면 선빵 기습을 때려놓고도 1:1에서 져버리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반면 2:1, 그것도 2명 둘다 총을 들고있고 사거리 안에 들어왔다면 안맞는 1명은 재공격 딜레이시에 누가 먼저 때리는가 하는 랜덤성 문제는 없이 쏴대므로 거의 필패합니다.

간신히 이기더라도 부상은 장난아니게되고,
의약품을 막대하게 소진하게됩니다. 장비가 쪼달려요? 1:1조차 칼가지고 뒤에서 암습하는것이나 선빵이 아니면 답이 없습니다.
죽이더라도 민간인이나 우호적인 NPC, 혹은 중립 NPC들은 죽이면 사기에 막대한 패널티를 받습니다. 이건 나중에 말하죠.

어쨌든 수색Scavenge는 이 게임의 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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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o가 수색나가서 이것저것 잔뜩 들고왔어요! 예이!


Scavenge 나갈때 주의할점이 하나 있는데, 오전 5시이전까지 볼일을 끝마치고 맵을 떠야합니다. 오전 5시까지 그 맵에 남아있다면 동이 트고, 낮에는 스나이퍼나 포격때문에 안전하게 나돌아다닐수 없다는 설정때문에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리고, 돌아오는 중에 부상을 추가로 입을수도 있습니다.


여담으로 말하자면, 이 게임은 세이브 슬롯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자동세이브 시스템으로, 원하는때 세이브하는게 아니라, 매일 아침마다 강제로 세이브되게 됩니다.
만약 장기적으로 게임을 말아먹은 상태라면 세이브로 해결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뭐 세이브 파일을 세이브 폴더에서 빼낸뒤에 덮어씌우기로 로드하는 방법도 있지만 매우 귀찮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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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부의 스샷입니다. 이것저것 잔뜩 지어놨지요. 2단계 히터, 빗물수집기, 야채키울 간이 화단, 약재를 정제하고 담배를 만들거나 약재를 만들수있는 약초 작업대, 3단계 금속작업대, 3단계 작업대, 2단계 스토브, 강화된 문등등 이것저것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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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찬가지로 극후반부 풍족한 생활창입니다. 침대도 넉넉하고, 밀주 증류기, 알코올 증류기, 고기를 얻을 덫 등이 있고 무엇보다 요리된 2인분의 요리, 캔 식량 18개에 고기 6덩이, 야채 2개라는 넉넉한 식량과 상비약 10통과 붕대13개, 허브약 5개라는 막대한 약재들이 있다는게 넉넉한 게임 상황을 말해줍니다. 41일차인데, 45일차 이내에 게임이 끝나니 집안에 박혀만 있어도 클리어가 가능한 상황.



- 랜덤성

This War of Mine의 특징중 하나는 랜덤성입니다.
시작할때 조종 가능한 케릭터 숫자는 1~4명중 랜덤으로 걸립니다. 보통 3명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요. 
심지어 케릭터들도 랜덤입니다. 케릭터마다 특성이 다 다르고 특성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보니 
초기 케릭터나 후반에 합류하는 케릭터에 따라 유리할수도 있고, 불리할수도 있고, 플레이 방식을 바꾸어야할때가 있습니다.
가령 숙련공Handyman 특성을 지닌 마린Marin의 경우엔 무기나 시설, 도구를 만들때 일부 재료가 덜 드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케릭터가 동료에 있다면 도구나 시설같은것은 마린에게 만들게 해서 재료소모를 억제하는게 중요하지요

성격도 케릭터마다 다르고, 이 성격 역시 생존에 큰 영향을 줍니다.
가령 일부 케릭터들은 쉽게 사기가 떨어지는 특성이 있지요. 이 경우엔 대신에 사기를 올리기도 비교적 쉬운편이긴 합니다만.....

그 이외에도 게임이 끝나는 시점 또한 랜덤입니다. 
가을에 시작하느냐(정확한 계절은 나오지 않습니다만, 온도가 높은 시점에서 시작하다가 대충 한달 가까이 지나가면 온도가 폭락합니다) 
겨울에 시작하느냐도 랜덤이구요.

다만 패턴이 아주 없는건 아닌데, 겨울같은경우엔 게임이 일찍 끝납니다(전쟁이 일찍 종전됩니다.)

겨울에 시작하면 실내온도가 폭락하는데, 온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생존자들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생깁니다.
온도를 유지하기위해선 장작을 히터에다가 던져서 계속 태워줘야하는데 이걸 게을리하거나 장작이 없으면 감기에 걸릴 경우엔 Slightly sick 상태를 제외하곤 전부 약이 있어야만 상태가 호전되는데, 의약품은 거래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물품인 관계로 온도를 일정수준 이상 유지하는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덕분에 겨울 플레이 난이도가 한결 더 높죠. 다른 자원 이외에 장작 역시 소모하게되니까요. 이래서 그런지 겨울 스타팅의 경우엔 집안에 히터가 기본으로 만들어져있다거나, 멤버에 보다 유능한 멤버가 껴있을 가능성이 높다거나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에 전쟁이 일찍 종전되기때문에 게임도 비교적 일찍 끝나구요.

가을 스타팅의 경우에도 게임 후반엔 온도가 떨어지지만, 대신에 준비할 기간이 넉넉해서 한결 편하게 진행 가능하죠.

그 이외에도 맵의 배치나 구성 역시 여러가지 다른 패턴이 있는 경우가 보통이고, 열리는 맵도 변하기 마련이라 사실상 랜덤성이 아주 많습니다. 덕분에 공략글 1개가 완벽하게 이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깨기 쉽게 알려줄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재플레이할 맛이 더 나죠.




- 멘붕 / 난이도

제 개인 의견이지만, 호러 게임이나 암울한 분위기의 게임 장르라면 플레이어들을 순간적으로 놀라게 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한편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게임이 플레이어들을 멘탈 붕괴로 이끌고, 그래놓고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This War of Mine은 그러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를 멘붕으로 이끌지만, 그럼에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해괴한 게임입니다.
아, 멘붕하지 않는 방법이 있긴 있어요. 그건 세이브 꼼수를 쓰면 됩니다.(...) 꼼수 안쓰고 제작사가 원하는 방식 그대로 멘붕하며 플레이하실분들을 위해서 어떻게 하는지는 알려드리지 않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나오니까요. 

다만 그 세이브질 꼼수를 쓰지 않는다면 이 게임을 클리어하기위해 달리시다간 멘탈이 박살나실 각오를 하셔야할겁니다. 
분명 " 내 멘탈은 단단해서 그 정도론 금도 가지 않는다! " 라고 말하실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분들도 아마 플레이 해보시면
다른 게임과는 달리 보다 많이 느끼는바가 있는 게임입니다.

뭐 멘탈이 박살날 각오를 해야한다지만 징그럽거나 잔인한것을 봐서 멘탈이 박살나거나 하는것이 아닙니다. 
그런 자극적이기만 하고 평면적인 방식으로는 플레이어를 쇼크를 줄 순 있어도 계속 플레이할 맛이 나게 하긴 힘들죠.
어떤 방식인지 이야기를 해보자면... 흠. 해외 모 리뷰어가 이 게임을 플레이할때 경험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는게 좋겠군요.

생존해야하다보니 자원이 필요해서 수시로 수색나가서 잡동사니를 수거해와야하는 게임인 만큼, 멤버중 하나를 수색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수색나간 멤버가 필요한 잡동사니를 수거하다가 그 지역을 거주하는 사람들중 지키고 있던 총든 사람한테 총을 얻어맞고 온것입니다. 그 리뷰어는 빡쳤고, 바로 다음날 밤 전투에 가장 능한 케릭터한테 어썰트 라이플, 헬멧과 방탄복등의 완전 군장을 시키고 그 지역으로 수색나가게 시킨뒤 지키고 있던 사람을 사살시켜버렸습니다. 그 맵을 제가 알고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만, 그 지키던 사람을 총으로 사살시키면 같이 거주하던 3명의 거주인들이 시체위로 달려와서 죽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두고 가지 말라며 슬프게 웁니다.  그 리뷰어는 다른 거주인까지 싹 다(...)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다른 게임이라면 여기서 끝~ 이겠지만 이 게임은 다릅니다. (물론, 이 경우에 최대의 삽질은 다른 거주인들까지 싹다 정리한 부분입니다. 이 게임에선 최대한 불필요한 살인은 자제하는게 좋습니다. 지키고있던
파수 1명을 제거하는것만으로도 사기에 악영향이 오는데, 4명 다 처리하는것은 그야말로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전투하러 내보낸 케릭터는 민간인을 네명이나 사살한 바람에 사기는 바로 정신붕괴Broken 상태까지 떨어졌고, 나머지 동료들도 바로 우울함Depressed까지 사기가 뚝 떨어집니다. 정신붕괴상태의 케릭터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려고 들며, 당장 사기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얼마 안가 자살하거나, 멤버에서 탈퇴하고 밤에 뛰쳐나가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멤버에서 탈퇴하고 밤에 뛰쳐나가버린다는 말은 사실상 사망이나 다름없습니다. 엔딩의 나레이션에 보면 죽었다고 나오게되구요.

그리고 멤버가 자살하거나 사망, 혹은 셸터를 나가버리면 다른 생존자들의 사기가 한층 더 떨어집니다. Depressed까지만 떨어져도 일 시키면 제대로 안하는데다가 3명중 1명은 부상회복 중이었던걸 감안한다면, 이 Broken 상태의 생존자가 뛰쳐나갔다는 말은 사실상 이는 게임오버나 다름없는 사태가 됩니다. 다만 바로 게임오버가 뜨는게 아니라 서서히 말려죽는거죠. 

그나마 정신붕괴 상태의 케릭터를 재빨리 우울함Depressed까지 끌어올린뒤 서서히 생존자들의 사기를 끌어올린다면 게임오버의 위기에서 벗어날수도 있습니다만, 이때도 손해는 막심합니다. 일단 처음에 부상입은 케릭터를 회복시키는데 붕대와 같은 의약품을 써야하고, Broken 상태의 아군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방법은 냅다 술을 쳐먹이고 재우는 것입니다만, 결국 술을 쓰게되죠. 더군다나 술을 먹은 케릭터는 취해서 하룻동안 아무것도 못한다는것을 감안하고도 한벙 먹여야 간신히 Broken에서 Depressed까지로밖에 올라오지 않습니다.

파티 전체(3명이라고 가정할시)의 사기를 올릴려면 가장 빠르게 술만 마셔서 정상상태까지 회복할려면 무려 술 7병에 2~3일이 듭니다. 그나마 플레이에 큰 지장이 없는 Sad까지 끌어올린다고 해도 Broken 1명에 Depressed 2명이면 술 4병이 날라갑니다. 이 과정동안 낮에는 일 못해서 시간 날리는 경우가 많으니 시간도 와장창 날리고 시간 날린다는 말은 식량을 소진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결국 소진하는 물자는 적어도 의약품, 술, 식량이 되며, 이 3종류는 한결같이 거래할때 비싸게 거래되는 값진 물품들입니다.

겨울이라서 날이 춥다면 장작을 태워야할테고, Outbreak 상황이라서 밖에서 집을 공격하는 멤버가 많다면 소진하는 총탄이나 수비중에 부상입는 사람도 있을수도 있지요. 생존자들의 상태가 안좋아서 수색 내보내지 못하거나, 내보내도 주력으로 수색할때 쓰던 인벤토리 큰 케릭터를 못쓰거나 하기 십상인데 값진 물품들은 우르르 소진했는데, 구해온 물품이 없으면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기 마련입니다.

이런 경우에서도 볼수 있다시피, 이 게임은 게임을 잘 풀어나가도 중간에 한번 실수하면 그 실수가 치명적으로 돌아옵니다. 세이브를 원하는 시점에서 할수 없다는 점은 이 게임의 난이도를 먼산으로 보내는 주 원인입니다. 공략글 하나도 안보고 냅다 처음 플레이를 하면 어떻게 잘 풀어나갈지 몰라서 몇번을 게임오버 당하기 쉽습니다만, 금방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감을 잡더라도 한번의 삐까닥이 생존자 팀 전체를 위기에 빠트립니다.

가령  수색나간 인물이 실수해서 딱 걸린뒤 총알받이가 되어서 돌아오면 난리가 나지요.
일단 수색내보낸 사람이 일반적으로 가장 수색에 능한 케릭터인데 그런 케릭터가 1명 빠진다는것은 심대한 타격이며, 죽으면 죽는대로 아군의 사기를 박살내고, 안죽으면 안죽는데로 비싼 의약품을 우르르 소진하게 되고 침대에 누워있는만큼 나머지 케릭터들을 굴릴때 피곤함같은 상태이상을 풀기가 곤란해집니다. 그 이외에도 상태가 안좋은 케릭터들이 많아서 집 제대로 수비시키지 않고 다 재우거나 시켰을때 밤에 침략이 들어오면 물자 우르르 뺐기고 사기도 우르르 떨어지고 난리가 납니다. 이정도 치명적인 실수는 아니더라도 당장 필요없는 물건을 만들었다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못굴리거나 하는 문제나, 잔뜩 자급자족하기 위해서 야채밭/쥐덫/빗물 수거장치등을 지어놨더니, 부품Component없어서 빗물 수거장치를 못돌리고, 빗물수거장치를 못돌려서 물이없어서 야채를 못 키우고, 야채가 없으니 쥐덫을 못돌리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던지 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 플레이어가 멘붕을 겪게되는지 이야기를 해보자면

첫번째 원인은 동질감으로 인한 죄책감입니다. 플레이어는 어떻게든 자기 물품은 지키고, 가급적이면 주인없는 물품을 우선적으로 가져와가며 살아야하지만, 그러고도 물자가 모자르기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지역에 들어가서 물자를 훔쳐오거나 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일어난것이죠. 이런 상태에서 플레이어의 물자는 하나하나가 정말 귀합니다. 누가 쳐들어와서 물자 뺏기면 사기도 떨어지고, 뺏긴 물자도 뼈아프죠. 덕분에 무기 쥐어주고 밤새 지키게 하는겁니다. 근데 다른 NPC들 역시 플레이어랑 정확하게 같은 입장인겁니다. 자기네 물건을 지킬려면 파수를 세워야하고 안세우면 안그래도 고된 상황에서 어찌어찌 남은 물자들을 도둑이나 강도가 싹다 털어가니 플레이어가 물건 훔치러 숨어들어온다면 막는게 당연한거죠. 그런 '당연한 일을 하는' 상대를 죽여버린겁니다. 바로 그 시체 위에 비무장의 거주민들이 우르르 뛰어나와서 구슬프게 우는 모습에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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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zena 나를 두고가지마 ㅠㅠ. 플레이어 나쁜놈. 왜 불쌍한 시민을 사살한거야 ㅠㅠ


여기에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생존자들이 슬퍼하는 것은 덤입니다. 그 다음날 집에 돌아가면 다른 멤버들이 죄다 우울함 스테이터스가 떠있는것은 물론, 그 죽인일에 대해서 조용히 떠들어댄다던지, 자기의 생각을 Bio창에서 읽을수있다던지합니다.

두번째 원인은 한정된 자유도에서 오는 책임감입니다. 이건 제가 이 게임에서 가장 호평하는 부분중 하나인데요. 
플레이어가 더 죄책감을 느끼게되는 이유는 그 지역을 지키는 파수를 안죽이는 방향의 플레이가 가능하기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게임에선 이러한 선택권을 주질 않습니다.
"쟤가 적이니까 쟤를 죽여야합니다. 그리고 쟤를 안죽이면 스토리 진행 안 되니까 
혹은 더 이상 앞으로 못 나아가니까 게임 더 플레이 하고 싶으면 죽이세요." 뭐 이딴 식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경우엔 다릅니다. 플레이어는 분명 저 맵에서 파수꾼을 죽이지 않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다시 제가 저 리뷰어가 언급한 맵에 대해서 알고 있기때문에 하는 말이 됩니다만, 저 맵의 경우엔 지하를 통해 톱날Sawblade로 쇠창살을 자르고 통과한다면 파수를 지나쳐서 약탈이 가능한 맵입니다.
사실 그렇게까지 파수가 지키는 지역까지 넘어가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잡동사니 수거는 가능하고 말이죠.
다만 톱날Sawblade로 쇠창살을 자르고 통과하는 방법에도 문제가 몇가지 있습니다. 
일단 Sawblade를 준비해야하는데다가, 이것은 소모품 아이템입니다. 아까울수 있지요.  그리고 그 맵에 돌입하기전엔
Sawblade가 필요해질지 안 필요해질지 모른다는 점 역시 문제입니다. 이런 장비를 들고오면 인벤토리를 차지하게됩니다.
근데 이 게임은 랜덤성이 강하기때문에 심지어 공략집을 뻔히 읽은 사람이라도 무슨 맵에 뭐가 나올지 알기 힘드며, 
랜덤성에 따라 같은 지역인데도 경우에 따라 Sawblade가 필요없을수도 있습니다.
필요없는 경우에 Sawblade를 들고오게되면 인벤토리 낭비가 됩니다. 맵에 두고올수도 있지만 아깝죠.
공략을 아예 보지 않고 모르는 플레이어의 경우엔 문제가 더 심각한데요 필요할지도 모르는 장비들은 
무기세트를 제외하고도 삽, 크로우바(빠루), 락픽, 톱날, 그리고 손도끼 등이 있습니다. 이걸 다 들고오면 인벤토리 소진이 막대하지요.
또 하나 문제는, Sawblade를 들고 지하지역을 따고 들어간다 할지라도, 그 지역에서 파수와 전투를 피하면서 약탈을 하기엔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가령 저 맵의 경우엔 나머지 민간인 3명이 물건을 훔치고있는 플레이어를 발견하면 바로 파수꾼에게 알리러가는데,
알리러가면 얼마 안가서 파수꾼이 샷건들고 내려옵니다. 바로 튀어야죠. 아니면 맞싸우던지. 
플레이어 입장에선 맵을 샅샅히 뒤지면서 필요한 물건과 값진물건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면서 인벤토리를 최대한 채워가고 싶은데,
파수꾼과 싸우지 않으면서 맵을 다 훑기엔 힘들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플레이어가 저런 파수꾼을 사살하게된 경위는 '보다 많은 물자를, 보다 필요한 물자를, 보다 값진물자를 인벤토리에 채우기 위해서' 가 됩니다. 인벤토리가 가득 찼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필요하고, 보다 값진 물건들로 인벤토리를 채워가기위한 플레이어의 욕심때문에 무고한 민간인을 사살하면서까지 강도질하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만약 자원관리를 조금 더 잘해서 그 다른 사람이 지키는 지역을 꼭 침범하지 않더라도 살아갈수 있었더라면, 플레이어가 욕심을 좀 덜부려서 꼭 값진물건들로 가져가지 않을 생각이었거나 좀 더 '나중에' 필요한 물건들은 안가져갈려고했었다면
그런 파수를 죽이지 않아도 된다는것이죠. 하지만 동시에 이 게임은 자원소모를 최대한 빡빡하게 굴림으로서, 
플레이어가 욕심을 부리면서 아슬아슬하게까지 물건을 채우고 값진/필요한 물건들로만 가져오고 싶게 만듭니다.
그렇게 가져와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다보니 어떻게든 플레이어는 최대한 이것저것 긁어올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전쟁났을때 휘말린 민간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결국 착한짓만 하거나 나쁜짓을 안하면서 살기는 엄청 힘들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죠.
저는 이 미묘한 벨런스와, 그러면서도 플레이어에게 조금 더 자원을 빡빡하게 굴려야하지만 
'그 파수를 안죽이고도 플레이가 가능한 선택권이 있다' 는것과, 죽일경우에 오는 패널티와 죄책감을 연출들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렇다보니 플레이어는 "쟤를 죽인건 내 선택이었고, 내가 잘했으면/내가 욕심 안부렸으면 안 죽을수도 있었다. 분명 내 책임이 있다" 
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게 죄책감의 원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쟤를 안 죽이면 게임 진행이 안 되니까 죽일수밖에 없잖아?' 해서 죽인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세번째 원인은 돌이킬수 없다는것입니다. 이 게임의 세이브는 1칸 밖에 되지 않고, 
매일 아침에 자동 세이브 되는 관계로, 한번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하면 끝입니다. 문자 그대로 돌이킬수 없죠. 사람을 죽이고 돌아왔어요?
생각없이 집에 돌아와보면 동료 생존자들이 우르르 멘붕하게되고 이러고 난뒤엔 돌이킬수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고, 죽였다는 사실은 돌이킬수 없죠. 다른 게임이야 '망했어?? 로드하면 되지' 하지만, 이 게임은 그게 안됩니다.
그것도 바로 게임오버 창을 보여주는것도 아니에요. 파국으로 치닫고 난다면 서서히 말려죽어갑니다. 
멤버 하나가 얼마안가 죽거나 나가버리고, 다른 멤버들이 전부 멘붕하고, 어찌어찌 버텨볼려고 하지만 자살하기 직전의 멘붕상태를
막기 바쁩니다. 어찌어찌 자살과 멤버탈퇴를 막아도 귀중한 자원이 밑빠진독에 물 붓는듯이 빠져나가고, 
그러다보면 장작없어서 병걸려 죽을수도 있고, 굶어죽을수도 있고, 부상 치료 못하다 죽을수도 있고, 생존자들 상태가 안좋아서
밤에 파수 세울만한 케릭터가 없어서 파수 안세웠다가 침범당해서 없는 자원 더 뺐기고 사기저하 추가로 먹고 죽을수 있습니다. 
하나 죽으면 사기 더 떨어지고 상황은 더 나빠진다는 면에서 더욱 골치아픕니다. 도마뱀 꼬리 잘라버리듯이
멘붕한놈 잘라버리기도 힘드니까요.

이 3가지 이유가 적절히 짬뽕되서 플레이어를 멘붕으로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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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는데 조종하던 케릭터가 자살하는 해괴한 경험은 다른 게임에서 해보기 힘든 경험일것입니다. 이게 그나마 가장 잔인한 장면중 하나입니다. 직접적으로 잔인하거나 고어같은 장면은 거의 없이 연출이 진행되지만 그것만으로 플레이어의 멘탈을 박살내줍니다.



- 스토리

사실 기본적인 설정같은것 이외의 별다른 스토리가 있냐구요? 크게 없습니다. 전쟁(내전)이 일어났고, 반군Militia와 정규군이 신나게 싸우는 구도입니다. 둘이 신나게 치고 받다가 UN의 평화유지군이 개입하므로서 휴전하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정규군이든 반군이든 어떤쪽에도 정의가 있다는 느낌이 아니기때문에 굳이 말하자면 양측 둘 다 거의 적에 가깝습니다. 경우에 따라 거래가 가능하고, 일반적으로 먼저 적대하는것은 리스크가 막대한 행위라 피하는게 좋지만, 대부분 죽여도 사기 패널티를 안받을정도니까요.

중간에 아픈 아기가 건물 안에 있는데 스나이퍼의 포격때문에 아기를 못데려오는 아기아빠가 있는데 도와줄지 말지를 정한다던지, 군대의 병사중 하나가 수색나온 여성을 강간할려고 드는데 병사를 뒤에서 암살해버릴지 아니면 내버려둘지를 정한다던지, 납치범이 있다던지 하는 자잘한 이벤트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큰 메인스트림 스토리같은것은 딱히 없습니다. 정규군과 반군이 싸우는데는 아무런 관여하는 이벤트같은것도 없다시피하구요.

엔딩 또한 전쟁의 경과 이야기는 휴전했다는 부분을 제외하곤 거의 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잘한 이벤트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혹은 나쁜짓한것이나 착한짓한게 주르륵 나옵니다. 이웃이 도와달래서 도와줬다면 엔딩에 사진 한장 짤막하게 나오면서 이웃이 힘들때 구해달라고 했을때 도와주면, 도와줬다고 나오고, 누군가의 집에서 도둑질해왔다면 도둑질했다고 뜨고, 약탈하는 나쁜놈들 죽이면 죽였다고 나옵니다. 민간인을 죽였을때는 '우리의 손에 묻은 피' 라면서 '누구는 무력한 희생자를 살해했다' 뭐 이런식으로 엔딩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휴전Ceasefire이라고 나오고 멤버들이 휴전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나옵니다. 근데 플레이 시에 민간인들이나 죽여선 안될 사람들을 많이 죽였다면 살아남았더라도 트라우마적인 경험때문에 배드엔딩이 뜨죠. 배드엔딩이라고 해봤자 별건 아니고, 특정 케릭터로 대부분의 나쁜짓을 골라서 했다면 그 케릭터만 배드엔딩으로 엔딩에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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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 1회차 엔딩의 케릭터 엔딩 부분인데, 넓은 인벤토리에 빠른 수색능력으로 인해 올라운더 수색자인 Marko가지고 Scavenge에 적극 동원한 관계로 거의 나쁜짓을 해도 Marko만 다했기때문에 얘만 배드엔딩 뜬 모습입니다. 중간에 죽은 케릭터나 셸터에서 뛰쳐나간 케릭터가 있다면 그런 케릭터 단순히 죽었다는 말 뿐만 아니라 다른 케릭터들처럼 약간의 근황이 같이 나옵니다.

 




- 결론

이 게임은 아마 여러분들이 지금껏 플레이해왔던 게임들과 좀 판이하게 다른 게임입니다. 비슷한 게임이 아주 없진 않지만서도(The Last of Us나 State of Decay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게임들과도 확연히 차별화된 게임입니다. 반전Anti-war의 메세지를 이렇게 강하게 전달하는 게임도 드물지만,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것은 제가 생각하는 게임이라는 미디어의 강점을 아주 잘 살렸다는 점입니다.

요즘 게임들은 1인칭의 관점에서 영화와 같은 스타일의 플레이를 많이 하게됩니다만, 이런 게임들은 잘 만들어진 스토리에서 진행되면 확실히 영화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잘 몰입이 됩니다. 왜냐면 영화와는 달리 '내가(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어서 케릭터들을 조종할수 있기때문이죠. 허나 정해진 스토리에 따라 진행을 하다보니 결국 내가 게임 내에서 할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자유도가 높은 게임도 있습니다. 엘더스크롤 스카이림이 바로 그러한 게임이죠.

스카이림의 자유도는 This War of Mine보다 한결 더 자유롭습니다. 허나 스카이림의 자유도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과연 우리가 현실에서 도바킨처럼 인생 막 살수 있을까요? 도바킨은 게임을 시작하고나서 스톰클록이든 임페리얼이든 입맛 맞는 조직에 들어갈수 있고 어딜 들어가든 재주껏 다 아작낼수 있습니다. 둘 다 안들어갈수도 있지요. 아작냈다가 죽었다구요? 하지만 마지막 체크포인트에서 로드 되서 고대로 살아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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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뤼의 도박킹을 화나게 하면 용이고 뭐고 엄슴니다. 졸라 쳐맞고 영혼 헌납하셔야졍.



하지만 현실의 우리들은 어떤가요? 만약 임페리얼이 이기는 전쟁이라면, 임페리얼쪽에 들어가지 않고 스톰클록같은데 들어가면 X되는것입니다. 임페리얼에 소속되지 않아도 손해를 볼수도 있겠지요. 혹은 임페리얼에 들어갔더라도 전쟁 최전선에 잘못 끌려가면 X되는겁니다.
현실을 사는 우리들에게 자유가 있지만 한정된 자유 밖에 없습니다. 맘에 안드는 놈을 쏴 죽이고 살수 있을까요? 쏴죽일려면 총기부터 구해야할테니 쏴죽이는것부터가 쉽지 않을테지만, 죽이고나면 책임을 져야죠? 이 게임은 그런 면에서 현실과 비슷한 체험을 하게됩니다. 그러면서 전쟁에 휘말린 일반인이라는 현실에서 어지간해선 하기 힘든 체험을 하게되지요. 일단 배경부터가 좀비물인 The Last of Us나 State of Decay가 아닌, 실제 있었던 경험담을 참조해서 만들어낸 세계관인만큼 보다 리얼하다는 느낌을 받고 보다 현실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자유가 있긴하지만 한정된 자유밖에 없습니다. 집밖으로 나갈수없고, 필요한 물건이 없어서 집 밖으로 나가서 수색을 해야할땐 수색하는것 이외의 선택지는 없는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수색을 할때는 선택지가 생깁니다.  어느 지역을 갈까? 어떤 물건을 우선적으로 수거할까? 물건을 훔칠까? 저 경고 지역을 몰래 통과해볼까? 적을 사살하고서라도 물건을 가져올까? 이런 면에선 현실과 비슷하다고 할수있습니다. 그리고 선택에는 책임이, 좋은점과 나쁜점이 둘다 있는 결과가 잇따르죠. 처음엔 안전한 지역에서 최대한 나쁜짓을 안하고 훔치지 않고 필요한 물건만 수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만 살려면 자원이 부족한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물건을 훔치면 생존자 사기에 미미한 악영향이 가고, 걸리면 적대하는 적에게 쫓기게 되고 다시 그 지역으로 가기 힘들어집니다. 

그러한 면에서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 비교할때 상대적으로 보다 현실적입니다. 물론 완전히 현실적인것은 또 아닙니다. 가령 현실의 경험담에 의하면 자선 행위은 절대 좋은 결과가 없었다고 말합니다만, 이 게임에서는 보다 도덕적인 딜레마를 강요하기위해서 자선을 요구하고 그런 행위에 생존자들은 영향을 받거나 하니 완벽하게 현실적이라고 말하긴 힘들죠. 그리고 아쉽게도 인디게임이라 1인칭의 관점에서 영화와도 같은 그래픽과, 그러한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를 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플레이중에 느끼는 감각은 정말 리얼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되고, 이는 플레이어가 생존자를 조종할때 다른 미디어들과는 차별될정도로 깊은 몰입감을 줍니다.  영화와 같은 그래픽은 없지만 칭찬하기에 적합할정도로 잘 그려지고, 게임 분위기에 맞는 현실적인 느낌을 받는 컴퓨터 그래픽 사진과 케릭터등은 덕에 딱히 그래픽으로 인해서 몰입감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기도 하구요. 깊이 몰입하고 몇시간동안 잘 플레이하다가 실수 한번에 생존자 파티가 절망의 구렁텅이로 굴러떨어질때 멘붕도 해보는 게임이죠.

선택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과정에서 멘붕을 겪게되는 경험을 게임 내에서 하게된다는것은 정말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인거 같습니다. 자유도만 높은 게임만 있는것이 아니라 냅다 죄책감을 일으키게 하는 게임들도 있지요. 스펙 옵스 더 라인이라던지 토토노(...)라던지... 하지만 이런 게임들은 플레이어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것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게임은 강력하게 추천할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리뷰어들은 진지하고 공감갈만한 메세지를 아주 자연스럽게, 설교적이지 않으면서도 잘 전달했다는 점을 이 게임을 권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로 삼습니다만 저는 그것도 중요하다고 보지만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현실적인 느낌을 팍팍 주는 높은 몰입감에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높은 공감을 이끌어낸 상태로 플레이어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떨어트리죠. 이 게임은 게임계의 롤러코스터인것입니다. 

물론 아쉬운점은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아주 치명적인 버그는 없지만 자잘한 버그는 지나치게 많다는점, 게임 조작 시스템이 불편하고, 전투 시스템에 랜덤성이 지나치게 많아서 너무 복불복 느낌이 심하다는점, 혹은 AI가 잉여라서 골때린다는점 등이 있고 이 게임에서 학살의 통쾌함을 느끼기 힘들다던지, 일반적인 게임에서 찾을만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쾌감등이 부족하다는 것은 단점으로 볼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들은 사소한 문제들에 불과합니다.

게임에 완벽하게 녹아든 반전에 관한 메세지, 그리고 높은 몰입감과 게임을 하면서 느낄수 있는 깊은 감정들은 다른 게임과 확연히 차별화 되어있는 이 게임만의 장점이고, 왠만해선 게임 리뷰를 따로 작성하지 않는 제가 키보드를 두들기게 한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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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화면의 좌측 하단의 War Child 버튼을 누르면 전쟁 고아들을 위해서 기부하는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기부메세지를 전달하는 게임은 처음보네요. 어떤 블로거는 게임하다가 게임오버를 반복해서 겪다가 멘붕을 견디지 못하고 저 배너 클릭하고 기부하고 이 게임을 언인스톨했다나....?



강추합니다. 다만 정신이 약하신 분들은 단단히 각오를 하세요. 이 게임은 당신의 멘탈을 박살낼 게임입니다. 

마지막으로 Fuck the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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